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와 유시민家와의 인연

시사이야기|2010. 5. 16. 16:07

“김문수, 좀 쿨하면 안 되겠니?”
우리들의 ‘희미한 옛사랑의 추억’


▲ 14일 오후 SBS TV '시사토론'이 열린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가 맞장토론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14일 자정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김문수, 유시민 두 후보가 지상파 TV에서 맞짱토론을 벌렸다. 서로 상대후보를 1분간 칭찬해주는 순서에서 김문수 후보는 자신이 가장 어려웠을 때 유시민과 두 누이가 적극 나서서 도와준 것에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무슨 내용인지 사뭇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여기, 지난날 한때 혈맹으로 지냈던 ‘희미한 옛사랑의 기억’을 올린다.


1986년 ‘김문수 일당’이 체포되던 날

1986년 5월 6일 자정 무렵, 잠시 1단지 주공아파트 125동 5층, 머리를 짧게 깎은 사복 차림의 건장한 청년들이 문을 부서지라고 걷어찼다. 안에서 아무런 기척이 없자, 그들은 드릴을 가져와 문을 뚫기 시작했다. 동시에 다른 사복들이 옥상에서 줄을 타고 베란다 쪽으로 접근했다. 첩보영화의 한 장면이었다.

“너희들 뭐냐! 영장을 제시해!”
“이 새끼들! 죽을래!”

베란다 안쪽에서 누군가 저항을 하는지, 고함소리와 격렬하게 서로 치고받는 소리가 심야의 아파트단지에 울려 퍼졌다. 놀란 주민들이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었다. 사복과 경찰들이 이미 일대를 완전히 포위하고 있었다. 상황은 오래지 않아 종료되었다. 등 뒤로 수갑을 채인 사람들이 맨발로 하나둘씩 건장한 사복들에게 끌려나왔다. 20~30대의 남자 넷, 여자 둘이었다. 검은색 승용차가 서 있는 곳으로 끌려가던 그들 가운데 몇이 웅성거리며 모여서 있던 주민들을 향해 외쳤다.

“군부독재 타도하자!!”

그들은 사력을 다해 외쳤지만 이내 입이 틀어막혔다. 체포된 사람들은 김문수(당시 서노련 지도위원)를 비롯해 ‘서울노동운동연합’의 중심 활동가들이었다. 이들에 앞서 이미 5월 3일부터 사흘 동안 6명의 다른 활동가들이 체포되었다.

5월 3일 새벽, 활동가 박정애가 을지로의 정화인쇄소로 <노동자신문>을 찾으러 갔다가 잠복하고 있던 수사관에게 검거되면서 윤현숙, 김진태 등 <노동자신문>을 담당하고 있던 활동가 6명이 모임장소나 자취방 등지에서 줄줄이 연행되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한 명에게서 잠실 아파트의 전화번호가 나오면서 또다시 6명이 한꺼번에 체포된 것이었다.

이들은 체포된 뒤 모두 눈을 가리운 채 어딘지 모를 곳으로 끌려갔다. 눈을 가렸던 수건이 풀리는 짧은 순간, 주변의 우거진 나무가 눈에 들어왔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들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건장한 청년들이 머리고 등이고 할 것 없이 무차별적으로 몽둥이를 내리쳤던 것이다. 몇몇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실신해 버렸다.

잠시 뒤 방음장치가 된 하얀색 취조실에서 깨어난 그들 앞에는 더 모진 구타와 고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잡힌 신문팀의 경우 김문수와 심상정의 행방을, 나중에 잡힌 활동가들의 경우 심상정과 박노해의 행방을 추궁당하면서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가혹행위를 당했다. 구타와 잠 안 재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손발을 묶어 매다는 통닭구이, 수건을 얼굴에 씌워놓고 코로 물 먹이기, 심지어 전기고문까지 자행했다.

특히 심상정과 함께 서노련의 핵심 지도부로 알려진 김문수가 가장 심하게 당했다. 그는 완전히 발가벗겨져 철제의자에 묶인 채 전기고문과 고춧가루 물 먹이기 고문을 번갈아 당했다. 견디다 못해 엉터리로 약도를 그려주자 앰뷸런스에 실어 그곳으로 데려갔다가 속았다는 걸 알고는 앰뷸런스 안에서 전기방망이로 온몸을 지져대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결국,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물도 못 마시고 피오줌을 싸는 상황에 이르자 수사관들은 그를 어떤 병원으로 싣고 갔다.

울창한 숲 속에 있는 그 병원이 대체 어떤 곳인지, 그들을 체포한 자들이 누구인지, 하얀색 방들이 즐비하고, 물 고문용으로 특별히 제작한 듯한 바퀴 달린 스테인리스 물통, 코에 부은 물이 아래로 흘러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고안된 전기고문용 철제의자가 있는 그곳이 대체 어디인지 연행된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그곳이 어딘지 알아낸 사람들은 그들의 가족들이었다. 당시는 ‘5·3 인천사태’ 직후로 대규모 연행과 구속, 수배가 이어지고 있었다. 가족들은 비슷한 시기에 연행되었다 풀려난 노동자와 학생들을 수소문해 ‘비행기 소리가 자주 들렸다’는 등의 몇 가지 단서를 확인하고는 끈질긴 추리와 조사로 강동구 거여동의 야산 속에서 수상한 건물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곳은 보안사령부 분실(흔히 송파 보안사라고 함)이었다. 군 수사기관이 민간인을 영장도 없이 연행해 구금하고 가혹행위를 한 것이었다. 83년의 유화국면 이후로 다소 느슨해졌던 5공 정권의 폭압성은 ‘5·3 인천사태’를 분기점으로 다시 초강경으로 치달았는데, 이 과정에서 보안사가 직접 민간인들을 연행하여 수사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구속된 ‘김문수 일당’ 석방에 나선 나와 유시민

서노련 사건은 학생운동조직이나 재야단체가 아니라 ‘노동자 정치조직’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지만, 가족들의 대담하고 조직적인 투쟁으로도 유명했다. 활동가들의 남편이나 아내, 형제들 중에 함께 민주화 운동을 했던 이들이 많은 까닭이었다.

연행기관이 보안사임을 확인한 가족들은 5월 14일 오후 구속학생학부모협의회, 민가협, 민통련 의장단 등과 협조하여 외신기자 2명을 데리고 송파 보안사 정문 앞에서 기습적인 시위·농성을 벌였다.

“여기는 군사작전지역”이라는 으름장과 정·사복 군인들의 제지에도 굴하지 않았다. 악착같이 철문을 붙들고 늘어져 가족들은 마침내 보안사로 하여금 연행 및 구금 사실을 시인하게 만들었다. 연행된 이들이 13일 새벽에 모두 서울시경으로 이첩되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가족들은 곧바로 서울시경으로 달려가 면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런 후, 16일 오후에는 흔히 대공분실로 불리는 장안동 서울시경 5계를 기습하여 지하실에서 지상 3층까지를 샅샅이 뒤지는 대담한 투쟁을 벌였다. 서노련 활동가들에게 정식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5월 15일 밤, 서울시경 대공분실에서 각 경찰서로 분산 수감된 직후였다.

가족들의 피나는 투쟁은 집요하게 계속되었다. 그들은 5월 16일 저녁, 경찰서장실 앞 복도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마침내 열흘간 ‘실종’ 상태였던 연행자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고문사실을 알고 이를 전단으로 만들어 알렸다.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이던 보안사를 기습해 철문을 두드리고, 장안동 대공분실을 쳐들어가는 대담성은 당시 위축되어 있던 가족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

이것이 무슨 소설의 한 대목이냐고? 아니다. 실화이다.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알고 있냐고? 나 유시춘과 지금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후보가 된 유시민이 직접 행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때 김문수와 함께 한밤에 군인들에게 연행되어간 사람이 나의 막내동생 유시주(현재 희망제작소 소장)이기 때문이다.

서노련은 구로동맹파업이 거둔 성과 위에서 동맹파업을 주도한 학생운동 출신 노동운동가들이 제기한 새로운 문제의식에서 출범한 조직이었다. 모토는 이러했다.

“노동3권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탄압하는 폭압적인 정치상황에서는 노동운동도 경제투쟁을 넘어서 정치적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야 한다.”

“노동운동은 하나의 부문 운동이 아니라 전체 사회변혁운동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으로만 노동자들을 조직하려 할 게 아니라 노동자들의 정치적 각성과 투쟁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노동자 대중조직이 필요하다.”

말하자면 서노련은 ‘정치적 노동운동’을 시도한 조직이었다. 서노련은 노동자들의 정치적 각성을 위한 <노동자신문>을 발간하여 구로공단 주변 노동자 주거지역에 배포하고, 임금인상투쟁과 노동조합 결성을 지원하는 활동, 그리고 노동운동탄압에 항의하고 정치적 민주화를 요구하는 집회와 시위(86년 3월의 가리봉동 모세미용실 점거 시위, 86년 4월의 전태일기념관 농성, 86년 5월 구로공단 일대에서의 노동절 시위 등)를 전개하였다. 실로 헌신적이고 뜨거운 투쟁이었다.

핵심 활동가들이 대거 구속되면서 서노련은 86년 말 해산하게 된다. ‘노동자들의 정치세력화, 사회변혁운동으로서의 노동운동’이라는 새로운 문제의식을 실천적으로 제기한 게 서노련의 공이라면 교조주의적 운동이론, 관념적 급진성은 과로 평가된다. 말하자면 김문수가 주도한 이 정치적 노동운동은 전두환 군사정권과 가장 치열하게 맞서 싸운, 한나라당식 표현으로 ‘극좌빨’ 조직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 김문수를 법정에서 처음 만났다. 일부러 법정 앞에서 그를 기다렸다. 그는 수갑을 찬 채 오랏줄에 꽁꽁 묶여 나타났다. 우리는 교도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서로 안부를 나누었다. 그는 열혈투사답게 의연했다.

나를 감동시킨 건 그날 그의 법정 모두진술이었다. 그는 무려 2시간여 동안 전두환 군사정권을 맹폭했다. 전두환 이름 앞에다 매번 ‘저 광주학살과 군사반란을 저지르고’로 시작하는 수식어를 달아 붙였다. 실로 용기백배하게 해주는, 그 기백이 하늘을 찌르는 진술이었다. 당시 변호를 맡았던 홍성우 변호사가 어느 날 나에게 물었다.

“김문수는 평소 무얼 먹고 살았기에 저렇게 힘이 좋아요?”

나는 그것이 강철같은 신념의 힘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를 존경했다.


그로부터 24년이 흐른 지금…

두 사람의 인연은 위와 같다. 일부 언론에서는 김문수와 유시민의 인연을 피상적으로 쓰기도 하지만 내가 직접 함께했던 인연은 그런 것이었다. 그로부터 24년이 흘렀다. 영장 없이 체포되어간 김문수 선배의 안위를 애타게 걱정하면서 그의 석방운동에 매진하던 유시민은 경기지사를 두고 그와 경쟁하는 사이에 놓이게 되었다.

그러자 김문수 캠프의 대변인라는 이가 일전에 유시민을 가리켜 ‘부패무능한 친노집단의 위장개업’ ‘전국구 철새, 메뚜기 후보’ 어쩌고 하면서 터무니없이 마구 포격을 퍼부었다.

삶이 무상하니 신념 또한 무상한 것인가?
허무하다.

군사정권을 범죄집단으로 매도하면서 그 뜨겁고 매운 의지를 불태우던 청년이 오늘날 그들의 후예집단의 선봉장으로 있다니!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살리기’를 옹호하고, 그가 열렬히 맞서 투쟁했던 독재자의 딸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다.

그러나 그 선거캠프는 언어를 좀 가려서 쓰라. 여당의 품격을 최소한이나마 지켜주었으면 한다. 정책으로 대결하고, 공식적인 공방으로 선거에 임했으면 좋겠다. 낯뜨거워 못 보겠다.

‘지난 정권’ ‘죽은 권력’ 심판하겠다는 건 유사 이래 처음 보았다. 비록 젊은 날 한때나마 지녔던 뜨거운 신념을 생각해서라도

“김문수 후보, 좀 쿨하면 안되겠니?” 

 

유시춘 / 작가, 전 국가인권위원


원문 주소 - http://www-nozzang.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46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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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이 쓴 '당연지정제 폐지와 건강보험 붕괴'

시사이야기|2010. 4. 11. 07:39
의대생이 쓴 '당연지정제 폐지와 건강보험 붕괴'

의료민영화를 담은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 국무회의 통과했습니다.
아래 더보기를 클릭해서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이 발표한 성명을 읽어 보시면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 에 담긴 내용을 알 수 잇을 것 입니다


 

※ 註 - 이 글은 2007년 12월, 17대 대선 직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에 밝힌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전면 재검토’ 방침이 건강보험 폐지 논란으로 이어질 때, DC 대선 갤러리에 올라왔던 글입니다.

 의료민영화를 획책하는 의료법일부개정법률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이 시점에 다시 한 번 문체는 경어체로 바꾸어 올립니다.

 

당연지정제 폐지와 건강보험 붕괴
(DC 대선 갤러리 / Interstella / 2007-12-24)


참고로 곧 졸업할 의대 학생입니다. 현직은 아니니 글의 세세한 팩트에 너무 기대하지 마십시오. (이상한 거 있으면 말해주십시오. 고치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정부부처 요인도 아니고 확실한 텍스트를 기반으로 작성한 건 아니지만, 이쪽 업계 종사 예정자(내년 3월부터 출근할 듯)로서 주워들은 게 좀 있어서 이 기회에 좀 말해볼까 합니다.

원래 의갤에서 몇 번 써서 올렸는데 그건 동종업자 대상이라 외부인 보기에 너무 어려울듯하여 다시 썼습니다. 길게 써놨지만 맨 뒤에 정리했으니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읽어주십시오. 귀찮으면 그것만 보셔도 상관없습니다.

일단 기본개념정리부터 하면,

※ 건강보험 : 나라에서 운영하는 보험상품. 법으로 강제되는 제도임.

※ 민간보험 : ‘AIG 띠링띠링’ 요런 거. 자유롭게 계약, 가입, 지급됨.

※ 당연지정제 : 모든 의료기관은 건강보험이라는 보험‘만’ 계약해야 한다는 법. 강제임.

※ 보험가입 : 환자이자 고객인 사람이 보험회사에 매달 돈 내고 회원이 되는 거.

※ 보험계약 : XX병원이 보험회사랑 계약하는 걸 말함. (병원이 보험사랑 계약하는 거, 환자가 보험사에 가입하는 거, 요 두 가지 헷갈리지 마십시오. 이거 헷갈리기 시작하면 머리 아픔.)

※ 지급률 : 보험사가 가입자한테 다달이 걷은 돈 중에 일 터질 때마다 치료비로 쓰라고 돌려주는 비율. 100에서 이거 뺀 나머지가 보험사 수익률이 됨.

※ AIG : 너무 큰 보험회사. 돈 매우 많으며 우리나라 넘실거리는 보험전문회사.

※ 삼성 : 모두가 아는 삼성 맞음.

※ 의료산업화 : 의료를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서 경제 좀 살려보겠다는 정책.


건강보험이란 게 머냐 하면 자동차 보험, 화재보험… 그런 거랑 비슷합니다. 의료비라는 게 원래 매우 많이 비싸서 병 걸리면 돈이 억수로 많이 드니까 평소에 여러 사람이 모아서 일 터졌을 때 병든 사람한테 몰아주는 겁니다.

우리나라에도 건강보험이 있는데 우리나라 건강보험시장은 딱 하나, 바로 건강보험공단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국민건강보험(이하 건강보험으로 칭함)이라는 상품만 써야 합니다. 강제이기 때문에 다른 건강보험상품은 사용하지 못합니다.

두 가지 면에서 강제인데,

첫째는, 동네 점방병원부터 삼성, 현대아산병원까지 모두 다 건강보험과 계약을 해야 하며 이걸 ‘당연지정제’라고 합니다.

둘째로, 모든 국민들, 이건희부터 길바닥 노숙자까지, 건강보험에 자동가입해야 합니다. 전 국민 의무가입이기 때문에 태어날 때 가입한다고 보면 됩니다.

건강보험을 나라에서 하나로 강제하는 이유는

일단 이것이 의료시장의 특성상, 워낙에 정보가 부족하고 파는 쪽(삼성, 병원, 의사 등등)이 구매하는 쪽(국민)을 속여먹기 쉬워서 그냥 시장에 내버려두면 많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없는 사람들은 더 털리기 쉬워서 더 손해고, 그런 연유로 정부가 가격관리차원에서 하는 게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지급률이 높다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미국 의료보험사들 지급률이 30% 될까 말까 합니다. 즉, 보험가입자들한테 다달이 걷은 돈이 100억이라면, 병 걸리고 병원 가고 할 때 나눠주는 돈이 30억이라는 겁니다. 나머지는? 관리비랑 잡다한 거 빼고, 보험사(삼성, AIG)가 이윤으로 돌아갑니다. 아깝지 않나요?

반면에 현행 건강보험 지급률은?

지금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네 적자네 하지만 지급률이 90%가 넘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걷은 대로 전부 돌려준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하는구나… 하면 됩니다.

아무튼, 나라에서 하는 이 보험이 우리에게 참 좋은 제도인 게 우선은, 우리가 병나도 크게 부담 안 되게 목돈 만들어 준다는 거랑, 둘째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지급률이 참 높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두 가지는 민간보험 잘 굴려도 비슷하게 낼 수 있는 효과입니다.

이 두 가지 말고 장점이 더 있는 게 바로 “소득에 따라 걷어서 필요에 따라 쓴다”는 겁니다. 사실 이게 건강보험의 가장 큰 특징이자 혜택이며 또한, 건보붕괴로 가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중요합니다.

