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불신'에 금융시장 '총체적 패닉'
- 주가 폭락, 환율-금리 폭등, '6% 성장 전략' 시급히 시정해야
13일 한국 금융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하고 원화 환율은 휴지값이 되고 금리가 폭등하는 '총체적 패닉' 상황이 연출됐다.
이같은 금융시장 패닉은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신호로 해석되나, '강만수 경제팀'은 아직 근본적 접근을 하지 않고 있어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코스피지수, 미-중 동반 악재에 43포인트나 폭락
13일 코스피지수는 전날에 비해 43.21포인트(2.60%) 급락한 1,615.62를, 코스닥지수는 9.48포인트(1.50%) 떨어진 621.81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1,615선으로 내려앉은 것은 1,589.06을 기록했던 지난 1월 30일 이후 처음이며,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 22조6천250억원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이날 주가 폭락은 미연준의 2천억달러 긴급 자금투입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판단 확산에 따른 미국 주가의 하락 소식에. 미국의 최우량 모기지 연계채권에 주로 투자해온 칼라일그룹 산하의 투자펀드인 칼라일캐피털이 증거금 부족에 따른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까지 가세하면서 연출됐다.
여기에다가 긴축에 대한 불안으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4,000선이 붕괴된 것도, 대중국 수출 격감 우려 및 중국펀드 부실 우려를 확산시키면서 동반악재로 작용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3일 3,971.26으로 마감, 전날에 비해 2.43% 급락하면서 4,000선이 붕괴됐다. 선전성분지수는 2.82% 급락한 13,943.16을 기록했고 외국인도 살 수 있는 B주지수는 290.30으로 2.24%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0월 16일 6.092.06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이날까지 34.8% 폭락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년래 최고치인 8.7%를 기록하면서 금리인상 등 긴축강도가 더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13일 한국증시는 미국-중국 동시 악재로 침몰한 양상이다.
원화 계속 휴지값, 세계에서 유일한 현상
원-달러 환율도 환투기세력들의 집요한 총공세로, 1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전날보다 달러당 11.10원 급등한 982.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화 환율이 10거래일 연속 오른 것은 18년만에 처음으로, 역외 환투기세력들의 공세가 가열참을 보여주고 있다.
원.엔 환율도 이날 오후 3시 현재 100엔당 27.20원 폭등한 980.40원으로 2005년 2월7일 983.40원 이후 처음으로 980원선으로 상승했다.
이날 원화 급등은 외형상 외국인들의 주식 매도에 따른 것으로 보이나, 주가가 동반폭락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와 유럽의 통화는 모두 달러화에 대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목격되고 있는 현상이어서, 환투기세력의 조직적 원화 공격의 결과물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외환시장에서는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의 6% 성장률 달성 발언이 원화 공격의 근간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국내외 모든 전문집단이 불가능하다고 보는 6%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선 수출 드라이브를 걸고 물가를 희생하는 원화 약세 정책을 펴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채권금리도 급등
채권시장도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외국인들이 평가손실이 난 채권을 손절매하면서 오후 4시 현재 지표물인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0%포인트 오른 연 5.31%을 나타내고 있으며 3년만기 국고채도 0.11%포인트 뛴 5.27%에 거래됐다. 통안증권 2년물은 전날보다 0.13%포인트 오른 5.30%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긴급 자금투입이 미국의 신용경색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책이 될 수 없다는 인식과 이번 달 미국 투자은행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당분간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가 과도한 건설대출 즉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해준 일부 대형저축은행들의 부실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채권금리 상승을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이같은 금융시장의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선 강만수 경제팀이 무리한 6% 성장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시급하나, 아직 그럴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여 금융시장 혼란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뷰스앤뉴스 박태견 기자
換투기세력 '姜-崔라인' 시험대 올렸다 - 외환시장 개입 시사 이후 역외세력 달러 적극 매입
- 달러화, 원화에 유독 강세
- "환율방향 제시는 부적절" 전문가들은 비판적 견해
환율 매파 '강만수.최중경' 라인이 마침내 환율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하자 환율주권론자로 불리는 기획재정부 강만수 장관과 최중경 제1차관에게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경상수지 악화, 외국인 주식자금 이탈, 3.4월에 집중되는 외국인의 주식배당금 본국 송금에 따른 달러화 환전, 여기에 미국발 신용경색에 의한 수급불균형 등에 따른 것이지만 이는 일차적 원인이며 시장에서는 또 다른 원인으로 '강만수.최중경 효과'를 꼽고 있다.
