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정신'계승은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 참여당이다

시사이야기|2010. 3. 13. 06:54
'노무현정신'계승은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 참여당이다

민주당이 제1야당인 것은 분명하나 민주당이 노무현정신을 게승하는 당은 아니다.

참여정부에 몸 담았던 진정성이 있는 인사들이 함께하는 당은 '국민참여당[http://www.handypia.org/]'이다.
이게 어떻게 국물들이 감히 할 수 있는 공당의 모습인가?
시민공모제....위에 링크에 가서 한번 잘 보시길 바란다.
노무현대통령께서 그렇게도 갈망하셨던 '시민주권의 시대',
그런 날이 오길 갈망하는 이들의 즐거운 참여 시민정치를 느껴 보시라.

부끄러운 줄 모르는 이, 적도 동지도 즉, 피아간 구별 못하는  민주당의 국물들, 패거리들이여 부탁 하노니, 그대들이 노무현탄핵을 주도한 너희들이 노무현정신을 말하다니 이제 그만 제발 그 입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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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노무현 정신’ 계승한다고 말하지 말라

유시민은 야당후보일 뿐이다. 왜들 흥분하는가.

 


사자는 말이 없다. 산자는 말이 많다.
오늘의 민주당을 보면서 ‘죽어서도 눈을 감지 못 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바보가 아니라면 무슨 뜻인지 알 것이다.

요즘 왜 그렇게 ‘노무현 정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쥐나 개나 모두 ‘노무현 정신’을 들먹거린다.
상품가치가 높기 때문인가. 아니면 필요할 때는 쓰고
언제든 버려도 괜찮기 때문인가.

‘노무현 정신’은 아무나 사고파는 시장 상품이 아니다.

좋다. 꼭 필요하고 옳게만 쓴다면 ‘노무현 정신’을 써먹어도 좋다.
그러나 전제가 있다. 제대로 옳게 바르게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노무현의 평생 소망인 ‘사람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쓴다면
절대로 탓하지 않는다. 쌍수로 환영한다.

민주당의 송영길 최고위원이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렸다.

“부끄럽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 영전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

“동기와 상관없이 한나라당 2중대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원래의 ‘노무현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말만 들으면 노무현 지지자들은 박수를 칠 것이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이 누구며 왜 그 말을 하는가는 살펴야 한다.
말의 진의와 동기를 알아야 한다.

그들이 ‘노무현 정신’을 거론할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과연 그들이 ‘노무현 정신’을 말 할 자격이 있는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럼 묻자.

우근민에게 애걸복걸 복당시키는 것이 ‘노무현 정신’인가.
우근민을 두고 한나라당과 영입을 경쟁하고 최고위원이란 사람이
제주도를 찾아가 복당을 구걸하는 것이 그들이 입에 올리는
‘노무현 정신’이든가.

차라리 우근민을 입당시키는 게 6.2지방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것이 ‘노무현 정신’을 위장판매 하는 것 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다. 최소한 거짓말은 아니니까.

도대체 남의 당에서 후보를 내는데 왜 이렇게 야단법석인가.
법석을 떠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치사스럽다.

유시민은 그냥 야당의 입후보자일 뿐이다. 현재로서는 그렇다.
그가 아무리 민주당의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 해도
그것을 시비의 원인으로 삼으면 명분이 없다.

오히려 민주당의 유력한 후보인 김진표 의원의 말 대로 유시민이 입후보해서 선의의 경쟁을 벌인 다음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한나라당과 대결하면 되는 것 아닌가. 얼마나 당당한가.

선거는 경쟁이다. 경쟁해야 검증된다. 연합이나 연대는 나중 문제다.
도대체 출마 자체에 시비를 걸면서 비난을 하고 ‘노무현 정신’을 들먹이는 것이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민망하지 않은가.

“흉기처럼 무한질주 하는 한나라당의 독점 구조를 견제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오히려 한나라당을 유리하게 하는 게 아닌지 돌이켜봐야 한다.”