건강보험에서 보험료 걷을 때는 소득에 따라 걷기 때문에

  • 한 달에 1억 원씩 버는 사람은… 300만 원 내고
  • 한 달에 100만 원 버는 사람은… 3만 원 내고 (실제로 완전 가난하면 아예 안 내기도 함)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이걸 가지고 아파서 병원비로 쓸 때는 필요에 따라 쓰기 때문에

  • 병원 안 가는 사람은 혜택 볼일이 없고
  • 병원 자주 가는 사람은 무지하게 혜택을 봅니다. 일 년에 천 번 가는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물론 추가비용 없이. -> 사실 없는 사람들이 아플 일이 더 많기 때문에 오히려 저소득일수록 혜택이 커짐

정리하면, 결국 건강보험의 여러 가지 특징 중 가장 중요한 건 “부자들이 돈 걷어서 없는 사람들 병원비 내주는 시스템” 바로 이겁니다. 소득의 재분배 효과.

소득 상위 5% 가입자가 내는 돈이 아픈 사람들이 쓰는 전체 재정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겁니다. 물론 이렇게 돈 많이 내는 사람들, 아마 거의 건강보험 혜택 볼일 없을 겁니다. 아주 속이 타겠지요. 돈은 매달 수백씩 꼴아 박고 병원 갈 일은 없으니…

그런데 이런 부자들이 싫어할만한 제도가 도입된 이유는 박통이 북한 견제하느라 시작한 것을 전두환이 전 국민으로 확대한 거라서 그런 겁니다. 박통이 하라면 해야지, 별수 있겠습니까? 부자들이라고.

아무튼, 부족한 대로 그렇게 군화와 칼로 시작하여 끌고 온 덕택에 우리는 적은 돈만 내고(서민 70%가 내는 돈이 전체재정의 30%쯤) 똑같은 서비스를 받아온 겁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의료서비스가 저렴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강제보험을 정부가 틀어쥐고 가격까지 너무 싸게 억지로 매겨놔서 그런 것도 있답니다. 그래서 의사들이 싫어하는 거고. 아무튼, 이 얘기까지 하면 너무 길어지니 넘어가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저렴한 의료를 유지하는데 의사들, 특히 외과, 내과, 산부인과 등등 보험과 의사들의 희생이 꽤 있었다는 건 좀 알아줬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너무 욕하지들 마세요. ^^ 물론 보험이랑 상관없는 피부, 성형 요런 건 욕하든 말든…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이런 보험을 유지하려면 당연히 누군가는 짜증 나겠습니까?

건강보험 시스템하에서 각 주체별 손익계산을 써보면

  1. 부자들 - 매달 수백만 원 내고 병원 갈 일 없는데 짜증 남. 매우 손해임.
  2. 보험사들 - 이윤율 50%쯤 되는 엄청난 사업 못함. 군침 흘리고 있음.
  3. 의사들 - 특히 보험과 의사들 엄청나게 짜증 남. 자장면 강제로 천 원에 파는 중국집 사장 심정과 비슷.
  4. 서민들, 평민들 - 꽤 좋은 제도임. 돈 얼마 안 내고 매우 좋은 서비스 받음.
  5. 정부 - 돈 얼마 안 들이고 의료제도 해결.

이런 상태라서 1번, 2번, 3번이 건강보험을 바꾸거나 깨려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러면 4번, 5번이 좀 막아줘야 할 텐데, 4번들은 정신 줄 놓고 뭐가 좋은지 나쁜지도 모르고 일단 삼성 쵝오~ 명박이짱~ 이러면서 자기들 금송아지를 걷어차질 않았습니까. 5번은 4번 챙겨주는 본연의 책임 등한시하고 1번 2번이랑 붙어먹지를 않나…

그러니 이게 유지가 되겠습니까?

그 시발탄이 ‘당연지정제 폐지’입니다. 당연지정제가 모든 병원 100% 강제계약에서 벗어나면 일단 병원들이 건강보험 말고 다른 민간보험 회사들이랑 계약할 수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을 벗어나는 민간보험 병원들이 생겨납니다.

“우리 디씨병원은 AIG보험 환자 받습니다.” 이렇게 되는 거고, 그러면 필연적으로 민간보험 병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도 생겨납니다. 아마도 1번 부자들이 이 대상이 될 겁니다. 돈 좀 있어서 좋은 의료 받고 싶으며 지불능력도 되는…

부자들이 이런 고급병원들 이용하게 되면, 건강보험에다도 다달이 수백씩 내고, 삼성보험에도 또 수백씩 내고… 이렇게 해줄까요? 아닙니다.

사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양측 보험에 모두 돈만 내준다면, “부자들 좋은 병원 이용하든 말든 우리 같은 서민들은 아무 영향 없지”라며 몇몇 사람들이 이렇게 믿고 있던데… 그래서 민간보험 해도 서민 문제없다 머 이렇게 생각하던데…

하지만, 그렇게 할 거면 보험사랑 병원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지 못합니다. 저렇게 이쪽저쪽 쌍으로 돈 내줄만한 부자들만 대상으로 해서는 민간보험사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윤이 안 나니까요.

그래서 정부에서 아마 부자들이 민간보험으로 갈아타면 건강보험에 돈 안 내도 되게 해줄 겁니다. 시장 만들어야 하니까요. “나 어차피 민간병원만 다닐 거니까 건강보험 탈퇴하겠습니다.” 이럴 거다 이겁니다.

나머지는 돈 없어서 고급병원 못 가니까 그냥 공보험 남는다 치고, 자 그럼 건강보험 불만인 부자 상위 5%가 탈퇴한다면,

지금 시스템의 건강보험에서 100명이 모여서 소득에 따라 걷은 돈 월 100만 원을 가지고 나눠쓴다고 가정하면, 다섯 명이 탈퇴해서 95명. 그런데 그들이 그냥 다섯이 아니라 월 30만 원 부담하던 부자 다섯이라, 30만 원을 들고 나간단 말입니다.

그러면 이제는 95명이 70만 원 가지고 나누어 써야 합니다. 이전 같으면 1명당 만원(100만 원/100명)씩 쓸 수 있던 게 1명당 칠천 원(70만 원/95명)으로 떨어집니다. 그럼 어째야 할까요? 당근 예전에 보험에서 커버해주던 병들을 빼야 합니다. 보험지급범위가 축소된다 이겁니다. 자꾸 부실해지고요.

이번에는 아까 못 나간 15명(100명 중 소득 6등~20등)이 불만을 가질 겁니다. 공보험이 이전보다 부실하니까요. 이 정도면 민간보험 가는 게 낫겠다 싶어지는 겁니다. 그럼 이번엔 이 사람들이 또 탈퇴합니다. 이들도 30만 원쯤 들고 나갑니다. 이제 80명이 40만 원 가지고 나눠쓰는 시대. 1명당 오천 원.

두 사이클만 돌아도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돈이 만원에서(100만 원/100명) 오천 원으로 떨어집니다. (40만 원/80명)

이렇게 몇 바퀴 돌면?

뭐 점점 오그라들다가 그냥 가난한 사람들끼리 서로 돈 모아 도와주는 민망한 보험이 되든지 아예 없어지든지 하겠지요.

당연지정제에 예외 인정해주는 순간 이런 식으로 건강보험 붕괴로 이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건강보험 없애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당연지정제 예외 인정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거랑 느낌이 확실히 다르지요? 하지만, 사실 같은 말입니다. 아마도 반발심리 줄여보자고 일부러 이렇게 추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데도 당연지정제 깨봐야 건강보험 붕괴 안 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아까 말한 것처럼 상위권 부자들이 민간보험사에도 수백씩 내면서 서민들 위해 건강보험에도 수백씩 예전처럼 턱턱 내준다면야 건강보험 유지되겠지요.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 비용까지 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아까도 말했듯이, 그렇게 할 거면 애초에 민간보험 시장 자체가 형성이 안 되므로 하나 마나입니다.

시장 만들겠다는 게 결국 부유층 끌어들이겠다는 건데, 부유층 까면서 시장 만든다? 말이 안 되지요. 당연지정제는 콜라병 뚜껑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뚜껑은 따도 콜라는 안 넘치겠지… 하고 기대하는 셈입니다.

그동안 건강보험 쓰던 사람들이 이런 식의 길을 따라서 대부분 민간보험으로 흘러들어 갈 거고 이게 의료산업화의 끝이 될 겁니다. 자기들은 그때그때 더 나은 보험을 찾아 옮겨갔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건강보험에서 밀려나 민간보험에 끌려들어 가게’ 되는 꼴이 됩니다.

물론 그때 가입하게 될 보험이란 건 항목별 수가가 이전보다 꽤 비싼(30만 원짜리였던 맹장수술이 300만 원은 될) 것들로 구성되었을 테고, 돈 못 번다고 부자들 돈 끌어다 도와주지도 않으며 지급률도 30% 수준이라 낸 돈의 30%밖에 돌려받지 못하는…

그러므로 건강보험보다 대여섯 배 이상의 보험료를 다달이 내고 예전보다 훠~~얼씬 모자란 서비스를 받게 될 겁니다.

뭐 꼭 단점만 있는 건 아니죠.

의료산업 쪽에 꽤 많은 고용이 창출되며, 대기업들은 큰 이윤을 거두게 될 테고 부자들은 예전과 같거나 적은 돈을 내고도 미국영화에서나 보던 깔끔한 병원에서 여러 의사에게 둘러싸여 양질의 서비스를 받겠지요. 물론 수명도 늘어날 것이고…

또한 실용정부(막상 부르려니 어색하구먼)는 의료산업화를 통한 경제활성화라는 자화자찬할 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90%밖에 안 되는 서민들만 좀 불편할 뿐이지 나머지에게는 참 좋은 제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런 소리입니다.

뭐 어떻게 생각하든지… 그건 알아서 판단하세요.

요약하면,

  1. 당연지정제 손보는 순간 건강보험 붕괴로 쭈~~욱 이어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2. 건강보험 매우 좋다. 있는 사람이 돈 대서 없는 사람 아플 때 돈 주는 제도니까.
  3. 부자들이 불만이고 민간보험사랑 손잡고 자기들끼리 놀려고 한다. 없는 사람한테 돈 안주게 된다.
  4. 없는 사람들끼리 절대 건강보험 유지 못 한다.
  5. 고로 당연지정제 폐지하고 건강보험 유지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6. 서민들 용 민간보험은 현행 건강보험보다 훨씬 비싸고 질은 떨어질 거다. 하지만, 이거 써야 됨.
  7. 대통령 잘 찍자. 꼬우면 돈 벌든가.

 

(cL) Inter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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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할때 욕하더라도....

시사이야기|2009. 6. 13. 03:10
뉴스의 선정적인 기사제목보다는
전체 글을 읽어야 한다.
그 다음의 비판은 각자의 몫................
.................................................


김대중 전 대통령 6.15 기념행사 연설 전문

존경하는 선배 동료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많이 나와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6.15와 10.4 선언, 이것을 생각할 때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 대통령과 저만이 북한을 가서 정상회담을 한 그 사건도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과 제가 이상하게 닮은 점이 많습니다. 둘 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고, 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나는 목포상고를 나왔습니다(웃음). 노무현 대통령은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가고 나도 돈이 없어 대학 못 갔습니다(웃음). 노 대통령은 대학 못간 뒤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가 됐고, 나는 열심히 사업해서 돈 좀 벌었습니다(웃음). 그 후로 나는 이승만 정권, 노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 독재에 분개해 본업을 버리고 정치 들어간 것입니다.

정치 들어가서 다시 또 반독재투쟁 같이 했는데, 이렇게 해서 노 대통령과 저는 참으로 연분 많습니다. 당도 같았고, 그리고 국회의원도 같이 했고, 그리고 북한도 교대로 다녀왔고, 가만히 보니까 전생에 노 대통령과 나하고 무슨 형제간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형님은 내가 되고요(웃음). 해서 제가 노 대통령 서거를 듣고 내 몸이 반쪽으로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것은 지나간 과거만 봐도 여간한 인연이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 할 때 노 대통령을 해수부장관을 시켰어요. 지금... (메모를 뒤적임). 오늘 6.15 선언 9주년을 맞이해서 먼저 이명박 대통령과 또 북한에 대해서 몇 마디 하고 싶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국민이 얼마나 불안하게 사는지 알아야 합니다. 금강산관광 철수 소리가 나왔습니다. 북한은 매일같이 남한이 하는 일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 무력 대항 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계 도처에 이렇게 60년이나 이러고 있는 나라가 어딨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강력히 충고하고 싶습니다.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합의해 놓은 6.15와 10.4를 이 대통령은 반드시 지키십시오. 그래야 문제가 풀립니다.

그리고 금강산관광 우리가 일방적으로 철수한 것을 다시 복구시켜야 합니다. 개성공단에 우리가 노동자를 위한 숙소를 지어주기로 약속했다. 따라서 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6.15와 10.4의 약속을 지키고, 금강산에서 일방적 철수한 것(을 철회하는 것)과 개성공단 숙소 설치를 약속한 것 등 의무사항은 우리가 이행하겠다는 것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어떻습니까(박수).

다음에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게 말씀드립니다. 나는 북한이 많은 억울한 일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94년 제네바협정을 해 가지고 북한은 핵을 포기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경수로 지어주고 경제원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클린턴이 해 놓은 것을 부시 대통령이 들어서 완전히 뒤집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불신 생겨났고, 또 아까 말씀 나왔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에 선거운동 도중에 자기가 당선되면 북한과 이란의 수반들 직접 만나서 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선되고 나서 나의 대북한 정책은 부시 정책이 아니라 클린턴 행정부 하던 정책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북한의 기대가 아주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중동, 러시아, 심지어 쿠바까지 대화하겠다고 손 내밀면서 북한에 대해 한마디 안 한다는 것은 북한으로서 참으로 참기 어려운 모욕이고 다시 한번 속는 것 아니냐는 생각 갖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것(북핵)을 극단적인 것까지 끌고 나간 것은 절대로 지지할 수 없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6자 회담에 하루 빨리 참가해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 한반도 비핵화를 해야 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절대적인 것입니다. 중국 가서 쉬진핑 부주석을 만나 1시간 얘기했는데, 중국 지도자 누구를 만나도 북한 핵을 반대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저는 상당히 반대한다고 했더니 핵실험 하니까 중국이 상당히 엄격한 비난을 냈고, 지금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결의안이)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억울한 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핵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핵을 만들면 누구에게 쓰느냐, 거기에는 우리 남한 사람도 포함돼 있습니다. 1300년 통일국가, 5000년 역사를 가진 우리가 우리끼리 (동족)상잔하고 전멸시키는 전쟁을 해서 되겠습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계속해서, 아직 오바마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발표 안했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 있습니다. 물론 초조한 심정은 알겠지만, 그러나 오바마가 한 말이 있지 않습니까. 클린턴 정책을 따라가겠다고 한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와서 만찬을 했는데, 같은 시대의 햇볕정책, 그것을 클린턴 대통령은 실천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도 북한 핵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고, 그러나 상대방에 대해 상응하는 댓가를 주면서 상대방 기분도 챙겨가면서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여러 가지 건의 했는데, 자기가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여사에게 전달하겠다는 말도 한 일이 있습니다.

저는 북한에 대해서, 북한이 요구할 것은 안전보장과 경제 재건. 미국과 일본과의 국교 재개, 이런 굉장한 요구에 대해 미국은 이를 존중하고 지켜주면서, 또 이미 북한 핵 문제를 1994년 제네바 협의에서 설정됐고. 2005년 10월 9일 합의에 의해서, 6자 회담 합의에 의해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과 외교관계를 열고 한반도는 평화협정을 맺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한다는 것을 어디까지나 교섭과 인내심 가지고 연구하면서 해야지, 핵 문제를 갖고 들고 나온다는 것은 안 된다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강력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결국 제가 말한 것은 외교는 윈-윈으로 해야 합니다. 당신도 좋고 나도 좋아야 그래야 외교가 성공합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장거리 미사일까지도 포기하는 단계까지 갔습니다. 그랬으면 줄 것은 줘야 합니다. 그래서 외교도 해주고 경제원조도 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맺고, 다 돼 있는 얘기를 (미국이 실천) 안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당선, 내가 당선 된 것처럼 기뻤습니다. 또 힐러리가 클린턴 대통령의 아내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제네바 합의에서 비핵화가, 핵 포기가 결정됐고, 그리고 6자 회담 합의에 의해서 북한 핵 문제가 다 합의됐는데, 클린턴 대통령이 무엇이 안 되냐, 북한도 합의했고, 미국도 합의했으면, 부시하고 다른데, 왜 북한에 대해서도 안심하고 북한도 기다릴 수 있는 준비한 기회를 안 주고 이런 데 까지 왔느냐,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도처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민주주의극 역행 시키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에 전국에서 500만이 문상한 것을 보더라도 지금 우리 국민들의 심정이 어떤지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국민이 걱정하는, 과거 50년간 피 흘려서 쟁취한 10년간의 민주주의 위태롭지 않느냐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불안합니다. 민주주의는 나라의 기본입니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죽었습니까. 광주에서, 또 인혁당 등으로 많이 죽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극복시켰습니다. 그래서 여야 정권교체를 해서 국민의 정부가 나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 모든 민주주의적 정치가 계속됐습니다. 우리는, 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나왔을 때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박수).