엔화 유로화 등 세계 대다수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가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 반해 유독 원화에 대한 달러 가치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르기 시작한 시점도 묘하다. 잠잠하던 원/달러 환율이 강 장관이 취임한 지난달 29일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지난 11일까지 8거래일 동안 무려 33.50원이나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환투기세력이 강 장관과 최 차관의 취임을 기다렸다는 듯 달러화 매집을 본격화하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역외 투기세력이 한국 시장을 테스트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강 장관이 취임 전후부터 환율관리를 위한 외환시장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내자 투기세력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강 장관은 "장관은 환율에 대해 거짓말할 권리가 있다" "환율은 경제전쟁이자 경제주권을 상징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펴왔다. 수출을 늘리고 경상수지를 건강하게 가져가기 위해 원/달러 환율이 낮아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여기에 지난 2004년 강력한 환율방어정책을 폈던 최중경 전 세계은행 상임이사가 합류하자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는 심리가 팽배해진 것.
전문가들은 환투기세력들이 준동할 수 있도록 정부가 환율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각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개입은 경제위기와 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좀체 소신을 굽히지 않는 두 사람의 성향으로 볼 때 이런 조언들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헤럴드 경제 김형곤 기자(kimhg@heraldm.com)
환율 폭등, 금융시장 '녹다운'
- 정부 환율상승 용인 편승한 투기세력 "달러 사자"
- 달러당 982원대…외화자금 조달시장 붕괴 위기
- 채권 손절매 이어져 금리 급등·코스피 43P 급락
고환율발(發) 후폭풍이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수급 불균형과 강만수 경제팀의 환율상승 용인 입장에 편승한 역외 투기세력의 매수 공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10거래일 연속 치솟으며 980원을 넘어서자 외화자금조달 시장인 스와프 시장은 달러 부족으로 붕괴 위기에 내몰렸고 채권시장은 스와프 시장과 연계된 외국인의 손절매 물량이 속출하며 금리가 급등했다.
주식시장 역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과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매도 공세까지 더해져 1,610선까지 크게 밀려났다. 환율-채권-주식이 악순환의 고리에 갇혀버린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하락세를 보여온 은행권 자금줄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까지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 지난해 말의 금융시장 패닉 상황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전일 대비 11원10전 급등한 982원40전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6년 1월20일 이후 최고치다. 재정환율인 원ㆍ엔 환율은 엔ㆍ달러 환율이 12년5개월 만에 달러당 100엔대로 급락함에 따라 100엔당 전일 대비 37원25전 폭등한 980원44전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 급등은 전날 밤 역외세력이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대거 달러를 사들이며 시장참가자들의 매수세를 촉발한데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4,000억원 이상 순매도와 배당금 역송금 수요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의 LG디스플레이와 만도 지분 매각에 따른 대규모 달러 매수와 칼라일캐피털이 부도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환율폭등을 부채질했다.
환율급등의 여파는 스와프 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원화와 달러를 맞바꾸는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달러 부족 사태로 폭락을 거듭, 이자율스와프(IRS) 금리와의 격차인 스와프 베이시스가 지난해 11월 스와프 시장 붕괴 수준에 다다렀다.
스와프 시장 붕괴는 이와 연계된 채권 손절매로 고스란히 이어지며 금리급등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환율급등과 궤를 같이하며 국채선물시장에서 연일 매도 공세를 펼치던 외국인은 이날도 6,011계약을 순매도하며 금리상승을 견인했다. 특히 환율급등으로 환차손과 함께 컨트리 리스크를 우려한 외국인의 재정거래 매수도 주춤해져 외국인이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전일 대비 0.11%포인트 급등한 5.27%를 기록했다. 국고채 5년물은 0.10%포인트 상승한 5.31%를 나타냈다. 최근 5.17%까지 하락했던 CD 금리도 0.03%포인트 상승한 5.21%를 기록해 이틀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주식시장에서도 전일 미국 증시의 하락세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매도 행진이 지속돼 거래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3.21포인트 급락한 1,615.62포인트를 코스닥지수는 9.48포인트 하락한 621.81포인트로 주저앉았다. 이는 1월30일의 1,589.16포인트 이후 최저치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화 값 폭락으로 한국 경제 전반이 동반 추락하는 컨트리 리스크 문제까지 불거지며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외환당국의 적절한 시장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인터넷한국일보, 홍준석 기자 jsh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