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면 다 착하다… 객관적 美 판단 0.15초 걸려

유용한정보|2008. 4. 9. 04:31

           -  아름다움의 과학-울리히 렌츠 지음/박승재 옮김/프로네시스/1만5000원

외모는 재능이자 권력
종족보전·성공 지름길 아름다움 추구는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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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도 프로이트의 거세공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듯이 어떤 여자도 '아름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남성들이 아름다운 여성을 '소유'할 수 없다고 징징대는 동안 여성들은 아름다운 남성에게 '선택'되지 못할까봐 불안해 했다.

왜 어떤 여자는 남자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반면, 다른 어떤 여자는 아무런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예쁜 아기는 사탕 하나라도 더 얻어먹고 자라고, 매력적인 여자는 교통사고를 내고도 험한 욕을 먹지 않아도 되고, 잘 생긴 종업원은 그렇지 않은 종업원에 비해 팁을 더 많이 받을까.

오래전에 TV에 방영된 바 있는 가벼운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고장난 차가 국도변에 있다. 미모의 여자가 손을 흔들자 남성 운전자들이 떼로 몰려들어 과잉 친절을 베풀지만, 못생긴 여자가 손을 흔들 땐 남성 운전자들은 본체만체 그냥 지나친다.

 
  64명의 여자와 32명의 남자를 합성한 평균 얼굴. 레겐스브르크 대학 연구실.
작은 예에 불과하지만 신체와 미모는 생존의 무기이자 중요한 자본인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미의 판별 기준은 사회화의 산물일까.

독일의 의사이자 과학전문저술가인 울리히 렌츠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아름다움의 과학이라는 책을 통해 '미'를 '다윈식 적자생존' 논리처럼 진화의 산물이라고 본다.

책은 출간 당시 독일을 뜨거운 논쟁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표면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외모야말로 우리의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덕목이라는 '과학적' 고백과 아름다움이란 보는 이의 눈에 따라 다른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키나 몸무게, 눈동자나 머리색처럼 정량화할 수 있는 객관적인 개념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저자는 좌우 대칭이 완벽할 것, 동안(童顔)일 것, 이목구비의 비례가 평균과 가까울 것, 눈이 클 것, 피부가 결점없이 매끄러울 것, 여성은 허리와 엉덩이 둘레가 0.7의 황금비율을 갖추고 있을 것, 남성은 키가 클 것 등이 각종 과학실험을 통해 증명된 아름다움의 공식이라고 주장한다. 호모사피엔스는 이런 미의 공식을 충족하는 짝을 선택해 짝짓기를 거듭해 진화해왔고 현대에도 아름다운 사람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섹스를 자주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이다.

의사인 지은이는 뇌과학적 연구를 병행했다. 절대적 미의 기준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애써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인간 뇌구조의 본능적 반응까지도 짚었다. 눈 뒤쪽, 뇌 중앙 양쪽에 자리잡은 편도핵이라는 신경세포가 얼굴 표현을 인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바라보는 대상이 아름다운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0.15초.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른손잡이라면 관찰대상의 얼굴 오른쪽을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이다. 모델들이 반사적으로 오른쪽 뺨을 카메라에 노출시킨다는 통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만하다. 또 사진 속 미인의 입술에 미소를 머금게 하면 피실험자들의 뇌에는 '기쁨'의 자극이 증가되고 성적매력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성적 매력이란 인류진화 과정에서 종족 보전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중요시되며 이런 매력을 느끼는 본능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미모에 대한 갈망과 선호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뿌리 깊은 본능적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름다움이 남성우월문화의 조작이며 대중매체의 세뇌의 결과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예쁘면 다 착하다." 참으로 발칙한 이 말은 그리스 시인 사포가 기원전 600년에 했던 말이다. 플라톤 또한 "아름다움은 사랑의 첫 번째 이유이자 마지막 이유"라고 했다.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경외심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었으며 그 후로도 인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을 단 한 순간도 멈춰본 적이 없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아름다움은 절대 권력'인 셈이다.

"아름다움이 가진 권력은 그렇게 간단히 없어지지 않는다. 또 현실은 그렇게 많이 바뀌지도 않았다. 아름다움을 부정하는 것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이긴다. 미모에 대한 갈망과 선호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뿌리 깊은 본능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초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섬 싼야(三亞)에서 개최된 2007 미스월드 선발대회 최종결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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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면 다 착하다… 객관적 美 판단 0.15초 걸려

유용한정보|2008. 4. 9. 04:31

           -  아름다움의 과학-울리히 렌츠 지음/박승재 옮김/프로네시스/1만5000원

외모는 재능이자 권력
종족보전·성공 지름길 아름다움 추구는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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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자도 프로이트의 거세공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듯이 어떤 여자도 '아름다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남성들이 아름다운 여성을 '소유'할 수 없다고 징징대는 동안 여성들은 아름다운 남성에게 '선택'되지 못할까봐 불안해 했다.