나는 오랜 정치 경험으로, 감각으로, 만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로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큰 결단 내리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더불어서 여러분께도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독재정권이) 백 수십명 죽이고, 인혁당도 죽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까. 그 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위해서 우리 할 일을 다 해야 합니다. 행동하는 양심, 행동할 때 누구든지 사람은 마음 속에 양심이 있습니다. 행동하면 그것이 옳은 일 인줄 알면서도 무서우니까, 시끄러우니까, 손해보니까 회피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런 국민의 태도 때문에 의롭게 싸운 사람들이 죄 없이 세상을 뜨고 여러 가지 수난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의롭게 싸운 사람들이 이룩한 민주주의는 누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우리 양심에 합당한 일입니까.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만일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고초를 겪을 때 500만명 문상객 중 10분지 1인 50만명이라도, 그럴 수는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이럴 순 없다, 매일 같이 혐의 흘리면서 정신적 타격을 주고, 스트레스 주고, 그럴 수는 없다, 50만명만 그렇게 나섰어도 노 전 대통령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얼마나 부끄럽고, 억울하고, 희생자들에 대해 가슴 아프겠습니까.

나는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려면 양심을 지키십시오. 진정 평화롭게 정의롭게 사는 나라가 되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합니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입니다. 그리고 독재자에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고 벼슬하고 이런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유로운 민주주의, 정의로운 경제, 남북간 화해 협력을 이룩하는 모든 조건은 우리가 마음에 있는 양심의 소리에 순종해서, 그렇게 해서 온 국민들이 바른 생각도 갖고, 표현이나 행동해야 합니다. 선거 때는 나쁜 정당 말고 좋은 정당 투표해야 하고, 여론조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4700만 국민이 모두 양심을 갖고 서로 충고하고 비판하고 격려한다면 어디서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일어나고, 어디서 소수 사람들만 영화를 누리고, 다수 사람들이 힘든 이런 사회가 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핵실험과 미사일 반대입니다. 그렇지만 반대는 어디까지나 6자회담에서, 미국과의 회담에서 반대해야지, 절대로 전쟁의 길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통일을 할 때 100년, 1000년 걸려도 전쟁으로 해서 하는 통일은 안 됩니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자유, 서민경제 지키고, 평화로운 남북관계 지키는 이 일에 모두 들고 일어나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댓글()

어느 블로그에서

시사이야기|2009. 5. 2. 04:04
어느 블로그에서
역사상 세번째.....
전직 대통령의 소환....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초미의 관심을 끌게한 사건....
LA Times는 OJ 심슨과 비슷하다고 지껄인다......
자기부인을 죽인 살인마와 비교를 하다니...

얼마나 열받고 창피스런 일인가



형사소송법상 기소를 하고 공소사실을 유지할만한 증거가 없이는 기소 자체가 불가능하다.
구속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다.
더구나 피의자는 검찰이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때에만 대질신문을 거부할 수 있다.
증거가 있을 경우, 피의자는 대질신문을 거부할 수 없다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는 증거라는 것이 박연차의 진술과 정황적 심증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있다.

그렇게 연일 ....

TV.....신문에서 지겹게 검찰발 수사상황을 생중계하고 어제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소설같은 기사가 쓰여지고...

한마디로...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무죄추정원칙에 반한 피의자의 피의사실을  유출하였고 그것도 매일,수시로....
언론,방송을 포함한  기득권세력들의 '그래 너 얼마나 개끗한지 한번 보자'고 벌이는
'저주의 굿판'이었다.


결국 결론은 지난 블로그에서 올린 글
(돈 꾸는 대통령)과 다름이 없을 뿐이다


*****


오랜만에  블로그에 정치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하다가 접고 말았다.


참.. 인터넷...

소통의 공간....
어느 때는 내 생각과 너무 딴판이기도 하지만 어느 땐 내 생각을 그대로 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참....멋진 분석이란 감탄사가 연발인 글이 더 많다.

그래서 이 간단한 소회를 피력하는 것으로 이미 충분한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읽은 어느 블로그의 글을 첨부한다.


신뢰를 잃고 존경을 얻은 노무현


노무현 답다.
홈페이지를 폐쇄하자고 했다.
지금까지는 도덕적인 명분이 아닌 '피의자'의 권리에서 해명했다고 버텼다고 한다.
그런데 믿었던 정상문이 '공금횡령'으로 구속되자 노무현도 마음이 닫혔다.
결국 노무현은 대한민국 역사상  검찰에 소환되는 세 번째 대통령이 되려나보다.


 
노태우, 전두환, 그리고 노무현.. 
그림이 어울리지 않는다. 


1995년 10월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4천억 비자금 폭로'를 하면서 6공화국의 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전두환은 1995년 11월 김영삼 대통령이 민자당에 5.18 관련자를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지시하면서12.12, 5.18 수사가 본격화되자 '반란수괴'혐으로 소환됐다.


그리고 이제는 노무현이다.

그런데 분위기는 노무현으로부터 돌아서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것이 바로 '인간'노무현의 힘이다.

알고 있다. 노사모도 알고 있고, 한나라당도 알고 있고, 이명박도 알고 있다.
웬만한 시민들도 다 알고 있다. 노무현이 돈에서 자유롭지 못 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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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블로그에서

시사이야기|2009. 5. 2. 04:04
어느 블로그에서
역사상 세번째.....
전직 대통령의 소환....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초미의 관심을 끌게한 사건....
LA Times는 OJ 심슨과 비슷하다고 지껄인다......
자기부인을 죽인 살인마와 비교를 하다니...

얼마나 열받고 창피스런 일인가



형사소송법상 기소를 하고 공소사실을 유지할만한 증거가 없이는 기소 자체가 불가능하다.
구속이 안되는 것은 물론이다.
더구나 피의자는 검찰이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때에만 대질신문을 거부할 수 있다.
증거가 있을 경우, 피의자는 대질신문을 거부할 수 없다


이번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는 증거라는 것이 박연차의 진술과 정황적 심증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있다.

그렇게 연일 ....

TV.....신문에서 지겹게 검찰발 수사상황을 생중계하고 어제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소설같은 기사가 쓰여지고...

한마디로... 

이번 수사에서 검찰은 무죄추정원칙에 반한 피의자의 피의사실을  유출하였고 그것도 매일,수시로....
언론,방송을 포함한  기득권세력들의 '그래 너 얼마나 개끗한지 한번 보자'고 벌이는
'저주의 굿판'이었다.


결국 결론은 지난 블로그에서 올린 글
(돈 꾸는 대통령)과 다름이 없을 뿐이다


*****


오랜만에  블로그에 정치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하다가 접고 말았다.


참.. 인터넷...

소통의 공간....
어느 때는 내 생각과 너무 딴판이기도 하지만 어느 땐 내 생각을 그대로 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참....멋진 분석이란 감탄사가 연발인 글이 더 많다.

그래서 이 간단한 소회를 피력하는 것으로 이미 충분한 결론에 도달한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읽은 어느 블로그의 글을 첨부한다.


신뢰를 잃고 존경을 얻은 노무현


노무현 답다.
홈페이지를 폐쇄하자고 했다.
지금까지는 도덕적인 명분이 아닌 '피의자'의 권리에서 해명했다고 버텼다고 한다.
그런데 믿었던 정상문이 '공금횡령'으로 구속되자 노무현도 마음이 닫혔다.
결국 노무현은 대한민국 역사상  검찰에 소환되는 세 번째 대통령이 되려나보다.


 
노태우, 전두환, 그리고 노무현.. 
그림이 어울리지 않는다. 


1995년 10월 당시 민주당 박계동 의원이 '4천억 비자금 폭로'를 하면서 6공화국의 비리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전두환은 1995년 11월 김영삼 대통령이 민자당에 5.18 관련자를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지시하면서12.12, 5.18 수사가 본격화되자 '반란수괴'혐으로 소환됐다.


그리고 이제는 노무현이다.

그런데 분위기는 노무현으로부터 돌아서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것이 바로 '인간'노무현의 힘이다.

알고 있다. 노사모도 알고 있고, 한나라당도 알고 있고, 이명박도 알고 있다.
웬만한 시민들도 다 알고 있다. 노무현이 돈에서 자유롭지 못 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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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게이트”의 진실

시사이야기|2009. 4. 28. 04:11

서럽도록 인간사회의 핵심을 정리한 글입니다.
인간의 본성.
흔히 백성이라고 말로 회자되는 대중의 본성.
오히려 그 백성들로 부터 비난받는 개혁지도자의 고난과 좌절.
그럼에도 세상은 또 그렇게 굴러가고 반복되고......


실제 경험으로 말하는 “노무현 게이트”의 진실



*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야기가 깁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입니다. 알아서 판단을..


노무현 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다. (이하, 존칭 생략)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검찰과 현 정권의 암묵적 동의하에 노무현 망신주기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노무현을 싫어했던 사람들은 죄가 있으면 당연히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수사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노무현이 보기보다 더러운 사람, 이중 인격자라고 비웃는다. 특히나 진보적 사람들은 ‘거봐라, 넌 별수 있냐. 역시나 우리 빼고 다 더럽다’며 고소해 하거나 으쓱해 한다.


이중 과연 어느 부류의 사람들 생각이 맞을까? 당연히 모두가 맞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정확한 진실을 알지는 못한다. 이건 단순히 검찰의 조사로만 밝혀질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국민 의식 수준의 문제, 정치 관습적 문제, 정치적 입장 차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얽히고설킨 문제이기에 검찰 조사 결과가 유죄로 나온다고 유죄라 할 수 없는 거고 무죄라 해도 유죄일 수 있는 거다. 무죄도 유죄가 될 수 있고 유죄도 무죄가 될 수 있는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과연 현 노무현 게이트의 진실의 무엇일까? 횡령 비리의 문제일까? 아니면 정치 보복의 문제일까? 과연 이 사건의 진짜 본질은 무엇일까? 이제 필자는 과거에 직접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그 진실에 대해 말해보겠다.


사실 이미 예전부터 필자는 노 대통령의 당선과 재임 기간의 탄핵 및 험난했던 상황, 그리고 퇴임 후의 일들과 현재의 상황이 올 거라는 것을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거의 90% 이상 미리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별로 놀라거나 새삼스럽지도 않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마치 점쟁이가 지난 과거는 당연히 모두 맞출 수 있는 것처럼 누군 과거 일을 못 맞추느냐며 비웃듯 뒷북친다며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약간 후회가 된다. 이런 일을 미리 말할 것을. (하지만 이런 일을 예견해서 몇 번 이와 유사한 상황이나 일부분적으로 필자의 다른 글에서 수차례 말했었다.) 어쨌거나 왜 일이 터지고 나서야 모든 것을 말하냐고 묻는다면 혹시나 내 생각이 내 예견이 틀릴까 하는, 틀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여지없이 들어맞은 지금 내가 왜 이런 일을 미리 알 수 있었는지 그에 대해 솔직히 적어 보겠다. (워낙 거짓이 많은 세상이지만 의심을 걷고 한번 읽어보시길..)


자, 이제 구체적으로 내가 실제 경험으로 알게 된 노무현 게이트의 진실을 말한다.


내가 말하는 실제 사례가 노무현의 당선 후 6년간의 상황과 얼마나 흡사한지 한번 비교해 보시길.


내가 아주 가까이에서 함께하며 잘 알고 있는 ‘ㄱ’씨는 단일 전자품목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였고, 한때 재계 그룹 서열 7위의 위치에 있었던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직계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를 다녔었다.


지독하게 보수적인 회사였고 절대적인 상명하복이 미덕인 회사였다. 90년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후배 직원이 아주 간단한 말대답 한마디를 했다고 입사 3년 선배가 사무실에서 남들 앞에서 귀싸대기를 때려도 오히려 당연하다는 분위기였다. (때린 3년 선배는 진급을 했고 맞은 후배는 퇴사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상사들에게 부하직원은 고양이 앞에 쥐였고 서른 살도 안된 3년차 대졸 사원이 마흔 살된 10년차 전문대졸 사원에게 자연스럽게 반말을 했다. 게다가 부서원 수십 명 앞에서 X팔.. 어쩌고 하며 막말을 퍼부어도 그냥 아무 말 못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했으니 다른 나머지 상황은 어떠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당연히 전체 70 ~ 80%에 해당하는 현장 근무자 무시로 이어졌고 엄청난 차별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리게 했다. 유해물질을 마시며 일했지만, 안전 수당은 물론이거니와 안전 보호구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키우는 개 사육장 안에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왔지만, 화학 공정의 특성상 40도 가까이 다다르는 작업 현장은 물론이거니와 휴게실에도 선풍기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한여름에는 공장장조차도 사우나보다 더 덥다며 숨 막혀 들어가지를 못하겠다며 현장 방문을 피하던 곳에서 하루 12시간씩 근무를 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2평 남짓한 현장 휴게실에는 3만 원짜리 선풍기 한 대 없었다.

 

그 작은 휴게실을 수백 명의 직원들이 함께 사용했기에 지독하게 자욱할 수밖에 없었던 담배 연기는 너무도 숨 막혔다. 더더군다나 독한 솔벤트를 비롯한 화학물질 냄새로 일반인은 단번에 코를 막는 지독한 악취 속에 12시간을 근무하는 그들에게 환풍조차 안 되는 1평도 안 되는 흡연실을 수백 명이 번갈아 쓴다는 것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그것도 노동부 최저임금을 간신히 넘긴 그들의 대우가. 다른 여러 가지 사항들도 있겠지만 바로 이런 것들만 봐도 다른 현장 상황은 충분히 짐작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군부독재가 끝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서 민주화가 되었다는 시절이었지만 정말 믿기지 않게도 그곳의 노동자들은 한마디로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었다.

 

물론 80년대 말 노동자 대항쟁 때 이런 모든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해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노동조건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자 회사는 협상을 하자며 시간을 질질 끌며 김 빼기를 했다. 교묘하게 협상을 피하던 회사를 기다리다가 노조가 더 강하게 회사에 협상을 요구하자 회사는 급기야 1공장과 2공장으로 나누어져 있던 상황을 이용해 경기도에 있는 1공장의 노조 주축 세력을 없애려고 1공장을 폐쇄하고 지방에 있는 2공장으로 모든 생산을 집중했다.

 

이에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고 회사는 2공장에서 덩치 크고 신체 건강한 사원들을 착출하여 구사대를 조직해 버스로 올려 보내 노조원들을 집단 폭행했다. 이런 구사대의 무자비한 폭력이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 탓도 있고 회사의 각 관계기관 관리가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주축인 1공장은 소수의 남성과 다수의 여직원으로 구성되었기에 대다수 남성들로만 구성되어 지방에서 올라온 남성 구사대에게 힘을 쓸 수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폭행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그 시절을 겪은 수많은 남녀들이 얼마나 무자비한 폭행이 있었는지는 증언한다. – 회사 술자리에서는 그 당시 구사대에 포함된 인간들의 한심한 무용담을 들을 수 있었다.

 

노조 진압 작전 때 도망치는 여자 직원들(일명 공순이들)를 잡아 군용 워커를 신은 발로 배를 걷어차고 머리채를 잡아채 집어던졌다는 구사대. 그리고 그때 처녀들 젖가슴을 정말 마음껏 만졌고 대놓고 추행했다는 그들은 진압이 끝난 후 그때 그 공로로 진급했고 특별 보너스 200%를 받았다는 자랑 역시도 빼지 않았다.

그런 폭력 진압은 단지 회사 내의 노노 싸움의 문제일 뿐이고 너무도 당연히 경찰도 노동부도 바쁜 업무로 인해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다. 단지 노사합의로 노조가 와해된 것이니 회사 내부 문제일 뿐인 것이다. 1년에 관공서에 접대비 수억을 쓴다는 회사의 자랑은 괜한 헛소리가 아니었다.


짧은 시간에 당연히 노조는 와해 되었고 노조가 완전히 와해된 후 회사는 1공장을 재가동 했다. 이제 그 누구도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불만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냥 머리 푹 숙이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는 기계처럼 일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몫일 뿐이었다. 쥐 죽은 듯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그렇게 세월은 갔다. 그리고 당연히 아무런 변화는 없었다.


이제 너무 오래도록 회사 분위기가 그러했기에 그 누구도 회사의 무리한 횡포나 악습에 맞서 따지지 못했고 차별과 무시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한마디로 철저하게 길들여진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신민처럼, 군부독재의 말 잘 듣고 순종적인 착실한 국민처럼..)


그런데 진짜 사건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바로 이때 발생하게 된다. 수구 기득권의 착실한 국민으로 살던 대한민국이 IMF가 터지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듯이 이 회사도 그런 엄청난 충격적인 사건에 빠지게 된다.


30대 초반의 오너 큰아들이 운영하던 그 회사는 IMF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고 방만한 사업 운영으로 경영 위기를 맞게 된다. 심각한 자금 부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회사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부족한 자금을 만들기 위해 사원들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들인 것이다.


방법은 우리사주 강매였다.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우리사주)을 강제로 사게끔 한 것이다. 경영 부실에 빠진 회사는 이미 회사주가가 액면가 5천 원보다 더 적은 수준이었고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직원들에게 아무 걱정 마라며 주식을 사라고 했다. 물론 매입은 표면적으로는 자유의사였지만 실제로는 강매였다.


강매 방법은 불 보듯 뻔하게 부서장과의 1대 1 면담을 통해 회사 주식을 안 사면 회사에 대한 애착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정리해고와 각종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었다. 계속 회사를 다니겠다고 생각하는 평사원이 감히 부서장의 강권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결국 퇴사 예정자를 제외하고 거의 100% 회사 주식을 샀고 불과 얼마 뒤 회사는 전격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회사 주가는 급격히 폭락했고 5천 원짜리 주식은 급기야 1천 원대에서 헤맸다.


