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
아버지와 나
아침 .......
습관처럼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분주해집니다.
일분 일초가 아까워서 스스로 분주해지는 사람들,
거리엔 사람에 치이고, 도로에선 차 속에 갇혀 있고,
출근전쟁의 부산함이 하나의 일상(日常)으로 다가옴이
낯설지 않습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자동차 안에서 습관처럼 라디오를 켭니다.
이런 저런 음악과 프로그램 진행자의 상큼함도
일상(日常)으로 느껴질 쯤,
1980년대 대학가요제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대상을 거머 쥔
NEXT의 신해철의 읖조리는 대사가,아니 나레이션이었습니다.
잔잔히 자동차를 채우는 목소리와 배경음악에
아침의 성급함이 누그러질 무렵,
귓가에서 맴도는 ‘아버지’란 단어가 가슴을 저몄습니다.
난 아버지 얼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네 살이 되던 따뜻한 봄날에
50대에 낳은 아들의 성장을 미리 못 보심을
사진 한 장으로 남겨 놓으셨습니다.
그 사랑을 어머니에게,형에게,누나에게 받으며 성장했지만,
당신의 존재가 너무 커서 유년시절을 만회할 수 없는
열등감으로 당신의 존재를 지금도 그리워 합니다.
그 내리사랑이 둥지를 틀어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지금,
어떤 아버지로 애들에게 남아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엄한 아버지 아님 친구 같은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를 기억 못하기에, 보지 못했기에
선뜻 결정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하기로 했습니다.
애들의 눈높이에 맞추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남든, 어떻게 보여지던
아버지로서 애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동거동락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맘.......
오늘 한 잔의 술 기운에 새벽 한 시가 넘어서
들어와서 잠자는 애들을 보며 갖는
바람입니다.
아버지와 나
신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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