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그대마음 흔들릴 때는...

문학이야기|2011. 2. 27. 06:01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 가끔씩 그대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
침묵으로 세월의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의 나무를보라...

-----
하지만 지금은 침묵의 시대....

몇전만해도 그렇게 잘나고 잘난 사람들이 지금은 너무 조용하다...
무섭긴 무섭나보다...

그 침묵은 용기의 침묵이 아니라 비굴의 침묵이며 자신의 속물근성을 여실히 들어내는 침묵....
그러나...
이 모든 침묵은 속물근성에 지나지 않았음을 드러내는 징표이리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먹물의 가면을 쓴 자들이여...

부끄러운 줄 알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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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문학이야기|2009. 11. 11. 09:05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이외수


바다는
허무의 무덤이다
진실은 아름답지만
왜 언제나 해명되지 않은 채로
상처를 남기는지 바다는 말해 주지 않는다

빌어먹을 낭만이여
한잔의 술이
한잔의 하늘이 되는 줄을 나는 몰랐다
젊은 날에는
가끔씩 술잔 속에
파도가 일어서고
나는 어두운 골목 똥물까지 토한 채 잠이 들었다

소문으로만 출렁거리는
바다 곁에서
이따금 술에 취하면
담벼락에 어른거리던
나무들의 그림자
나무들의 그림자를 부여잡고
나는 울었다
그러나 이제는 어리석다

바다에 가도 만날 수 없고
거리를 방황해도 만날 수 없다
단지 고개를 돌리면
아우성치며 달려드는
시간의 발굽소리
나는 왜 아직도 세속을 떠나지 못했을까

비를 기다리며 술을 마셨다
인생은
비어 있음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줄도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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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팔다리가 모두 잘려도..

시사이야기|2008. 5. 28. 01:38



손가락질    2008-05-25 오후 9:00:19


인류의 역사 속에는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들이 있었다
지구를 통틀어
지금은 그런 왕이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단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이 있다면
백성들은
백성들 모두의 팔다리가 모조리 잘라져
절구통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왕에 대한 항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토록 매운탕이 먹고 싶으냐   2008-05-26 오후 11:50:28


낚시의 달인처럼 행세하던 놈이
막상 강에 나가니까
베스와 쏘가리도 구분하지 못한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도
어떤 멍청이들은
그 놈이 월척을 낚아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못한 채
매운탕을 끓일 준비를 한다
아놔, 매운탕은 뭐
자갈에 고추장 풀어서 끓이는 거냐
냄비에 물 끓는 소리가 공허하면서도 시끄럽다



평소 존경하는 외수흉아의 션한 글을 보고 가슴이 쓰리다.

민심이 천심이라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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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팔다리가 모두 잘려도..

시사이야기|2008. 5. 28. 01:38



손가락질    2008-05-25 오후 9:00:19


인류의 역사 속에는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들이 있었다
지구를 통틀어
지금은 그런 왕이 한 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단정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백성이 자기를 손가락질한다고
백성의 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왕이 있다면
백성들은
백성들 모두의 팔다리가 모조리 잘라져
절구통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왕에 대한 항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토록 매운탕이 먹고 싶으냐   2008-05-26 오후 11:50:28


낚시의 달인처럼 행세하던 놈이
막상 강에 나가니까
베스와 쏘가리도 구분하지 못한다
그 사실을 확인하고도
어떤 멍청이들은
그 놈이 월척을 낚아 올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저버리지 못한 채
매운탕을 끓일 준비를 한다
아놔, 매운탕은 뭐
자갈에 고추장 풀어서 끓이는 거냐
냄비에 물 끓는 소리가 공허하면서도 시끄럽다



평소 존경하는 외수흉아의 션한 글을 보고 가슴이 쓰리다.

민심이 천심이라 했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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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문학이야기|2008. 3. 2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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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 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 팔로 온 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 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 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 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 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MayoAmagai]JeTeVeux(EricSa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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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문학이야기|2008. 3. 2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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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 이외수


        울고 있느냐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해서
        우는 너의 모습을 숨길 수 있을 것 같더냐


        온 몸으로 아프다며 울고 앉아 두 팔로 온 몸을 끌어
        안았다해서 그 슬픔이 새어 나오지 못할 것 같더냐
        스스로 뱉어놓고도 미안스러워 소리내어 울지도
        못할 것을 왜 그리 쉽게 손 놓아 버렸느냐


        아픈 가슴 두 손으로 쥐어 잡았다해서 그 가슴 안에서
        몸부림치는 통증이 꺼져가는 불꽃마냥 사그러지더냐
        너의 눈에 각인시키고 그리던 사람 너의 등뒤로
        보내버렸다해서 그 사람이 너에게 보이지 않더냐


        정녕 네가 이별을 원하였다면 그리 울며
        살지 말아야 하거늘 왜 가슴을 비우지 못하고
        빗장 채워진 가슴에 덧문까지 닫으려 하느냐


        잊으라하면 잊지도 못할것을 까닭없이 고집을 부려
        스스로를 벌하고 사느냐 그냥 살게 두어라
        그 좁은 방에 들어 앉았다 싫증나면
        떠나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


        문득 가슴 언저리가 헛헛해 무언가 채우고 싶어질 때
        그때는 네가 나에게 오면 되는 것이라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멍들은 가슴으로 온다해도
        내가 다 안아 줄 것이라 내게 돌아올 것을 알기에
        기다리는 것이라


        너는 내 것이기 때문에
        내가 다 안을 수 있는 것이라 그래서 오늘 하루도
        살아 낸 것이라 살아 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 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 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MayoAmagai]JeTeVeux(EricSat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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