자신의 연봉 총액만큼 주식을 샀던 직원들은 졸지에 수천만 원씩의 생돈을 주식대금으로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당연히 직급별로 주식 구입 금액 차이는 있다.) 아무도 회사 때문에 억지로 주식 샀다가 수천만 원 빚지게 되었다고 불만을 표시하지 못했다.


모두들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삼삼오오 모여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불만들을 토로했다. 회사도 그런 분위기를 알았는지 자신들이 관리하는 허울만 부서별 근로자 대표인 ‘노사위원’(공식 명칭은 ‘한마음위원’임. – 이런 때는 한마음이란다.)을 불러 결국은 어쩔 수 없으니 회사를 다니는 대가로 참고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통보하며 나머지 부서원들을 이해시키라고 했다.


늘 회사의 통제를 받는 어용 근로자 대표인 그들에게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은 역시 회사의 일방적 통보를 앵무새처럼 전달할 뿐 아무런 대꾸도 반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의 위기를 내 가정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함께 극복하자며 순순히 돈을 갚자는 식으로 말했다. 그동안 회사가 한 달에 한 번씩 데리고 다니며 술 사 먹이고 진급 우선적으로 시켜준 덕분인지 회사 편에 서서 오히려 회사를 이해해주지 않는 다른 부서원들에게 화를 냈다.


이제 사원들은 그 어디에서도 희망을 얻지 못하고 자포자기 상태로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로 신세 한탄만을 했다. 서로 눈치만 보며 누군가 나서주길 바랄 뿐 그 누구도 대놓고 불만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술자리에서 휴게실에서 과거 구사대로 노조를 박살낸 대가로 보너스 200% 더 받은 대신 지금 수십 배의 대가를 혹독하게 지불하고 있다는 말들을 했다.


모두가 힘없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갑자기 갚아야 할 이자액이나 계산하고 있는 그때 전혀 예상치 못한 한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ㄱ’씨였다. 그는 무능하고 회사에 빌붙어 회사 입장만 대변하는 어용 ‘노사위원’들의 사퇴를 주장했고 근로자 대표들을 다시 구성해 우리사주 대금 변제는 회사가 강매한 것이므로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회사 인터넷망을 이용해 주장했다.


회사는 발칵 뒤집힐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잘 길들여진 직원들이 감히 회사 방침을 거역하고 따질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감히 따지는 불순분자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당황한 것만큼 직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모두가 회사에 순응한 줄 알았고 모두가 잘 길들여진 순한 양인 줄 알았는데 회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며 ‘ㄱ’씨에게 점차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ㄱ’씨는 사원들을 상대로 서명 운동을 벌였고 다른 직원들에게 계속 친일 앞잡이처럼 동료들 눈치를 보았던 노사위원들은 회사의 강력한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결심 했다.


어용 노사위원들의 사퇴로 노사위원들을 새로 뽑을 수밖에 없었고 ‘ㄱ’씨를 비롯한 그를 도와 어용 노사위원들 사퇴 운동에 함께 했던 사원들이 새롭게 노사위원으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새롭게 구성된 노사위원들은 그 즉시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10년 전 노조가 설립되었을 때 구사대의 폭력 진압으로 노조를 와해시킨 회사는 노조가 재탄생 할까 봐 두려워 아예 노조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어용노조를 만들어 놓고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었다. 노동법의 1사 1노조에 따라 이미 노조가 있는 회사는 다른 노조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이미 어용 노조가 있으므로 이 회사는 노조를 만들 수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회사가 10년간 숨겨둔 이름뿐인 노조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노동부에서는 당연히 신임 노조를 인정할 수 없었다. 결국 ‘ㄱ’씨를 위원장으로 구성된 노조 추진위는 회사와의 강력한 투쟁을 통해 어용노조 포기 각서를 받아 노동부에 제출했고 어용 노조가 사라지면서 신임 노조가 새롭게 정식으로 공식 노동조합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참으로 긴 이야기지만 아주 압축해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정리했다. 다소 지루한 것이 사실이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 핵심 결론은 이제부터 나온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어찌 보면 노무현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듯하다. 도대체 노무현과 무슨 관련이 있다고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조차도 의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그것이 아니다. 노무현 당선까지의 이 나라, 이 사회 분위기와 이 회사의 비민주성, 수구기득권의 통제 등의 상황은 아주 비슷하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왜 노무현 게이트가 나왔는지 밝혀진다.


회사에 노조가 정식 출범했고 다각도의 투쟁 끝에 결국 우리사주는 회사가 책임지고 각 개인 대출금을 모두 탕감키로 결정했다. 회사가 처음에는 그렇게 절대 안 된다고 하더니 막상 강하게 밀어붙이니 애초 걱정했던 것보다는 너무도 순순히 받아들여졌다. 거기에다 그동안 억울하게 묶여 있던 급여까지 한꺼번에 인상되었다. 도대체 이렇게 쉽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왜 그들은 그동안 안 해주었을까? 월급 올려줘도 회사 운영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데도 쥐꼬리 월급을 주었을까?


바로 이런 거다. 서민(민중)들은 아무 말 안 하면 그냥 당하는 거다. 수구기득권은 사실 서민(민중)들에게 일정 부분 그 몫을 나눠준다고 해도 별 손해나 피해가 없다. 그런데 안 해준다. 왜? 자꾸만 해달라고 할까 봐. 길들여 놓으려고. 버릇 나빠질까 봐. 그래서 없어서 안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있어도 안 해 주는 거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수구기득권이 큰 선심 쓰는 척하며 쥐꼬리만큼 나눠주면 그것이 고마워 감지덕지 감격해 한다. 반대로 수구기득권이 별별 엄살을 다 부리며 자기 몫을 지키려 발버둥치면 또 그들이 불쌍하고 혹시 그들이 잘못되면 나라가 망할까 봐, 더 못살게 될까 봐 겁이 나서 그들 눈치를 보며 그들에게 온갖 특혜를 주자고 아부를 한다. (지금 이 나라의 세금이 바로 그런 식이다. 없는 서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 부자 잘 먹고 잘살라고 특혜를 준다. 그런데 그 부자는 세금 몇 푼 더 낸다고 쪼들리지 않고, 덜 내고 돌려준다고 고마워하며 서민들 함께 잘 살자고 돈 풀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나라가 한심한 거다.)


자, 노조가 설립되고 우리사주 대출금도 탕감되고 월급도 인상되고 나니 이제부터 갖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노무현의 당선 후 너무 과도한 권위타파와 민주화로 인해 온갖 욕구가 쏟아져 나왔듯 위원장 ‘ㄱ’씨에게 온갖 요구 쏟아졌다. 회사내에서의 애로사항은 당연히 수백, 수천 건이 넘고 별 사소한 개인 문제까지 해결해달라고 억지들을 부렸다. 납품업체 선정 특혜 및 추천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는 자기 개인 빚보증을 서달라, 자기와 친한 일용직 화장실 청소 아주머니 정년을 연장해달라 등의 별별 요구가 나왔다. (이쯤이면 이런 상황이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과 너무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실 거다.)


사실 ‘ㄱ’씨가 노조를 설립한 후 사원들에게는 엄청난 처우 개선과 사내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급여도 파격적으로 인상됐고 각종 복지혜택이 엄청나게 생겨났고 더 큰 것은 사원들을 인간답게 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반말과 욕설이 일상적이었고 절대 자기 의사 표현을 못 했지만, 전에는 감히 눈길도 마주치지 못하던 부서장과도 편하게 자기 발언을 하고 오히려 부서장이 쩔쩔매는 상황이 벌어졌다.


말 그대로 엄청난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다. 오죽하면 20년된 다른 회사 노동조합이 이 회사의 단협 내용을 보며 20년된 자기네 노조가 만든 단협보다 훨씬 완벽하다고 했을까. – 하긴 민주노총 단협의 모범안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단협이기에 거의 완벽에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화근의 시작이었다. 회사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는데 직원들은 자기들 이익만을 챙기기에 바빴다. 민주화가 되면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각 지역 이기주의나 님비현상이 나타나듯 부서별, 직급별, 각 파벌 간의 노노 세력 싸움이 시작되었다. 노조 내부에서도 권력 다툼이 일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어찌할지 고민했다. 호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조만간 회사의 대대적 반격이 있으니 이대로 노노 세력 싸움이나 하고 있으면 모두가 공멸하니 조금만 서로 양보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미 둑은 터졌고 물길은 제각기 흐르고 있었다. 억지로 물길을 하나로 잡으려면 결국 강제적 수단밖에 없는데 강제적이라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노조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위원장은 마음속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역사는 반복되고 되풀이된다고 해도.. 노노 세력 싸움으로 노조가 와해된다면 그것을 미리 경고하고 충분히 알렸다면 그것으로 역할을 다 한 거다. 이런 결론으로 위원장은 속마음을 서서히 굳히고 미래의 힘겨움을 직감했다.


그리고 역시나 사건이 터졌다. 과거 타회사에서 노조를 아주 확실하게 박살낸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임명되었고 그는 곧바로 실력 발휘를 시작했다. 사원들에게 우리사주 강매를 총괄 담당하고 가장 강력히 추진해 모든 사원들이 제발 자진 퇴사하라고 그토록 욕했던 인사부장을 통해 일을 꾸몄다.


사실 노조가 막 설립되고 그를 자진 퇴사시키자는 회사내 여론이 들끓었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며 노조는 그의 회사 생활을 묵인했다. 그때 그는 살아남으려고 몇 차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한다며 사원들에게 피해 준 것이 해결되면 깨끗이 물러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제 버릇 못 버리고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노동조합의 정기 회계감사를 빌미로 꼬투리를 잡았다. 고참급 몇몇 노조원을 포섭한 그들은 노조가 회계감사를 저질렀다고 선언하게끔 했다. 회사내 인터넷에는 매일 아침 위원장이 룸살롱에서 수백만 원어치 술을 먹었다는 유언비언가 이메일로 나돌았다.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가뜩이나 노조 권력에 소외된 것 같은 이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기도 노조가 처음 만들어질 때 나섰더라면 지금쯤 노조 간부나 대의원으로 대우받을 텐데 하는 사람들이었고 대의원 중에서는 더 높은 직책을 원하는 사람, 그리고 노조간부 중에는 더 높은 간부를 원하던 사람, 비전임 간부는 전임 간부를 노리는 그런 물고 물리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기회였던 것이다.


두가 신났다. 졸지에 위원장은 회사 직원들을 구한 영웅에서 회사에 몇억을 받아 챙겨 언제 튈지 모르는 크게 한탕 한 파렴치한 놈으로 전락해 있었다. 물론 그런 유언비어를 안 믿는 사람도 많았지만 의외로 그것을 믿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제로 자기하고는 친한 사이니까 모든 것을 밝히라며 솔직하게 몇억 먹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몇억이 아니라. 몇백도 챙긴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때 위원장은 이미 운명을 직감했다. 이것이 세상이라고, 이것이 세상인심이라고, 물에 빠진 사람 건지면 보따리 내놓으란다고 결국 이렇게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끝날 줄 알았다.


왜? 이것이 수구기득권에게 대든 죄이기에. 이 나라에서 단 한 번도 수구기득권에게 대들어 온전히 그 길을 끝내 버틴 자가 없기에.


회계감사를 빌미로 시작된 혼란은 위원장이 무시하면 그만인 사안이었다. 이미 회계 결산에 문제가 없다는 감사들의 서명을 받았고 실제로 통상관례에 어긋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악착같이 부정과 횡령에 대한 누명이 이어졌고 이미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예상한 위원장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의심나면 모든 것을 공개하는 그런 노조의 전통을 만들고자 이미 앞으로의 험한 결과가 보였지만 특별 감사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노조 간부가 8명인 노조에 20명의 특별 감사가 말 그대로 이 잡듯 하는 특별 감사를 벌였다. 참, 웃기는 일이었다. 사무국장 1명이 지출한 예산을 20명이 조사한다니 그 얼마나 철저한 감사인가. 그런 대규모 감사를 벌였지만 결국 별 이상은 없었고 20명의 특별 감사는 이상 없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분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되어도 노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위원장은 자신이 예감하고 있었던 것처럼 이 싸움의 실체는 회계감사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물러나야 끝나는 싸움이라고 말하며 사퇴를 발표했다. 위원장은 사실 회사의 노조 파괴 공작도 공작이지만 그걸 기회로 자기의 입지와 세력을 다지려는 노조원 개개인들의 욕심과 함께 어우러져 발생한 사건인 만큼 자신이 떠나면 모든 것이 조용히 해결될 거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후회도 들었다. 자신이 처음 우리사주 탕감을 위해 나설 때는 내심 우리사주 탕감만 확정되면 그만두자고 했었다. 그런데 자꾸 상황에 떠밀렸고 스스로의 욕심에 떠밀렸기 때문에 여기까지 와서 추한 꼴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떠나자는 생각을 했다.


위원장이 사퇴를 발표하자 노조원들의 위원장 사퇴 반대 서명이 벌어졌다. 그와 함께 회사가 사주하는 세력들이 위원장을 경찰에 회계부정 횡령이 의심된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위원장이 사퇴하지만 그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고 망신을 줘 노조원들에게 그의 이미지를 완전히 먹칠해야 선거에서 그의 영향력을 온전히 없애고 자신 세력이 당선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찰 조사에도 문제는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수백 장이 되는 영수증을 들고 식당 장부를 찾아 맞추기 시작했다. 밥값 3만 원이면 밥값 3만 원이 맞는지 그날의 장부를 찾아 맞추고 누가 함께 밥 먹으러 왔는지 식당 주인에게 물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누구나 그런 의심된다는 민원을 제기하면 수백 곳이 넘는 식당 장부를 모두 뒤지며 설렁탕 3인분인지 4인분인지를 모두 맞춰보는가. (대한민국 어떤 조직이든 이런 식으로 철저히 털어 문제 없을 조직이 얼마나 될까? 이건 노조건 회사건 관공서건 동창회, 동문회, 계모임이건 할 것 없이 모두 마찬가지다.)


경찰서 조사에서 담당형사는 말했었다. 이런 짓 하는 자신도 창피하다고. 하지만 이미 당신 운명은 정해졌다고. 지금 참고인으로 불렀지만 결국 죄인이 될 거라고. 빨리 대충 얼마 불고 끝내자고. 결국 털고 털면 무언가 죄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 회사가 이미 말했었다. 관공서 관리에 1년에 몇억을 쓴다고. 하긴 삼성도 떡검 관리를 했다는 이야기처럼…여기도 그렇게 관리했겠지. 이미 모든 시나리오가 정해진 듯했다. 빨리 잘못을 인정하면 이 과정이 빨리 끝나고 인정 안 하면 더 길어지고 피곤해지는 것이다.


그랬다. 위원장은 너무 지쳐 있었다. 삼 년째 이어진 싸움에 너무 지쳤다. 이제는 포기하고 싶었다. 그냥 쉬고 싶었다. 싸울 거면 이미 처음 회계부정이 있다고 의심을 받을 때부터 단호히 회사의 공작이라고 맞서야 했다. 이미 회계감사가 끝났고 이상 없다고 감사 의견을 받은 이상 더는 그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받을 수 없다고 해야 했다. 그런 불만은 노조를 와해시키는 공작이라고 절대로 재감이든 특감이든 받을 수 없고 조합원을 분란 시키는 행위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았다. 여기까지 온 것이 바로 기득권에 맞선 대가라고 생각한 거다.


사실, 위원장은 임금 협상 뒤나 단협 체결 뒤에 노조원들 보기 미안해서 며칠씩 밥을 먹지 못했다. 더 많은 임금을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서,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주지 못해 미안해서 모두는 그거면 만족한다고 80% 가까운 협상 찬성투표를 했어도 위원장 스스로는 미안해서 고개를 들지 못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그의 마음을 그렇게 순수하게만 보지 않았다. 정말 미안해서 밥을 먹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위원장이 점심시간 지나고 자기 혼자 좋은 것 먹으러 다닌다고 욕했다. 몇 달씩 집에도 안 들어가고 사무실에 스티로폼을 깔고 자고 하루 3시간~4시간밖에 못 자다가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 상황에도 엄살을 부린다며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 더는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경찰에서 사무국장에 대한 긴 시간 많은 조사가 있었다. 몇십 만원씩의 문제가 있었다. 노조원들 회식비가 문제였다. 예를 들면 1팀 부서 회식이 편중되다 보니 2팀 부서 회식으로 책정된 돈을 일부 1팀 회식으로 나누어 계산한 것이 예산 집행의 부정으로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냥 아무것도 묻지 않고 잘못으로 인정한다고 했다. 위원장으로 단 한 번도 돈을 인출한 적이 없으니 모르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위원장으로서 모든 예산 집행과 통장 관리를 사무국장이 했으니 그쪽에 책임을 따지라고 하기는 싫었다. 사무국장도 자신 때문에 노조를 시작했던 사람이니 본인이 뿌린 씨는 본인이 모두 거둔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했다.


검찰 기소와 재판이 있었다. 판사는 조합 간부가 조합원 돈 몇 푼 된다고 그 돈을 함부로 쓰냐고 호통을 쳤다. 오해라고 변명하기도 싫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 판사의 질문이 있었지만 위원장은 단 한마디만을 말했다. 맞다. 모두 내 잘못이다.


이래서 세상은 억울할 때가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구조조정 찬성해주면 현금 몇억을 아주 조용히 해줄 수 있다고 말했었어도 일언지하에 두 번 다시 그런 막말 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었던 위원장이 고작 30만 원 때문에 비도덕적인 놈으로 몰린다.