왜 어떤 여자는 남자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반면, 다른 어떤 여자는 아무런 감흥을 불러 일으키지 못하고, 예쁜 아기는 사탕 하나라도 더 얻어먹고 자라고, 매력적인 여자는 교통사고를 내고도 험한 욕을 먹지 않아도 되고, 잘 생긴 종업원은 그렇지 않은 종업원에 비해 팁을 더 많이 받을까.

오래전에 TV에 방영된 바 있는 가벼운 실험을 예로 들어보자. 고장난 차가 국도변에 있다. 미모의 여자가 손을 흔들자 남성 운전자들이 떼로 몰려들어 과잉 친절을 베풀지만, 못생긴 여자가 손을 흔들 땐 남성 운전자들은 본체만체 그냥 지나친다.

 
  64명의 여자와 32명의 남자를 합성한 평균 얼굴. 레겐스브르크 대학 연구실.
작은 예에 불과하지만 신체와 미모는 생존의 무기이자 중요한 자본인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미의 판별 기준은 사회화의 산물일까.

독일의 의사이자 과학전문저술가인 울리히 렌츠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아름다움의 과학이라는 책을 통해 '미'를 '다윈식 적자생존' 논리처럼 진화의 산물이라고 본다.

책은 출간 당시 독일을 뜨거운 논쟁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표면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외모야말로 우리의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덕목이라는 '과학적' 고백과 아름다움이란 보는 이의 눈에 따라 다른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키나 몸무게, 눈동자나 머리색처럼 정량화할 수 있는 객관적인 개념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저자는 좌우 대칭이 완벽할 것, 동안(童顔)일 것, 이목구비의 비례가 평균과 가까울 것, 눈이 클 것, 피부가 결점없이 매끄러울 것, 여성은 허리와 엉덩이 둘레가 0.7의 황금비율을 갖추고 있을 것, 남성은 키가 클 것 등이 각종 과학실험을 통해 증명된 아름다움의 공식이라고 주장한다. 호모사피엔스는 이런 미의 공식을 충족하는 짝을 선택해 짝짓기를 거듭해 진화해왔고 현대에도 아름다운 사람이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섹스를 자주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다는 것이다.

의사인 지은이는 뇌과학적 연구를 병행했다. 절대적 미의 기준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애써 아름다움을 발견하려는 인간 뇌구조의 본능적 반응까지도 짚었다. 눈 뒤쪽, 뇌 중앙 양쪽에 자리잡은 편도핵이라는 신경세포가 얼굴 표현을 인식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바라보는 대상이 아름다운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0.15초.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른손잡이라면 관찰대상의 얼굴 오른쪽을 오래 기억한다는 사실이다. 모델들이 반사적으로 오른쪽 뺨을 카메라에 노출시킨다는 통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만하다. 또 사진 속 미인의 입술에 미소를 머금게 하면 피실험자들의 뇌에는 '기쁨'의 자극이 증가되고 성적매력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성적 매력이란 인류진화 과정에서 종족 보전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중요시되며 이런 매력을 느끼는 본능이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미모에 대한 갈망과 선호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뿌리 깊은 본능적인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름다움이 남성우월문화의 조작이며 대중매체의 세뇌의 결과라는 페미니스트들의 주장과는 상반된다.

"예쁘면 다 착하다." 참으로 발칙한 이 말은 그리스 시인 사포가 기원전 600년에 했던 말이다. 플라톤 또한 "아름다움은 사랑의 첫 번째 이유이자 마지막 이유"라고 했다.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경외심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었으며 그 후로도 인류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을 단 한 순간도 멈춰본 적이 없다.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아름다움은 절대 권력'인 셈이다.

"아름다움이 가진 권력은 그렇게 간단히 없어지지 않는다. 또 현실은 그렇게 많이 바뀌지도 않았다. 아름다움을 부정하는 것과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아름다움은 언제나 이긴다. 미모에 대한 갈망과 선호는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뿌리 깊은 본능이다. 사진은 지난해 12월초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섬 싼야(三亞)에서 개최된 2007 미스월드 선발대회 최종결선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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