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젤라 그리스전에서 대한민국

운동이야기|2010. 6. 13. 00:36
부부젤라 그리스전에서 대한민국




'대~한민국'의 중독성있는 장단은 남아공 괴력의 악기 '부부젤라'까지 함락시켰다.

1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에서 진행된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그리스와의 첫경기에서 남아공 관중들이 부부젤라를 '대~한민국'의 장단에 맞춰 불며 한국 응원단과 함께 호흡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부부젤라는 남아공의 전통악기로 아프리카의 관중들은 경기가 있을때 대부분 이를 하나씩 챙길 정도로 보편적이다. 일종의 나팔과도 같은 부부젤라를 아프리카 사람들은 이를 '환영', '즐거움' '격려'등 좋은 의미로 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막상 이를 듣는사람에게는 소음이다. 경기 중 쉬지 않고 불어대는 탓에 경기장은 내내 '웅웅' 거리는 소리가 계속되고 마치 배경음악처럼 들릴 정도다.

특히 최근 부부젤라의 소리를 많이 들을 경우 귀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남아공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선수들은 상대팀 선수들 뿐 아니라 '부부젤라'와도 싸워야 한다는 외신들이 개막전 이후 쏟아져 나왔고 일본 축구협회는 이를 금지해달라는 청원을 국제축구연맹(FIFA)에 내놨다가 거부되기도 했다.

하지만 붉은 악마가 주도하는 응원에 남아공 관중 역시 부부젤라를 '대~한민국'에 맞춰 부르기 시작했다. 관중석 한켠에서 붉은악마 응원단이 꽹과리를 치며 '대~한민국'을 부는 것을 지켜 보던 남아공 관중들은 어느덧 부부젤라를 이에 맞춰 불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꽹과리가 주도하는 응원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이를 따르는 정도가 됐다.

부부젤라의 소리를 견뎌야 한다는 것은 변함없었지만 익숙한 가락으로 불어준 탓에 한국 선수들은 한층 편안함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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