회사에서 노조와의 화합을 명분으로 수천만 원 예산 잡아주며 룸살롱 함께 가자고 정말 그토록 애절하게 매달린 것을 모두 다 냉정히 거부했는데 결국 이렇게 자기 유흥비 마련을 위해 노조비를 쓴 사람으로 매도 당한다. 예산에 잡힌 돈이 여기저기 잔뜩 있으니 그 돈 쓰면 되는데 조합원들 생각하다가 예산은 잔뜩 남겨두고 바보처럼 당한다. (노무현이 청와대 예산 아무리 삭감해도 오해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들은 이렇게 예산 아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몇 푼 먹었다고 오물을 뒤집어쓴 그 더러운 모습만 보는 것이다.)


예전 노사위원들은 억대 가까운 돈을 쓰며 놀러다니고 했지만 몇백만 원도 쓰지 못한 신임 노조는 더러운 집단으로 매도 당한다.


그리고 위원장은 최종 판결을 받았다. 몇십만 원의 벌금. 갑자기 너무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 나는 심경으로 “억울합니다. 그 돈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판결이 밀려 있는 판사는 이미 늦었다고 시간이 없으니 정말 억울하면 항고해서 따지라고 말했다.


그래, 그냥 잊자. 가슴에 묻자. 그것이 지금까지 위원장 ‘ㄱ’씨의 한이다. 이제  ‘ㄱ’씨는 사람들을 잘 믿지 않으려 한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로 끝난 것을 다행이라 인정한다. 기득권에 대항했다가 온전히 살아남은 이 드물다. 그 역시도 큰 항쟁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기득권에 대항해 다른 이들에게 그 정도로 기쁨과 결과물을 안겨주고 이만큼의 아픔만 갖고 살아가는 것이 다행이다. (그래서 노무현에 대한 탄압도 그런 맥락으로 본다.)


그리고‘ㄱ’씨가 진짜 미안하고 마음 아파하는 건 함께 했다가 피해를 봤던 동료들이다. 그 동료들을 끝내 지켜줄 수 없었기에 자신 때문에 그런 아픔을 갖게 되었기에. ‘ㄱ’씨가 위원장을 그만두기 직전 그와 가까운 동료가 울면서 전화를 했었다. ‘미안하다. 나도 살아야겠기에 당신을 팔았다. 날 이해해줘라.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지금도 그 눈물을 생각하면 ‘ㄱ’씨는 맘이 아리다.


후일담 몇 가지를 더 적는다. 결국 ‘ㄱ’씨와 함께 했던 집행부들은 회사가 밀던 조직과 선거에 붙어 이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들은 그토록 상대 후보를 어용이라고 몰더니 자신들 역시 재빨리 변신해 회사 편에 선다. ‘ㄱ’씨가 회사에 맞서 어떤 꼴을 보는지를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전 어용 노사위원들보다 더 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기들만의 독주를 하고 있다. 이것으로 노조는 완전히 평정되었다. (이것이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민주주의가 너무 판치면 어찌 되는 건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라 본다. 이 부분은 이야기가 더 길지만 … 여기까지로 줄인다.)


어쨌건 시간은 흘러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강매해 깊은 반성을 한다던 인사부장은 이제 이사로 승진해 회사의 실세 넘버1이 되었다. 마치 친일파가 수십 년 해먹듯,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은 3분의 1로 줄었지만 그는 여전히 잘 살아남아 직원들을 짜고 있다. 인사부장 때문에 위원장을 그만둔 ‘ㄱ’씨와 수 많은 직원들이 강제로 회사를 그만뒀고 퇴직의 고통으로 세상을 떠나도 그는 오히려 더 성공했다. (이래서 친일파 처단이 필요한 거다. 친일파 처단을 하지 않기에 또 그 짓을 한다. 그때 용서하지 않았다면 그는 또 이런 짓거리를 하지 않았을 거다. 이런 웃기는 세상.)

그리고 또한 그 노조가 탄생되고 맥없이 무너지는 과정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노조 가입을 안 하고 노조는 절대 안 된다면 성명까지 내며 강력히 결사반대하던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노조를 가입하다 보니 왠지 가입 안 하면 손해가 될 것 같아 그때서야 비밀 가입을 조건으로 노조원으로 받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는 결국 노조가 약해지자 가장 먼저 탈퇴해 회사 앞잡이로 노조를 공격했다.


자,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노무현의 과정과 여러모로 흡사하지 않나. 고작 그 정도의 일을 한 ‘ㄱ’씨도 그렇게 억울한데 대한민국 주가 2천 시대를 열었던 노무현은 얼마나 억울할까.


지금 그 회사 사람들은 ‘ㄱ’씨를 그리워한다. ‘ㄱ’씨가 있다면 회사가 이 지경은 아닐 거라고. 자기들은 해외로 돌아다니고 평사원들은 잘만 감축한다. 더 악착같이 투쟁해야 한다고 큰소리치던 그들은 모두 어용이 되어 있다. 이제 그 회사는 매각 공고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강매했던 인사부장(이사)는 회사를 팔아 또 그렇게 자신은 살아남을 것이다. 친일파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은 간혹 우연히 ‘ㄱ’씨를 만나면 살기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다. 그렇게 회사의 함정이라고 호소할 때 모두가 욕심에 멀어 ‘ㄱ’씨를 다 함께 죽였으면서 아직 그 잘못을 잘 모르는듯하다. 뉴타운에 멀어 사기꾼을 찍듯 각자의 욕심에 멀어 선명성 경쟁으로 같은 민주당에서 노무현을 죽이니 이 모습이 어찌 ‘ㄱ’씨 이야기와 흡사하지 않은가.


결국 위의 노조 회계 부정 사건은 노조가 돈 몇 푼 먹었느냐가 핵심이 아니라 사원들 정리해고하자는 것이 핵심이고 그것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일 뿐이다. 노무현 게이트 역시 노무현이 몇 푼 먹었다가 아니라 진보 개혁세력의 말살을 통해 지배 권력 확장이고 서민들 목에 목줄 채우기인 것이다.


왜 개혁 세력은 좀 편하고 잘 먹고 잘살면 안 되나? 노조의 노력의 대가로 직원들 고용을 지키고 월급이 오르는데 왜 노조 집행부 좀 대우받는 것이 그리도 배 아픈가? 왜 사장의 경영 성과급과 스톡 옥션은 당연하고 노조 집행부가 대우받는 것은 부정적인가?


대한민국에 비자금 없는 조직이 어디 있나. 하다못해 10명 동창회도 비자금이 있다. 이런 사회구조에 대해서는 손 놓고, 또한 돈을 경멸하면서도 모두가 돈에 열광하는 이런 이중성을 갖은 국민들이 누굴 욕하나. 너무 이기적이고 이중적이지 않나.


돈을 먹고 안 먹고가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 잘살게 해주고 국민들과 함께 먹었느냐, 아니면 자기 혼자 잘 먹고 잘사느냐가 문제다. 수구는 혼자 먹고 진보는 같이 먹는 거다. 전두환, 노태우의 수천억 비자금에는 능력만 있으면 용서된다며 그리도 관대했던 사람들이 노무현 3억에는 왜 그리 냉정한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노무현 시절만큼 국운융성에 태평성대는 없었다. 주가, 환율, 수출입, 외환보유고, 복지 예산비율, 유학생 수, 모든 지표가 그러하다. 그러니 그냥 돈 없어 빚 갚으려는 노 대통령의 작은 흠집쯤은 그냥 관대하게 넘겨라.


지금 많은 국민들은 자기가 자기 목을 죄는지도 모르고 지친 노동에 돌아와 식당에 굴러다니는 조중동 신문 한 쪼가리를 보며 노무현을 욕하고 고소해 한다. 이때 수구 기득권은 박수를 친다. 또 이렇게 지배하는구나.


수구 기득권의 지배 전략은 이미 바뀌었다. 강제가 아닌 합법 지배다. 민주주의 선진국들도 의회가 생긴 후 그 의회를 통해 합법적으로 지배했듯 지금 한국도 그렇다. 지배 상류층은 중산층과 하류층끼리 보수네 진보네 하며 편을 갈라 싸움을 붙인다. 흔히 말하는 노노싸움을 붙인다. 그러면 자기들끼리 빨갱이네, 뭐네 하며 죽도록 싸운다. 이때 그들은 싸움 구경하다 손쉽게 어부지리로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챙긴다.


사람들은 보수, 진보 이념에 따라 갈라져 싸운다지만 사실 싸움의 본질은 그런 이념 대결이 아니라 혼자 모든 것을 독점하려는 비양심적 지배층과 그것을 함께 나누려는 양심 세력의 선과 악, 정의와 불의의 대결일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보수고 진보가 어딨나? 배고픈 국민과 배부른 국민만이 있을 뿐이다. 배부른 소수 국민들에게 잘 길들여진 배고픈 다수의 국민만이 있을 뿐이다. 지금 배고픈 당신들이 노무현 죽이기에 동참하는 것은 국가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 가난에 모진 쇠말뚝을 박는 짓거리들이다.


IMF로 나라를 거덜낸 김영삼도 늘 할 말은 많고 자기 자랑뿐이다. 그러니 노무현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 전혀 부끄러울 필요가 없다. 훨씬 못난 인간도 온통 자기 자랑질로 세상을 당당히 사는데 그만큼이나 한 노무현이 무엇이 부끄러운가.


오히려 나는 노무현을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생각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조롱과 욕을 먹고 또 먹어도 꿋꿋이 그 길을 걸었음을 정말 대단하다 생각한다. 잘해도 욕먹고 못 해도 먹고 끊임없이 욕을 먹고 TV, 신문, 여당, 야당, 국민 다수가 그를 그렇게 조롱해도 그는 묵묵히 긴 세월을 견디며 각종 국가 지표를 끌어올렸다. 그래서 그가 인격적으로 대단하다는 것이다.


일제의 흔적이 쉽게 끝나지 않듯 이 나라는 100년은 더 지나야 민주주의의 본질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혹시나 기대하는 것이 노무현이 소환조사 받았으니 나중에 MB도 퇴임 후 소환조사 받을 거라는 것이다. 웃기지 마라. 그건 순진한 착각이다. 이대로 가면 절대 밝혀질 리 없다. 이 정도 부정을 갖고 조사를 받으려면 각종 수구 구사대들이 가스통 들고 나온다. 간단히 ‘이회창’ 대선 자금 때를 생각해봐라. 그냥 적당히 덮고 넘겼다. 그때 검찰은 일본 검찰이고 미국검찰이냐? 원래 기득권 편과 그에 맞선 자의 처벌은 다른 거다.


이 나라는 늘 개혁 세력을 결코 용납하지 않고 민중 따위는 항상 관심 밖이다. 임진왜란 끝나고도 정신 못 차리고 기득권 싸움하다 병자호란 당하고 그 전쟁 끝나도 권력 파벌싸움 하다가 나라 거덜나고 일제에 빌붙어 자기들 밥그릇만 챙긴다. 그 후 6.25전쟁 나고도 권력 싸움에 지역 가르고 패 갈라 또다시 집안 싸움이다. 이래서 늘 한반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긴다.


흔히 죄 없는 자 저 여자를 돌로 치라 했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렇다. 죄 없는 자, 노무현을 돌로 쳐라. 단 한 번이라도 동네 부녀회장, 시골 학교 동창회장이라도 해본 사람 중에 작은 부정이라도 없는 자 그 누구인가? 새마을 금고 직원들도 1,500억대를 횡령하는 마당에 대통령이 3억 먹네, 안 먹었네로 온갖 오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지금의 대통령 오물 뒤집어씌우기는 결국 우리 스스로의 얼굴에 오물 뒤집어씌우기로 돌아올 거다.


노무현 게이트의 핵심은 노무현의 정치적 자살이다. 그 자살은 스스로 죄를 지었기에 죄지은 사실이 부끄러워 자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실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절망과 포기인 거다.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인 거다.


이래서 바보들은 늘 노무현 탓만 한다. 이래서 역사는 늘 반복된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 지동설을 주장하면서 사탄으로 몰리며 속으로 분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결국 지동설이 옳다. 원래 그런 거다. 그래서 진실을 말하면 그것으로 된 거다. 나머지는 세상의 몫일 뿐이다.


* PS>
수구 기득권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국가, 민족, 역사 이런 따위의 문제는 고민조차 안 한다. 흔히 사업구상이나 하는 거고 잘 먹고 잘살 고민이나 하는 거다. 맞다. 그들 말대로 지지리 못사는 놈들이 나라 걱정은 혼자 다한다. 그렇다고 너무 억울할 필요는 없다. 원래 세상은 그런 거니까. 그래도 그렇게 치열하게 살다간 당신의 삶이 자신만의 욕심으로 돈에 미쳐 살다간 그들의 삶보다 아름답기에.

 

※ 블로그 : http://blog.naver.com/uaok

 

 

 

 

댓글()

노무현 게이트”의 진실

시사이야기|2009. 4. 28. 04:11

서럽도록 인간사회의 핵심을 정리한 글입니다.
인간의 본성.
흔히 백성이라고 말로 회자되는 대중의 본성.
오히려 그 백성들로 부터 비난받는 개혁지도자의 고난과 좌절.
그럼에도 세상은 또 그렇게 굴러가고 반복되고......


실제 경험으로 말하는 “노무현 게이트”의 진실



* 미리 말씀드립니다. 이야기가 깁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입니다. 알아서 판단을..


노무현 대통령의 소환을 앞두고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가지다. (이하, 존칭 생략) 노무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검찰과 현 정권의 암묵적 동의하에 노무현 망신주기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노무현을 싫어했던 사람들은 죄가 있으면 당연히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은 수사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지만 노무현이 보기보다 더러운 사람, 이중 인격자라고 비웃는다. 특히나 진보적 사람들은 ‘거봐라, 넌 별수 있냐. 역시나 우리 빼고 다 더럽다’며 고소해 하거나 으쓱해 한다.


이중 과연 어느 부류의 사람들 생각이 맞을까? 당연히 모두가 맞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모두가 정확한 진실을 알지는 못한다. 이건 단순히 검찰의 조사로만 밝혀질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 국민 의식 수준의 문제, 정치 관습적 문제, 정치적 입장 차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얽히고설킨 문제이기에 검찰 조사 결과가 유죄로 나온다고 유죄라 할 수 없는 거고 무죄라 해도 유죄일 수 있는 거다. 무죄도 유죄가 될 수 있고 유죄도 무죄가 될 수 있는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그렇다면 과연 현 노무현 게이트의 진실의 무엇일까? 횡령 비리의 문제일까? 아니면 정치 보복의 문제일까? 과연 이 사건의 진짜 본질은 무엇일까? 이제 필자는 과거에 직접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그 진실에 대해 말해보겠다.


사실 이미 예전부터 필자는 노 대통령의 당선과 재임 기간의 탄핵 및 험난했던 상황, 그리고 퇴임 후의 일들과 현재의 상황이 올 거라는 것을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거의 90% 이상 미리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상황이 별로 놀라거나 새삼스럽지도 않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마치 점쟁이가 지난 과거는 당연히 모두 맞출 수 있는 것처럼 누군 과거 일을 못 맞추느냐며 비웃듯 뒷북친다며 무시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약간 후회가 된다. 이런 일을 미리 말할 것을. (하지만 이런 일을 예견해서 몇 번 이와 유사한 상황이나 일부분적으로 필자의 다른 글에서 수차례 말했었다.) 어쨌거나 왜 일이 터지고 나서야 모든 것을 말하냐고 묻는다면 혹시나 내 생각이 내 예견이 틀릴까 하는, 틀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모든 것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모든 것이 여지없이 들어맞은 지금 내가 왜 이런 일을 미리 알 수 있었는지 그에 대해 솔직히 적어 보겠다. (워낙 거짓이 많은 세상이지만 의심을 걷고 한번 읽어보시길..)


자, 이제 구체적으로 내가 실제 경험으로 알게 된 노무현 게이트의 진실을 말한다.


내가 말하는 실제 사례가 노무현의 당선 후 6년간의 상황과 얼마나 흡사한지 한번 비교해 보시길.


내가 아주 가까이에서 함께하며 잘 알고 있는 ‘ㄱ’씨는 단일 전자품목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하였고, 한때 재계 그룹 서열 7위의 위치에 있었던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직계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를 다녔었다.


지독하게 보수적인 회사였고 절대적인 상명하복이 미덕인 회사였다. 90년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후배 직원이 아주 간단한 말대답 한마디를 했다고 입사 3년 선배가 사무실에서 남들 앞에서 귀싸대기를 때려도 오히려 당연하다는 분위기였다. (때린 3년 선배는 진급을 했고 맞은 후배는 퇴사를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상사들에게 부하직원은 고양이 앞에 쥐였고 서른 살도 안된 3년차 대졸 사원이 마흔 살된 10년차 전문대졸 사원에게 자연스럽게 반말을 했다. 게다가 부서원 수십 명 앞에서 X팔.. 어쩌고 하며 막말을 퍼부어도 그냥 아무 말 못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했으니 다른 나머지 상황은 어떠했는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당연히 전체 70 ~ 80%에 해당하는 현장 근무자 무시로 이어졌고 엄청난 차별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리게 했다. 유해물질을 마시며 일했지만, 안전 수당은 물론이거니와 안전 보호구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회사에서 키우는 개 사육장 안에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왔지만, 화학 공정의 특성상 40도 가까이 다다르는 작업 현장은 물론이거니와 휴게실에도 선풍기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한여름에는 공장장조차도 사우나보다 더 덥다며 숨 막혀 들어가지를 못하겠다며 현장 방문을 피하던 곳에서 하루 12시간씩 근무를 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2평 남짓한 현장 휴게실에는 3만 원짜리 선풍기 한 대 없었다.

