다방 아가씨들과 노무현 버스기사님의 이야기

문학이야기|2009. 4. 16. 22:42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32470에 꽃보던 남자님의 글입니다. 해악과 위트가 넘치는 명문 중에 명문이라 여기에 옮겨 봅니다.


 

 다방 아가씨들과 버스기사 노무현

00시 버스터미널 옆 한일다방은 자유당때부터 있었다.
오래되어 흉물스럽지만 나이든 버스기사들한테는 이곳만한 곳이 없다.
카페나 커피전문점들이 생겨나면서 다방은 산업시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장사가 점점 힘들게 되자 마담언뉘는 레지들을 향해 연실 도끼눈을 날렸다.
레지들은 이 짬밥에 영감들이나 꼬드겨 매상올려야 하냐며 투덜 거리면서도
지나는 행인들 중 수컷이란 수컷들한테 예의 그 처진 엉덩이 한짝을 들이대며
커피를 강요했다. 그래도 별 수 없었다.

마담 한나라씨는 레지 삼총사를 밀실로 불러 종종 대책회의 하는게 일과였다.
조양, 중양, 동양 이들 세 미녀들이 그나마 손님들을 몰고 오는 편이어서
한일다방 꽃미녀 삼총사로 알려졌다(한양, 경양은 섹시하지 않다는 이유로 손님들이 거의 없음).
하지만 회의 결말은 언제나 버스기사 노기사에 대한 성토로 끝이 났다.
다방영업이 형편없는 이유는 다 노씨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인데
그럴 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아리랑 운수 베테랑 버스기사 노무현씨는 근면성실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승객들도 안전운행과 친절이 몸에 베인 그를 좋아라했다.
버스안에서 뭐라도 먹을라 치면 꼭 기사님 몫이 있을 정도로.
이런 그가 한일다방 패밀리한테 단단히 찍혔는데.....

첫째는 그가 한일다방을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
그는 늘 대합실안에 있는 자판기만 이용하였다.
아무리 커피를 공짜로 준다고 해도, 레지 삼총사가  스커트를 바짝 올려 봐도
가슴에 뽕을 겹으로 넣어 봐도 다~ 소용이 없었다.

둘째는 그가 버스 승객들한테 한일다방이 비위생적이라고 떠들어댔다는 소문이 돌았다.
아리랑 운수의 몇몇 기사들이 회사의 총애를 받는 그를 시기하여 만들어낸 거짓이었다.

셋째는 그에게 쪽팔림을 당한일.
마담 한나라씨와 그녀들이 목욕탕에 다녀오다가 터미널 앞에서 세차후 담배를 피던
노무현 기사님을 보고 커피한잔 공짜로 주겠다며 다시한번 꼬드기는 일이 있었다.
이때 노기사님이 그녀들을 알아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들의 맨얼굴을 첨 보았기 때문이었다

-노기사님 안녕하시지예~^^
=누구십니껴?
-우린 하닐다방 미녀들 아입니껴~^^
=우끼지 마이소 이래 몬생기가꼬 무슨 하닐다방 미녀들....지...진짭니껴 헉!

화장빨이 가신 그녀들의 진짜 얼굴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노기사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저럴 수가! 그 동안 자신과 사람들은 철저히 속고 있었던 것이었다.
우발적이었지만 마담 한나라씨와 조.중.동 양들은 그 일을 뼈아픈 실수로 여겼다.

넷째는 한일다방이 불법영업행위와 탈세등으로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은 일이 있었는데
당국에 신고를 한 사람이 아리랑 운수 노조원이란 소문이 있었다. 
그런데 그 노조는 노무현기사가 회사에 들어오면서 만든 조직이었다.
여러모로 한일다방과 노무현기사의 관계가 적대적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세월이 흐를 수록 옛날이 그리워지는 법.
박정희 기사, 전두환기사, 노태우 기사....이런 기사님들이 한번 왔다가면
한일다방 매출이 몇배로 뛰던 호시절이 있었다.
늘 배달이 밀렸고 티켓으로 명품을 주워담았던 때였다.
특히 인기가 많았던 조양과 동양이 추억을 떠올리며 감상에 젖어 들었다.
그러나 다시 냉혹한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법.
언제나 그렇듯이
장사가 안되는 건 다 싸가지 없는 노씨 때문이라는 삐뚤어진 현실로 돌아와서 문제지만.

노무현 기사만 떠올리면 한일다방 패밀리는 흥분과 경기를 일으켰다.
그녀들에게 있어 최고의 흥분제는 노기사의 말 한마디면 족했다.
그의 말은 의도적이었던 아니었던 상관없이
한일다방 그녀들의 성감대를 건드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가 버스 기사를 때려치고 시골로 농사지으러 갔을 때 한일다방 그녀들은 실연당한 모습이었다.
1년 몇개월 후 노무현 기사가 버스정비업체로 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기시작하자
한일다방 그녀들은 다시 하악하악 거리기 시작했다.
-노무현 너는 내 운명이야... 하악하악
-날 떠나지 마...하악하악
이번에는 한양과 경양도 그 대열에 끼었다. 볼 수록 가관이었다.

그녀들을 사사건건 오르가슴에 도달하게 하는 이,
정녕 사나이 노무현 뿐이란 말인가 !!!


 




한일다방이 인기 없는 이유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들만 이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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