 

그 작은 휴게실을 수백 명의 직원들이 함께 사용했기에 지독하게 자욱할 수밖에 없었던 담배 연기는 너무도 숨 막혔다. 더더군다나 독한 솔벤트를 비롯한 화학물질 냄새로 일반인은 단번에 코를 막는 지독한 악취 속에 12시간을 근무하는 그들에게 환풍조차 안 되는 1평도 안 되는 흡연실을 수백 명이 번갈아 쓴다는 것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 그것도 노동부 최저임금을 간신히 넘긴 그들의 대우가. 다른 여러 가지 사항들도 있겠지만 바로 이런 것들만 봐도 다른 현장 상황은 충분히 짐작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군부독재가 끝나고 문민정부가 들어서 민주화가 되었다는 시절이었지만 정말 믿기지 않게도 그곳의 노동자들은 한마디로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상황이었다.

 

물론 80년대 말 노동자 대항쟁 때 이런 모든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해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노동조건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러자 회사는 협상을 하자며 시간을 질질 끌며 김 빼기를 했다. 교묘하게 협상을 피하던 회사를 기다리다가 노조가 더 강하게 회사에 협상을 요구하자 회사는 급기야 1공장과 2공장으로 나누어져 있던 상황을 이용해 경기도에 있는 1공장의 노조 주축 세력을 없애려고 1공장을 폐쇄하고 지방에 있는 2공장으로 모든 생산을 집중했다.

 

이에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고 회사는 2공장에서 덩치 크고 신체 건강한 사원들을 착출하여 구사대를 조직해 버스로 올려 보내 노조원들을 집단 폭행했다. 이런 구사대의 무자비한 폭력이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시대 탓도 있고 회사의 각 관계기관 관리가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노조의 주축인 1공장은 소수의 남성과 다수의 여직원으로 구성되었기에 대다수 남성들로만 구성되어 지방에서 올라온 남성 구사대에게 힘을 쓸 수가 없었고 일방적으로 폭행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그 시절을 겪은 수많은 남녀들이 얼마나 무자비한 폭행이 있었는지는 증언한다. – 회사 술자리에서는 그 당시 구사대에 포함된 인간들의 한심한 무용담을 들을 수 있었다.

 

노조 진압 작전 때 도망치는 여자 직원들(일명 공순이들)를 잡아 군용 워커를 신은 발로 배를 걷어차고 머리채를 잡아채 집어던졌다는 구사대. 그리고 그때 처녀들 젖가슴을 정말 마음껏 만졌고 대놓고 추행했다는 그들은 진압이 끝난 후 그때 그 공로로 진급했고 특별 보너스 200%를 받았다는 자랑 역시도 빼지 않았다.

그런 폭력 진압은 단지 회사 내의 노노 싸움의 문제일 뿐이고 너무도 당연히 경찰도 노동부도 바쁜 업무로 인해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았다. 단지 노사합의로 노조가 와해된 것이니 회사 내부 문제일 뿐인 것이다. 1년에 관공서에 접대비 수억을 쓴다는 회사의 자랑은 괜한 헛소리가 아니었다.


짧은 시간에 당연히 노조는 와해 되었고 노조가 완전히 와해된 후 회사는 1공장을 재가동 했다. 이제 그 누구도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불만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냥 머리 푹 숙이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는 기계처럼 일하는 것이 노동자들의 몫일 뿐이었다. 쥐 죽은 듯 숨죽이며 살아야 했다. 그렇게 세월은 갔다. 그리고 당연히 아무런 변화는 없었다.


이제 너무 오래도록 회사 분위기가 그러했기에 그 누구도 회사의 무리한 횡포나 악습에 맞서 따지지 못했고 차별과 무시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한마디로 철저하게 길들여진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신민처럼, 군부독재의 말 잘 듣고 순종적인 착실한 국민처럼..)


그런데 진짜 사건은 그런 분위기 속에서 바로 이때 발생하게 된다. 수구 기득권의 착실한 국민으로 살던 대한민국이 IMF가 터지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듯이 이 회사도 그런 엄청난 충격적인 사건에 빠지게 된다.


30대 초반의 오너 큰아들이 운영하던 그 회사는 IMF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고 방만한 사업 운영으로 경영 위기를 맞게 된다. 심각한 자금 부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회사는 자구책을 마련했다. 바로 이것이 문제였다. 부족한 자금을 만들기 위해 사원들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들인 것이다.


방법은 우리사주 강매였다. 직원들에게 회사 주식(우리사주)을 강제로 사게끔 한 것이다. 경영 부실에 빠진 회사는 이미 회사주가가 액면가 5천 원보다 더 적은 수준이었고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직원들에게 아무 걱정 마라며 주식을 사라고 했다. 물론 매입은 표면적으로는 자유의사였지만 실제로는 강매였다.


강매 방법은 불 보듯 뻔하게 부서장과의 1대 1 면담을 통해 회사 주식을 안 사면 회사에 대한 애착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정리해고와 각종 인사 불이익을 주겠다는 압력을 가하는 것이었다. 계속 회사를 다니겠다고 생각하는 평사원이 감히 부서장의 강권을 거부할 수는 없었다.


결국 퇴사 예정자를 제외하고 거의 100% 회사 주식을 샀고 불과 얼마 뒤 회사는 전격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회사 주가는 급격히 폭락했고 5천 원짜리 주식은 급기야 1천 원대에서 헤맸다.


자신의 연봉 총액만큼 주식을 샀던 직원들은 졸지에 수천만 원씩의 생돈을 주식대금으로 갚아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당연히 직급별로 주식 구입 금액 차이는 있다.) 아무도 회사 때문에 억지로 주식 샀다가 수천만 원 빚지게 되었다고 불만을 표시하지 못했다.


모두들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삼삼오오 모여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불만들을 토로했다. 회사도 그런 분위기를 알았는지 자신들이 관리하는 허울만 부서별 근로자 대표인 ‘노사위원’(공식 명칭은 ‘한마음위원’임. – 이런 때는 한마음이란다.)을 불러 결국은 어쩔 수 없으니 회사를 다니는 대가로 참고 받아들이라는 식으로 통보하며 나머지 부서원들을 이해시키라고 했다.


늘 회사의 통제를 받는 어용 근로자 대표인 그들에게 아무런 기대를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들은 역시 회사의 일방적 통보를 앵무새처럼 전달할 뿐 아무런 대꾸도 반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의 위기를 내 가정의 위기로 받아들이고 함께 극복하자며 순순히 돈을 갚자는 식으로 말했다. 그동안 회사가 한 달에 한 번씩 데리고 다니며 술 사 먹이고 진급 우선적으로 시켜준 덕분인지 회사 편에 서서 오히려 회사를 이해해주지 않는 다른 부서원들에게 화를 냈다.


이제 사원들은 그 어디에서도 희망을 얻지 못하고 자포자기 상태로 현실을 받아들이자는 분위기로 신세 한탄만을 했다. 서로 눈치만 보며 누군가 나서주길 바랄 뿐 그 누구도 대놓고 불만을 표현하지는 못했다. 술자리에서 휴게실에서 과거 구사대로 노조를 박살낸 대가로 보너스 200% 더 받은 대신 지금 수십 배의 대가를 혹독하게 지불하고 있다는 말들을 했다.


모두가 힘없는 스스로를 자책하며 갑자기 갚아야 할 이자액이나 계산하고 있는 그때 전혀 예상치 못한 한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ㄱ’씨였다. 그는 무능하고 회사에 빌붙어 회사 입장만 대변하는 어용 ‘노사위원’들의 사퇴를 주장했고 근로자 대표들을 다시 구성해 우리사주 대금 변제는 회사가 강매한 것이므로 회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회사 인터넷망을 이용해 주장했다.


회사는 발칵 뒤집힐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잘 길들여진 직원들이 감히 회사 방침을 거역하고 따질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데 감히 따지는 불순분자가 생긴 것이다. 그러나 회사가 당황한 것만큼 직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모두가 회사에 순응한 줄 알았고 모두가 잘 길들여진 순한 양인 줄 알았는데 회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며 ‘ㄱ’씨에게 점차 동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ㄱ’씨는 사원들을 상대로 서명 운동을 벌였고 다른 직원들에게 계속 친일 앞잡이처럼 동료들 눈치를 보았던 노사위원들은 회사의 강력한 반대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퇴를 결심 했다.


어용 노사위원들의 사퇴로 노사위원들을 새로 뽑을 수밖에 없었고 ‘ㄱ’씨를 비롯한 그를 도와 어용 노사위원들 사퇴 운동에 함께 했던 사원들이 새롭게 노사위원으로 선출되었다. 그리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새롭게 구성된 노사위원들은 그 즉시 노동조합 설립 신고를 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10년 전 노조가 설립되었을 때 구사대의 폭력 진압으로 노조를 와해시킨 회사는 노조가 재탄생 할까 봐 두려워 아예 노조가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어용노조를 만들어 놓고 비밀리에 관리하고 있었다. 노동법의 1사 1노조에 따라 이미 노조가 있는 회사는 다른 노조를 만들 수 없다. 따라서 이미 어용 노조가 있으므로 이 회사는 노조를 만들 수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회사가 10년간 숨겨둔 이름뿐인 노조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노동부에서는 당연히 신임 노조를 인정할 수 없었다. 결국 ‘ㄱ’씨를 위원장으로 구성된 노조 추진위는 회사와의 강력한 투쟁을 통해 어용노조 포기 각서를 받아 노동부에 제출했고 어용 노조가 사라지면서 신임 노조가 새롭게 정식으로 공식 노동조합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참으로 긴 이야기지만 아주 압축해서 지금까지의 과정을 정리했다. 다소 지루한 것이 사실이지만 독자들의 이해를 부탁드린다. 핵심 결론은 이제부터 나온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어찌 보면 노무현과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듯하다. 도대체 노무현과 무슨 관련이 있다고 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조차도 의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부터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그것이 아니다. 노무현 당선까지의 이 나라, 이 사회 분위기와 이 회사의 비민주성, 수구기득권의 통제 등의 상황은 아주 비슷하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왜 노무현 게이트가 나왔는지 밝혀진다.


회사에 노조가 정식 출범했고 다각도의 투쟁 끝에 결국 우리사주는 회사가 책임지고 각 개인 대출금을 모두 탕감키로 결정했다. 회사가 처음에는 그렇게 절대 안 된다고 하더니 막상 강하게 밀어붙이니 애초 걱정했던 것보다는 너무도 순순히 받아들여졌다. 거기에다 그동안 억울하게 묶여 있던 급여까지 한꺼번에 인상되었다. 도대체 이렇게 쉽게 해줄 수 있는 것을 왜 그들은 그동안 안 해주었을까? 월급 올려줘도 회사 운영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데도 쥐꼬리 월급을 주었을까?


바로 이런 거다. 서민(민중)들은 아무 말 안 하면 그냥 당하는 거다. 수구기득권은 사실 서민(민중)들에게 일정 부분 그 몫을 나눠준다고 해도 별 손해나 피해가 없다. 그런데 안 해준다. 왜? 자꾸만 해달라고 할까 봐. 길들여 놓으려고. 버릇 나빠질까 봐. 그래서 없어서 안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있어도 안 해 주는 거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수구기득권이 큰 선심 쓰는 척하며 쥐꼬리만큼 나눠주면 그것이 고마워 감지덕지 감격해 한다. 반대로 수구기득권이 별별 엄살을 다 부리며 자기 몫을 지키려 발버둥치면 또 그들이 불쌍하고 혹시 그들이 잘못되면 나라가 망할까 봐, 더 못살게 될까 봐 겁이 나서 그들 눈치를 보며 그들에게 온갖 특혜를 주자고 아부를 한다. (지금 이 나라의 세금이 바로 그런 식이다. 없는 서민들이 한푼 두푼 모아 부자 잘 먹고 잘살라고 특혜를 준다. 그런데 그 부자는 세금 몇 푼 더 낸다고 쪼들리지 않고, 덜 내고 돌려준다고 고마워하며 서민들 함께 잘 살자고 돈 풀지 않는다. 그래서 이 나라가 한심한 거다.)


자, 노조가 설립되고 우리사주 대출금도 탕감되고 월급도 인상되고 나니 이제부터 갖가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노무현의 당선 후 너무 과도한 권위타파와 민주화로 인해 온갖 욕구가 쏟아져 나왔듯 위원장 ‘ㄱ’씨에게 온갖 요구 쏟아졌다. 회사내에서의 애로사항은 당연히 수백, 수천 건이 넘고 별 사소한 개인 문제까지 해결해달라고 억지들을 부렸다. 납품업체 선정 특혜 및 추천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는 자기 개인 빚보증을 서달라, 자기와 친한 일용직 화장실 청소 아주머니 정년을 연장해달라 등의 별별 요구가 나왔다. (이쯤이면 이런 상황이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과 너무 비슷하다는 것을 느끼실 거다.)


사실 ‘ㄱ’씨가 노조를 설립한 후 사원들에게는 엄청난 처우 개선과 사내 민주화가 이루어졌다. 급여도 파격적으로 인상됐고 각종 복지혜택이 엄청나게 생겨났고 더 큰 것은 사원들을 인간답게 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전에는 반말과 욕설이 일상적이었고 절대 자기 의사 표현을 못 했지만, 전에는 감히 눈길도 마주치지 못하던 부서장과도 편하게 자기 발언을 하고 오히려 부서장이 쩔쩔매는 상황이 벌어졌다.


말 그대로 엄청난 개선이 이루어진 것이다. 오죽하면 20년된 다른 회사 노동조합이 이 회사의 단협 내용을 보며 20년된 자기네 노조가 만든 단협보다 훨씬 완벽하다고 했을까. – 하긴 민주노총 단협의 모범안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단협이기에 거의 완벽에 가까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화근의 시작이었다. 회사는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는데 직원들은 자기들 이익만을 챙기기에 바빴다. 민주화가 되면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각 지역 이기주의나 님비현상이 나타나듯 부서별, 직급별, 각 파벌 간의 노노 세력 싸움이 시작되었다. 노조 내부에서도 권력 다툼이 일었다.


사태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어찌할지 고민했다. 호소하는 수밖에 없었다. 조만간 회사의 대대적 반격이 있으니 이대로 노노 세력 싸움이나 하고 있으면 모두가 공멸하니 조금만 서로 양보하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미 둑은 터졌고 물길은 제각기 흐르고 있었다. 억지로 물길을 하나로 잡으려면 결국 강제적 수단밖에 없는데 강제적이라는 것은 비민주적이고 노조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위원장은 마음속 결론을 내렸다. 아무리 역사는 반복되고 되풀이된다고 해도.. 노노 세력 싸움으로 노조가 와해된다면 그것을 미리 경고하고 충분히 알렸다면 그것으로 역할을 다 한 거다. 이런 결론으로 위원장은 속마음을 서서히 굳히고 미래의 힘겨움을 직감했다.


그리고 역시나 사건이 터졌다. 과거 타회사에서 노조를 아주 확실하게 박살낸 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임명되었고 그는 곧바로 실력 발휘를 시작했다. 사원들에게 우리사주 강매를 총괄 담당하고 가장 강력히 추진해 모든 사원들이 제발 자진 퇴사하라고 그토록 욕했던 인사부장을 통해 일을 꾸몄다.


사실 노조가 막 설립되고 그를 자진 퇴사시키자는 회사내 여론이 들끓었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며 노조는 그의 회사 생활을 묵인했다. 그때 그는 살아남으려고 몇 차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한다며 사원들에게 피해 준 것이 해결되면 깨끗이 물러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제 버릇 못 버리고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노동조합의 정기 회계감사를 빌미로 꼬투리를 잡았다. 고참급 몇몇 노조원을 포섭한 그들은 노조가 회계감사를 저질렀다고 선언하게끔 했다. 회사내 인터넷에는 매일 아침 위원장이 룸살롱에서 수백만 원어치 술을 먹었다는 유언비언가 이메일로 나돌았다.


진위 여부에 상관없이 가뜩이나 노조 권력에 소외된 것 같은 이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기도 노조가 처음 만들어질 때 나섰더라면 지금쯤 노조 간부나 대의원으로 대우받을 텐데 하는 사람들이었고 대의원 중에서는 더 높은 직책을 원하는 사람, 그리고 노조간부 중에는 더 높은 간부를 원하던 사람, 비전임 간부는 전임 간부를 노리는 그런 물고 물리는,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기회였던 것이다.


두가 신났다. 졸지에 위원장은 회사 직원들을 구한 영웅에서 회사에 몇억을 받아 챙겨 언제 튈지 모르는 크게 한탕 한 파렴치한 놈으로 전락해 있었다. 물론 그런 유언비어를 안 믿는 사람도 많았지만 의외로 그것을 믿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제로 자기하고는 친한 사이니까 모든 것을 밝히라며 솔직하게 몇억 먹었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환장할 노릇이었다. 몇억이 아니라. 몇백도 챙긴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때 위원장은 이미 운명을 직감했다. 이것이 세상이라고, 이것이 세상인심이라고, 물에 빠진 사람 건지면 보따리 내놓으란다고 결국 이렇게 억울한 누명을 쓰고 끝날 줄 알았다.


왜? 이것이 수구기득권에게 대든 죄이기에. 이 나라에서 단 한 번도 수구기득권에게 대들어 온전히 그 길을 끝내 버틴 자가 없기에.


회계감사를 빌미로 시작된 혼란은 위원장이 무시하면 그만인 사안이었다. 이미 회계 결산에 문제가 없다는 감사들의 서명을 받았고 실제로 통상관례에 어긋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악착같이 부정과 횡령에 대한 누명이 이어졌고 이미 이런 상황이 올 것을 예상한 위원장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의심나면 모든 것을 공개하는 그런 노조의 전통을 만들고자 이미 앞으로의 험한 결과가 보였지만 특별 감사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노조 간부가 8명인 노조에 20명의 특별 감사가 말 그대로 이 잡듯 하는 특별 감사를 벌였다. 참, 웃기는 일이었다. 사무국장 1명이 지출한 예산을 20명이 조사한다니 그 얼마나 철저한 감사인가. 그런 대규모 감사를 벌였지만 결국 별 이상은 없었고 20명의 특별 감사는 이상 없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분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되어도 노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위원장은 자신이 예감하고 있었던 것처럼 이 싸움의 실체는 회계감사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물러나야 끝나는 싸움이라고 말하며 사퇴를 발표했다. 위원장은 사실 회사의 노조 파괴 공작도 공작이지만 그걸 기회로 자기의 입지와 세력을 다지려는 노조원 개개인들의 욕심과 함께 어우러져 발생한 사건인 만큼 자신이 떠나면 모든 것이 조용히 해결될 거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후회도 들었다. 자신이 처음 우리사주 탕감을 위해 나설 때는 내심 우리사주 탕감만 확정되면 그만두자고 했었다. 그런데 자꾸 상황에 떠밀렸고 스스로의 욕심에 떠밀렸기 때문에 여기까지 와서 추한 꼴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떠나자는 생각을 했다.


위원장이 사퇴를 발표하자 노조원들의 위원장 사퇴 반대 서명이 벌어졌다. 그와 함께 회사가 사주하는 세력들이 위원장을 경찰에 회계부정 횡령이 의심된다는 민원을 접수했다. 위원장이 사퇴하지만 그를 부도덕한 사람으로 몰고 망신을 줘 노조원들에게 그의 이미지를 완전히 먹칠해야 선거에서 그의 영향력을 온전히 없애고 자신 세력이 당선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찰 조사에도 문제는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수백 장이 되는 영수증을 들고 식당 장부를 찾아 맞추기 시작했다. 밥값 3만 원이면 밥값 3만 원이 맞는지 그날의 장부를 찾아 맞추고 누가 함께 밥 먹으러 왔는지 식당 주인에게 물었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누구나 그런 의심된다는 민원을 제기하면 수백 곳이 넘는 식당 장부를 모두 뒤지며 설렁탕 3인분인지 4인분인지를 모두 맞춰보는가. (대한민국 어떤 조직이든 이런 식으로 철저히 털어 문제 없을 조직이 얼마나 될까? 이건 노조건 회사건 관공서건 동창회, 동문회, 계모임이건 할 것 없이 모두 마찬가지다.)


경찰서 조사에서 담당형사는 말했었다. 이런 짓 하는 자신도 창피하다고. 하지만 이미 당신 운명은 정해졌다고. 지금 참고인으로 불렀지만 결국 죄인이 될 거라고. 빨리 대충 얼마 불고 끝내자고. 결국 털고 털면 무언가 죄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렇다. 회사가 이미 말했었다. 관공서 관리에 1년에 몇억을 쓴다고. 하긴 삼성도 떡검 관리를 했다는 이야기처럼…여기도 그렇게 관리했겠지. 이미 모든 시나리오가 정해진 듯했다. 빨리 잘못을 인정하면 이 과정이 빨리 끝나고 인정 안 하면 더 길어지고 피곤해지는 것이다.


그랬다. 위원장은 너무 지쳐 있었다. 삼 년째 이어진 싸움에 너무 지쳤다. 이제는 포기하고 싶었다. 그냥 쉬고 싶었다. 싸울 거면 이미 처음 회계부정이 있다고 의심을 받을 때부터 단호히 회사의 공작이라고 맞서야 했다. 이미 회계감사가 끝났고 이상 없다고 감사 의견을 받은 이상 더는 그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받을 수 없다고 해야 했다. 그런 불만은 노조를 와해시키는 공작이라고 절대로 재감이든 특감이든 받을 수 없고 조합원을 분란 시키는 행위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았다. 여기까지 온 것이 바로 기득권에 맞선 대가라고 생각한 거다.


사실, 위원장은 임금 협상 뒤나 단협 체결 뒤에 노조원들 보기 미안해서 며칠씩 밥을 먹지 못했다. 더 많은 임금을 받아주지 못해 미안해서, 더 많은 복지 혜택을 주지 못해 미안해서 모두는 그거면 만족한다고 80% 가까운 협상 찬성투표를 했어도 위원장 스스로는 미안해서 고개를 들지 못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그의 마음을 그렇게 순수하게만 보지 않았다. 정말 미안해서 밥을 먹지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위원장이 점심시간 지나고 자기 혼자 좋은 것 먹으러 다닌다고 욕했다. 몇 달씩 집에도 안 들어가고 사무실에 스티로폼을 깔고 자고 하루 3시간~4시간밖에 못 자다가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는 상황에도 엄살을 부린다며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이제 더는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경찰에서 사무국장에 대한 긴 시간 많은 조사가 있었다. 몇십 만원씩의 문제가 있었다. 노조원들 회식비가 문제였다. 예를 들면 1팀 부서 회식이 편중되다 보니 2팀 부서 회식으로 책정된 돈을 일부 1팀 회식으로 나누어 계산한 것이 예산 집행의 부정으로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냥 아무것도 묻지 않고 잘못으로 인정한다고 했다. 위원장으로 단 한 번도 돈을 인출한 적이 없으니 모르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위원장으로서 모든 예산 집행과 통장 관리를 사무국장이 했으니 그쪽에 책임을 따지라고 하기는 싫었다. 사무국장도 자신 때문에 노조를 시작했던 사람이니 본인이 뿌린 씨는 본인이 모두 거둔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했다.


검찰 기소와 재판이 있었다. 판사는 조합 간부가 조합원 돈 몇 푼 된다고 그 돈을 함부로 쓰냐고 호통을 쳤다. 오해라고 변명하기도 싫었다. 그래서 여러 차례 판사의 질문이 있었지만 위원장은 단 한마디만을 말했다. 맞다. 모두 내 잘못이다.


이래서 세상은 억울할 때가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구조조정 찬성해주면 현금 몇억을 아주 조용히 해줄 수 있다고 말했었어도 일언지하에 두 번 다시 그런 막말 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었던 위원장이 고작 30만 원 때문에 비도덕적인 놈으로 몰린다.


회사에서 노조와의 화합을 명분으로 수천만 원 예산 잡아주며 룸살롱 함께 가자고 정말 그토록 애절하게 매달린 것을 모두 다 냉정히 거부했는데 결국 이렇게 자기 유흥비 마련을 위해 노조비를 쓴 사람으로 매도 당한다. 예산에 잡힌 돈이 여기저기 잔뜩 있으니 그 돈 쓰면 되는데 조합원들 생각하다가 예산은 잔뜩 남겨두고 바보처럼 당한다. (노무현이 청와대 예산 아무리 삭감해도 오해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들은 이렇게 예산 아낀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몇 푼 먹었다고 오물을 뒤집어쓴 그 더러운 모습만 보는 것이다.)


예전 노사위원들은 억대 가까운 돈을 쓰며 놀러다니고 했지만 몇백만 원도 쓰지 못한 신임 노조는 더러운 집단으로 매도 당한다.


그리고 위원장은 최종 판결을 받았다. 몇십만 원의 벌금. 갑자기 너무도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 눈물 나는 심경으로 “억울합니다. 그 돈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판결이 밀려 있는 판사는 이미 늦었다고 시간이 없으니 정말 억울하면 항고해서 따지라고 말했다.


그래, 그냥 잊자. 가슴에 묻자. 그것이 지금까지 위원장 ‘ㄱ’씨의 한이다. 이제  ‘ㄱ’씨는 사람들을 잘 믿지 않으려 한다. 한편으로는 이 정도로 끝난 것을 다행이라 인정한다. 기득권에 대항했다가 온전히 살아남은 이 드물다. 그 역시도 큰 항쟁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기득권에 대항해 다른 이들에게 그 정도로 기쁨과 결과물을 안겨주고 이만큼의 아픔만 갖고 살아가는 것이 다행이다. (그래서 노무현에 대한 탄압도 그런 맥락으로 본다.)


그리고‘ㄱ’씨가 진짜 미안하고 마음 아파하는 건 함께 했다가 피해를 봤던 동료들이다. 그 동료들을 끝내 지켜줄 수 없었기에 자신 때문에 그런 아픔을 갖게 되었기에. ‘ㄱ’씨가 위원장을 그만두기 직전 그와 가까운 동료가 울면서 전화를 했었다. ‘미안하다. 나도 살아야겠기에 당신을 팔았다. 날 이해해줘라.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지금도 그 눈물을 생각하면 ‘ㄱ’씨는 맘이 아리다.


후일담 몇 가지를 더 적는다. 결국 ‘ㄱ’씨와 함께 했던 집행부들은 회사가 밀던 조직과 선거에 붙어 이긴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들은 그토록 상대 후보를 어용이라고 몰더니 자신들 역시 재빨리 변신해 회사 편에 선다. ‘ㄱ’씨가 회사에 맞서 어떤 꼴을 보는지를 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예전 어용 노사위원들보다 더 하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기들만의 독주를 하고 있다. 이것으로 노조는 완전히 평정되었다. (이것이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민주주의가 너무 판치면 어찌 되는 건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라 본다. 이 부분은 이야기가 더 길지만 … 여기까지로 줄인다.)


어쨌건 시간은 흘러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강매해 깊은 반성을 한다던 인사부장은 이제 이사로 승진해 회사의 실세 넘버1이 되었다. 마치 친일파가 수십 년 해먹듯,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은 3분의 1로 줄었지만 그는 여전히 잘 살아남아 직원들을 짜고 있다. 인사부장 때문에 위원장을 그만둔 ‘ㄱ’씨와 수 많은 직원들이 강제로 회사를 그만뒀고 퇴직의 고통으로 세상을 떠나도 그는 오히려 더 성공했다. (이래서 친일파 처단이 필요한 거다. 친일파 처단을 하지 않기에 또 그 짓을 한다. 그때 용서하지 않았다면 그는 또 이런 짓거리를 하지 않았을 거다. 이런 웃기는 세상.)

그리고 또한 그 노조가 탄생되고 맥없이 무너지는 과정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노조 가입을 안 하고 노조는 절대 안 된다면 성명까지 내며 강력히 결사반대하던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노조를 가입하다 보니 왠지 가입 안 하면 손해가 될 것 같아 그때서야 비밀 가입을 조건으로 노조원으로 받아달라고 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는 결국 노조가 약해지자 가장 먼저 탈퇴해 회사 앞잡이로 노조를 공격했다.


자,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노무현의 과정과 여러모로 흡사하지 않나. 고작 그 정도의 일을 한 ‘ㄱ’씨도 그렇게 억울한데 대한민국 주가 2천 시대를 열었던 노무현은 얼마나 억울할까.


지금 그 회사 사람들은 ‘ㄱ’씨를 그리워한다. ‘ㄱ’씨가 있다면 회사가 이 지경은 아닐 거라고. 자기들은 해외로 돌아다니고 평사원들은 잘만 감축한다. 더 악착같이 투쟁해야 한다고 큰소리치던 그들은 모두 어용이 되어 있다. 이제 그 회사는 매각 공고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사주를 직원들에게 강매했던 인사부장(이사)는 회사를 팔아 또 그렇게 자신은 살아남을 것이다. 친일파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은 간혹 우연히 ‘ㄱ’씨를 만나면 살기 너무 힘들다고 호소한다. 그렇게 회사의 함정이라고 호소할 때 모두가 욕심에 멀어 ‘ㄱ’씨를 다 함께 죽였으면서 아직 그 잘못을 잘 모르는듯하다. 뉴타운에 멀어 사기꾼을 찍듯 각자의 욕심에 멀어 선명성 경쟁으로 같은 민주당에서 노무현을 죽이니 이 모습이 어찌 ‘ㄱ’씨 이야기와 흡사하지 않은가.


결국 위의 노조 회계 부정 사건은 노조가 돈 몇 푼 먹었느냐가 핵심이 아니라 사원들 정리해고하자는 것이 핵심이고 그것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일 뿐이다. 노무현 게이트 역시 노무현이 몇 푼 먹었다가 아니라 진보 개혁세력의 말살을 통해 지배 권력 확장이고 서민들 목에 목줄 채우기인 것이다.


왜 개혁 세력은 좀 편하고 잘 먹고 잘살면 안 되나? 노조의 노력의 대가로 직원들 고용을 지키고 월급이 오르는데 왜 노조 집행부 좀 대우받는 것이 그리도 배 아픈가? 왜 사장의 경영 성과급과 스톡 옥션은 당연하고 노조 집행부가 대우받는 것은 부정적인가?


대한민국에 비자금 없는 조직이 어디 있나. 하다못해 10명 동창회도 비자금이 있다. 이런 사회구조에 대해서는 손 놓고, 또한 돈을 경멸하면서도 모두가 돈에 열광하는 이런 이중성을 갖은 국민들이 누굴 욕하나. 너무 이기적이고 이중적이지 않나.


돈을 먹고 안 먹고가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 잘살게 해주고 국민들과 함께 먹었느냐, 아니면 자기 혼자 잘 먹고 잘사느냐가 문제다. 수구는 혼자 먹고 진보는 같이 먹는 거다. 전두환, 노태우의 수천억 비자금에는 능력만 있으면 용서된다며 그리도 관대했던 사람들이 노무현 3억에는 왜 그리 냉정한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노무현 시절만큼 국운융성에 태평성대는 없었다. 주가, 환율, 수출입, 외환보유고, 복지 예산비율, 유학생 수, 모든 지표가 그러하다. 그러니 그냥 돈 없어 빚 갚으려는 노 대통령의 작은 흠집쯤은 그냥 관대하게 넘겨라.


지금 많은 국민들은 자기가 자기 목을 죄는지도 모르고 지친 노동에 돌아와 식당에 굴러다니는 조중동 신문 한 쪼가리를 보며 노무현을 욕하고 고소해 한다. 이때 수구 기득권은 박수를 친다. 또 이렇게 지배하는구나.


수구 기득권의 지배 전략은 이미 바뀌었다. 강제가 아닌 합법 지배다. 민주주의 선진국들도 의회가 생긴 후 그 의회를 통해 합법적으로 지배했듯 지금 한국도 그렇다. 지배 상류층은 중산층과 하류층끼리 보수네 진보네 하며 편을 갈라 싸움을 붙인다. 흔히 말하는 노노싸움을 붙인다. 그러면 자기들끼리 빨갱이네, 뭐네 하며 죽도록 싸운다. 이때 그들은 싸움 구경하다 손쉽게 어부지리로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챙긴다.


사람들은 보수, 진보 이념에 따라 갈라져 싸운다지만 사실 싸움의 본질은 그런 이념 대결이 아니라 혼자 모든 것을 독점하려는 비양심적 지배층과 그것을 함께 나누려는 양심 세력의 선과 악, 정의와 불의의 대결일 뿐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보수고 진보가 어딨나? 배고픈 국민과 배부른 국민만이 있을 뿐이다. 배부른 소수 국민들에게 잘 길들여진 배고픈 다수의 국민만이 있을 뿐이다. 지금 배고픈 당신들이 노무현 죽이기에 동참하는 것은 국가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당신들 가난에 모진 쇠말뚝을 박는 짓거리들이다.


IMF로 나라를 거덜낸 김영삼도 늘 할 말은 많고 자기 자랑뿐이다. 그러니 노무현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 전혀 부끄러울 필요가 없다. 훨씬 못난 인간도 온통 자기 자랑질로 세상을 당당히 사는데 그만큼이나 한 노무현이 무엇이 부끄러운가.


오히려 나는 노무현을 거의 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생각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조롱과 욕을 먹고 또 먹어도 꿋꿋이 그 길을 걸었음을 정말 대단하다 생각한다. 잘해도 욕먹고 못 해도 먹고 끊임없이 욕을 먹고 TV, 신문, 여당, 야당, 국민 다수가 그를 그렇게 조롱해도 그는 묵묵히 긴 세월을 견디며 각종 국가 지표를 끌어올렸다. 그래서 그가 인격적으로 대단하다는 것이다.


일제의 흔적이 쉽게 끝나지 않듯 이 나라는 100년은 더 지나야 민주주의의 본질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혹시나 기대하는 것이 노무현이 소환조사 받았으니 나중에 MB도 퇴임 후 소환조사 받을 거라는 것이다. 웃기지 마라. 그건 순진한 착각이다. 이대로 가면 절대 밝혀질 리 없다. 이 정도 부정을 갖고 조사를 받으려면 각종 수구 구사대들이 가스통 들고 나온다. 간단히 ‘이회창’ 대선 자금 때를 생각해봐라. 그냥 적당히 덮고 넘겼다. 그때 검찰은 일본 검찰이고 미국검찰이냐? 원래 기득권 편과 그에 맞선 자의 처벌은 다른 거다.


이 나라는 늘 개혁 세력을 결코 용납하지 않고 민중 따위는 항상 관심 밖이다. 임진왜란 끝나고도 정신 못 차리고 기득권 싸움하다 병자호란 당하고 그 전쟁 끝나도 권력 파벌싸움 하다가 나라 거덜나고 일제에 빌붙어 자기들 밥그릇만 챙긴다. 그 후 6.25전쟁 나고도 권력 싸움에 지역 가르고 패 갈라 또다시 집안 싸움이다. 이래서 늘 한반도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이리 찢기고 저리 찢긴다.


흔히 죄 없는 자 저 여자를 돌로 치라 했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렇다. 죄 없는 자, 노무현을 돌로 쳐라. 단 한 번이라도 동네 부녀회장, 시골 학교 동창회장이라도 해본 사람 중에 작은 부정이라도 없는 자 그 누구인가? 새마을 금고 직원들도 1,500억대를 횡령하는 마당에 대통령이 3억 먹네, 안 먹었네로 온갖 오물을 뒤집어 쓰고 있다. 지금의 대통령 오물 뒤집어씌우기는 결국 우리 스스로의 얼굴에 오물 뒤집어씌우기로 돌아올 거다.


노무현 게이트의 핵심은 노무현의 정치적 자살이다. 그 자살은 스스로 죄를 지었기에 죄지은 사실이 부끄러워 자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실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절망과 포기인 거다. 누명을 뒤집어쓴 사람이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인 거다.


이래서 바보들은 늘 노무현 탓만 한다. 이래서 역사는 늘 반복된다. 하지만 그것을 너무 억울해할 필요는 없다. 과거에 지동설을 주장하면서 사탄으로 몰리며 속으로 분을 삼켜야 했다. 그러나 결국 지동설이 옳다. 원래 그런 거다. 그래서 진실을 말하면 그것으로 된 거다. 나머지는 세상의 몫일 뿐이다.


* PS>
수구 기득권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국가, 민족, 역사 이런 따위의 문제는 고민조차 안 한다. 흔히 사업구상이나 하는 거고 잘 먹고 잘살 고민이나 하는 거다. 맞다. 그들 말대로 지지리 못사는 놈들이 나라 걱정은 혼자 다한다. 그렇다고 너무 억울할 필요는 없다. 원래 세상은 그런 거니까. 그래도 그렇게 치열하게 살다간 당신의 삶이 자신만의 욕심으로 돈에 미쳐 살다간 그들의 삶보다 아름답기에.

 

※ 블로그 : http://blog.naver.com/ua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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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다

시사이야기|2009. 4. 15. 05:10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조사에 대한 글이 있어 올립니다. 여러 시각 공유 차원에서 ......
법 앞에서의 공정성,형평성과 무권유죄,유권무죄의 비판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 글에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전-노-김-이, 노무현, 이명박, 그리고 한국 국민들...
 
 

세상이 떠들썩하다.  원래 사람 사는 세상이란 게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때로는 우박이 쏟아지거나 쓰나미도 몰아치고 지진도 나고 하는 것이지만, 어째 이리도 이 나라는 잠잠한 날이 드문 것인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불세출의 지도자 이명박이 집권한 이후 대한민국에 산다는 게 참으로 피곤하기 짝이 없는데, 거기에 수많은 지지자들을 거느린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한 역할 맡고 나서는 듯한 형국인지라  착잡한 심경을 무슨 말로 형용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노빠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놈현 아니면 뇌무현 어쩌구 할 정도로 그를 혐오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지난 16대 대선 때 노무현을 찍진 않았어도 그가 당선된 후에는 그가 성공한 대통령, 존경 받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기를 마음 속으로 기원했었다. 그런 만큼 이번 박연차 관련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반노빠나 한나라당 부류들과는 궤를 달리 한다.
 
차떼기당이라는 자랑스런 별명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원내 대표는 나라 걱정은 혼자 다하는 듯한 심각한 표정으로 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하고 있고, 같은 당 주성영이라는 위인은 "노 전 대통령이 청렴성을 강조하던 게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마춤한 꼬투리 하나 잡았다는 듯이 설레발을 떨고 있다. 그런가 하면 친박연대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김을동씨는 "오물을 끼얹고 싶은 심정"이라며 자못 열사라도 되는 양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도 나도 한마디 안할 수 없다는 듯이 "도덕성 주장할 때 수상하다 했더니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 특혜 주지 말고 일반인들과 같이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IMF의 전설' 김영삼씨도 빠질세라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노릇이고, 국민들은 노무현이 형무소에 갈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저들은 다들 그런 말 할 수 있을 만큼 떳떳한 사람들인가. 특히나 이회창이나 김영삼씨 등은 지금 제정신으로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국민들이 부끄러워 하는 것은 것은 물론이고, 감옥에 보내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대상으로 생각하는 게  바로 김영삼이라는 것을 김영삼 자신만 전혀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IMF에 창피스럽게 손을 벌려야 하는 지경으로 나라를 파탄냈던 위인이 노무현이 부끄럽네 어쩌네 하고 있으니 노망 걸리지 않은 다음에야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가. 한편 이회창은 차떼기당이라는 낙인이 찍힌 당의 총재이자 몸통이었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까맣게 잊었을 거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좋다. 그들이 그런 말을 할 염치와 자격이 있는가를 따지지 않는다면 말 자체야 크게 틀린 게 아니니 그렇다 치자. 소위 노빠들을 포함하여 노무현을 지지하고 좋아하던 사람들의 충격과 놀라움도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참담하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분명한 사실이므로.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 같다"는 민주당 사람들, 그리고 지금 노 전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이 얼마나 무안하고 군색한 처지일까 하는 연민의 마음이나, 한나라당을 포함하여 노무현을 싫어하는 부류들의 "잘난 척 하더니 꼴 좋게 됐구나"하며 내심 고소해 하는 마음들도 따지고 보면 호들갑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이미 우리는 수천억원씩 받아먹고 아직도 다 토해내지도 않고 버티고 있으면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고 있는 전두환-노태우와, 안기부 예산 몇백억원인가를 선거자금으로 불법지원했던 소위 '안풍 사건'의 몸통 김영삼도 겪었는데, 노무현의 10억원 정도를 가지고 흥분한다는 것은 형평성도 맞지 않는 것이다.
 
아하, 금액보다도 노무현은 그들과 달리 청렴하고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실망과 충격이 큰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냉정히 말하면 사실 그것도 웃기는 얘기다. 전두환, 노태우도 검은 돈 받은 게 들통나기 전에는 그렇게까지 해먹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영삼도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었고 검은 돈 받았다는 게 밝혀진 건 없지만, 그것이 김영삼의 청렴성이나 도덕성을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도 야당 총재 시절 노태우가 보낸 결코 깨끗할 수 없는 돈 20억원을 받았다는 게 나중에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지만, 사람들이 충격이니 허탈이니 오물을 퍼붓고 싶다느니 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므로 유독 노무현에 대해서만 발끈하는 것을 어찌 호들갑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지금 노무현을 위해 변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이 나라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수준 낮음과 국민들의 한심스러움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가 법원이 판결한 추징금을 아직까지 다 안내며 버티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경찰이나 검찰이 그들을 어찌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법의 명령을 어기면서도 어찌 되기는커녕 전두환은 명절때나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의 세배나 방문을 받고 에헴! 하면서 원로 노릇을 하고 있다.
 
김영삼 또한 나라를 거덜내 놓고도 감옥에 가기는커녕 매년 수억원씩 국가예산으로 전직 대통령 대우를 받으며 뻔뻔스레 헛소리를 하고 다녀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있다. 차떼기의 몸통 이회창은 감옥에 가 있기는커녕 여봐란 듯이 야당 총재 노릇 하며 "그러면 못쓴다"고 점잖게 노무현을 힐난하고 있는 중이다.
 
이명박은 인생 자체가 범법으로 얼룩진 사람임에도 거짓말과 감언이설 공약에 속은 어리석은 국민들 덕분에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경제를 살리겠다며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온갖 해괴한 일들을 시시때때로 벌이거나 지금도 밀어붙이고 있는 중이다.
 
자, 그들은 어느 나라의 대통령들이었으며 대통령인가. 바로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이 아닌가 말이다. 특히나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게, 그리고 차떼기당의 몸통이 다시 야당 총재까지 하도록 만들어준 게 어느 나라 국민들인지를 생각해 보라. "국민들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뽑게 되어 있다"는 정치 금언이 있다. 대한민국처럼 그말이 딱 들어맞는 나라도 아마 드물지 않나 생각한다. 멀리는 이승만부터 지금의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결국 우리는 우리 수준 대로 지도자를 뽑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가. 
 
불과 1년 몇달 전 유효투표의 50%를 점할 정도로, 2위와는 500만표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으로 이명박을 지지한 게 바로 이 나라 국민들이었다. 그것이야말로 노무현이 박연차로부터 100만달러를 받았다는 사실보다 더 부끄럽고 더 창피하고 더 얼굴 화끈거리는 노릇 아닌가. 도덕성이야 어찌 됐든 이명박이 대통령만 되면 경제가 벌떡 살아나고, 일자리가 뚝딱 만들어지고, 금방 국민소득 4만달러가 될 거라고 믿었단 말인가. 정말 그랬단 말인가. 아아, 기가 찰 노릇이다!
 
이명박 찍은 사람들은 노무현을 욕하거나 비난할 자격이 없다. 검은 돈 받아먹는 것만이 비난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수많은 국민들에게 끝없이 스트레스와 분노와 어처구니없음을 강요하는 전대미문의 정권을 탄생시킨 사람들이여, 무슨 염치로 노무현에게 손가락질을 하겠다는 것인가.
또한 검찰은 앞서 열거한, 죄를 지은 게 분명함에도 활개치고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그처럼 재빠르고 집요한 모습을 좀 보여보라. 그러면 국민들은 너나 없이 검찰의 행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다.
 
이번 사안은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그냥 "안타깝다" 그 정도면 될 듯 하다. 안 그런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회창, 이명박, 그리고 한나라당 의원들 같은 사람들도 있고, 이명박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사람들도 있는데 뭘 그 정도 쯤이야...



출처
황금대장장이의 대장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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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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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들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조사에 대한 글이 있어 올립니다. 여러 시각 공유 차원에서 ......
법 앞에서의 공정성,형평성과 무권유죄,유권무죄의 비판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 글에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전-노-김-이, 노무현, 이명박, 그리고 한국 국민들...
 
 

세상이 떠들썩하다.  원래 사람 사는 세상이란 게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때로는 우박이 쏟아지거나 쓰나미도 몰아치고 지진도 나고 하는 것이지만, 어째 이리도 이 나라는 잠잠한 날이 드문 것인지 모르겠다.
 
안그래도 불세출의 지도자 이명박이 집권한 이후 대한민국에 산다는 게 참으로 피곤하기 짝이 없는데, 거기에 수많은 지지자들을 거느린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한 역할 맡고 나서는 듯한 형국인지라  착잡한 심경을 무슨 말로 형용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노빠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놈현 아니면 뇌무현 어쩌구 할 정도로 그를 혐오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지난 16대 대선 때 노무현을 찍진 않았어도 그가 당선된 후에는 그가 성공한 대통령, 존경 받는 훌륭한 대통령이 되기를 마음 속으로 기원했었다. 그런 만큼 이번 박연차 관련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도 반노빠나 한나라당 부류들과는 궤를 달리 한다.
 
차떼기당이라는 자랑스런 별명을 갖고 있는 한나라당의 홍준표 원내 대표는 나라 걱정은 혼자 다하는 듯한 심각한 표정으로 성역없는 수사를 강조하고 있고, 같은 당 주성영이라는 위인은 "노 전 대통령이 청렴성을 강조하던 게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며 마춤한 꼬투리 하나 잡았다는 듯이 설레발을 떨고 있다. 그런가 하면 친박연대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김을동씨는 "오물을 끼얹고 싶은 심정"이라며 자못 열사라도 되는 양 열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자유선진당의 이회창 총재도 나도 한마디 안할 수 없다는 듯이 "도덕성 주장할 때 수상하다 했더니 이런 일까지 벌어졌다. 특혜 주지 말고 일반인들과 같이 공정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며 철저한 수사를 강조하고 있다. 'IMF의 전설' 김영삼씨도 빠질세라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노릇이고, 국민들은 노무현이 형무소에 갈 것으로 믿고 있다"는 것이다.
 
저들은 다들 그런 말 할 수 있을 만큼 떳떳한 사람들인가. 특히나 이회창이나 김영삼씨 등은 지금 제정신으로 그런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대부분의 국민들이 부끄러워 하는 것은 것은 물론이고, 감옥에 보내도 속이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대상으로 생각하는 게  바로 김영삼이라는 것을 김영삼 자신만 전혀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IMF에 창피스럽게 손을 벌려야 하는 지경으로 나라를 파탄냈던 위인이 노무현이 부끄럽네 어쩌네 하고 있으니 노망 걸리지 않은 다음에야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인가. 한편 이회창은 차떼기당이라는 낙인이 찍힌 당의 총재이자 몸통이었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까맣게 잊었을 거라고 믿고 있는 것일까.
 
좋다. 그들이 그런 말을 할 염치와 자격이 있는가를 따지지 않는다면 말 자체야 크게 틀린 게 아니니 그렇다 치자. 소위 노빠들을 포함하여 노무현을 지지하고 좋아하던 사람들의 충격과 놀라움도 또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참담하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는 분명한 사실이므로.
 
 "성수대교가 무너진 것 같다"는 민주당 사람들, 그리고 지금 노 전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이 얼마나 무안하고 군색한 처지일까 하는 연민의 마음이나, 한나라당을 포함하여 노무현을 싫어하는 부류들의 "잘난 척 하더니 꼴 좋게 됐구나"하며 내심 고소해 하는 마음들도 따지고 보면 호들갑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이미 우리는 수천억원씩 받아먹고 아직도 다 토해내지도 않고 버티고 있으면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고 있는 전두환-노태우와, 안기부 예산 몇백억원인가를 선거자금으로 불법지원했던 소위 '안풍 사건'의 몸통 김영삼도 겪었는데, 노무현의 10억원 정도를 가지고 흥분한다는 것은 형평성도 맞지 않는 것이다.
 
아하, 금액보다도 노무현은 그들과 달리 청렴하고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실망과 충격이 큰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냉정히 말하면 사실 그것도 웃기는 얘기다. 전두환, 노태우도 검은 돈 받은 게 들통나기 전에는 그렇게까지 해먹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영삼도 "정치자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었고 검은 돈 받았다는 게 밝혀진 건 없지만, 그것이 김영삼의 청렴성이나 도덕성을 담보해 주는 것은 아니다.
 
김대중도 야당 총재 시절 노태우가 보낸 결코 깨끗할 수 없는 돈 20억원을 받았다는 게 나중에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지만, 사람들이 충격이니 허탈이니 오물을 퍼붓고 싶다느니 하지는 않았었다. 그러므로 유독 노무현에 대해서만 발끈하는 것을 어찌 호들갑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우리는 지금 노무현을 위해 변명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이 나라 대한민국의 근본적인 수준 낮음과 국민들의 한심스러움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전두환, 노태우가 법원이 판결한 추징금을 아직까지 다 안내며 버티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경찰이나 검찰이 그들을 어찌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법의 명령을 어기면서도 어찌 되기는커녕 전두환은 명절때나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의 세배나 방문을 받고 에헴! 하면서 원로 노릇을 하고 있다.
 
김영삼 또한 나라를 거덜내 놓고도 감옥에 가기는커녕 매년 수억원씩 국가예산으로 전직 대통령 대우를 받으며 뻔뻔스레 헛소리를 하고 다녀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있다. 차떼기의 몸통 이회창은 감옥에 가 있기는커녕 여봐란 듯이 야당 총재 노릇 하며 "그러면 못쓴다"고 점잖게 노무현을 힐난하고 있는 중이다.
 
이명박은 인생 자체가 범법으로 얼룩진 사람임에도 거짓말과 감언이설 공약에 속은 어리석은 국민들 덕분에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 경제를 살리겠다며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온갖 해괴한 일들을 시시때때로 벌이거나 지금도 밀어붙이고 있는 중이다.
 
자, 그들은 어느 나라의 대통령들이었으며 대통령인가. 바로 우리나라의 대통령들이 아닌가 말이다. 특히나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게, 그리고 차떼기당의 몸통이 다시 야당 총재까지 하도록 만들어준 게 어느 나라 국민들인지를 생각해 보라. "국민들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뽑게 되어 있다"는 정치 금언이 있다. 대한민국처럼 그말이 딱 들어맞는 나라도 아마 드물지 않나 생각한다. 멀리는 이승만부터 지금의 이명박에 이르기까지 결국 우리는 우리 수준 대로 지도자를 뽑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있는가. 
 
불과 1년 몇달 전 유효투표의 50%를 점할 정도로, 2위와는 500만표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으로 이명박을 지지한 게 바로 이 나라 국민들이었다. 그것이야말로 노무현이 박연차로부터 100만달러를 받았다는 사실보다 더 부끄럽고 더 창피하고 더 얼굴 화끈거리는 노릇 아닌가. 도덕성이야 어찌 됐든 이명박이 대통령만 되면 경제가 벌떡 살아나고, 일자리가 뚝딱 만들어지고, 금방 국민소득 4만달러가 될 거라고 믿었단 말인가. 정말 그랬단 말인가. 아아, 기가 찰 노릇이다!
 
이명박 찍은 사람들은 노무현을 욕하거나 비난할 자격이 없다. 검은 돈 받아먹는 것만이 비난의 대상이 아닌 것이다. 수많은 국민들에게 끝없이 스트레스와 분노와 어처구니없음을 강요하는 전대미문의 정권을 탄생시킨 사람들이여, 무슨 염치로 노무현에게 손가락질을 하겠다는 것인가.
또한 검찰은 앞서 열거한, 죄를 지은 게 분명함에도 활개치고 다니는 사람들에게도 그처럼 재빠르고 집요한 모습을 좀 보여보라. 그러면 국민들은 너나 없이 검찰의 행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다.
 
이번 사안은 어처구니 없긴 하지만, 그냥 "안타깝다" 그 정도면 될 듯 하다. 안 그런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이회창, 이명박, 그리고 한나라당 의원들 같은 사람들도 있고, 이명박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사람들도 있는데 뭘 그 정도 쯤이야...



출처
황금대장장이의 대장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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