민주당 전병헌 전략기획위원장의 말이다.
왜 한나라당이 유리하게 하는가.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아직 후보는 결정되지 않았다.

선거는 아직도 2개월 이상이 남았고 단일화 협상도 있지 않은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 중이며 그중에는 연대와 연합이 있다.

누가 가장 당선가능성이 있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오히려 경쟁력 있는 유시민을 입후보도 못 하게 견제하는 것이야말로 한나라당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닐까.

민주당은 기득권에 매몰되어 독선과 오만의 가득 차 있는 모습이다.
유시민의 출마로 민주당의 수도권 전략이 흔들린다 해도
극복의 방법을 유시민을 비난하는 것으로 해서는 당당하지 못하다.
새로운 전략을 짜면 된다.

송영길 최고위원의 ‘한나라당의 2중대’ 발언이 홧김에 한소리라 해도 얼마나 유치하고 부적절한 발언인가.

한나라당이 수도권에서 두려워하는 것은 민주당의 간판이 아니라
한명숙과 유시민이다.

민주당은 섭섭하겠지만 유시민의 경쟁력은 세상이 다 안다.
유시민이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자 그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2%를 넘겼다고 전한다.

야권의 선두다. 야권의 선두주자에게 한나라당 2중대라고 하면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는가.

냉정하게 말한다면 야권이 단일화로 한나라당을 이기려면
이길 수 있는 후보로 단일화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그래야, 말이 된다. 거부하면 오히려 민주당이 한나라당의 2중대로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다.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는 알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말을 아껴야 한다.

문제는 송영길 최고위원의 발언은 민주당이나 국민참여당이나
송영길이나 누구를 위해서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조심해야 한다. 아직은 냉정하게 기다려야 할 때다.

민주당은 유시민이 대구에 출마해서 낙선하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라고 확신하는 모양이다. 대구에서 출마를 했고 선거 당시 대구를 떠나지 않겠다고 말한 사실을 지적한다.

유시민은 대구에서 죽어야 ‘노무현 정신’의 구현자고 계승자가 되는가.
노무현이 부산에서 낙선을 반복하고 그런 초지일관으로 대통령이 됐으니 유시민도 대통령이 되고 싶으면 대구에서 계속 떨어져야 된다는 말인가.

정동영 의원도 뼈를 묻는 약속부분에서는 절대로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까지 한 사람도 뼈를 묻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노무현 정신’을 자꾸 입에 올리는데 과연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 구현을 위해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

꺼내기도 싫지만 노무현의 후보시절과 대통령 시절. 그리고 퇴임 후에도 민주당은 얼마나 노무현을 괴롭혔는가.

만약에 김민석 최고위원이나 송영길 이종걸 등 민주당 지도부가 부산이나 대구에서 장렬하게 떨어지면 이것을 ‘노무현 정신’의 구현이라고 인정해 줄까. 말이 안 되는 헛소리라고 할 것이다.

아무나 ‘노무현 정신’을 들먹이는 것이 아니고 ‘노무현 정신’은 아무나 갖는 것도 아니다. 자기 분수를 알아야 한다.

민주당은 아무 실익도 없고 명분도 없고 성과도 전무할
유시민의 도지사 출마를 비난하기보다는 우근민 지사 복당을
당장 취소하는 것이 훨씬 국민정서에 맞는다.

제주도민을 왜 그리 무시하는가.
민주당에 복당한 우근민을 제주도민들은 얼마나 대견하게 생각할까.
아무리 정치가 개판이라고 하지만 정치는 대의와 명분을 따라야
발전이 있다.

이것이 바로 송영길과 김민석 이종걸. 그리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노무현 정신’의 구현이다.

정당은 자기들이 주장해 오던 이상과 가치를 버리면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정당이 가치나 명분 대신 눈앞에 이해에만 매몰되는 집단으로 낙인찍히면 지지자들은 지지할 명분과 이유를 찾기 어렵다.

자신의 텃밭에서 지방의원 선거구를 멋대로 뜯어고친 ‘광주 민주당’과 우근민 복당이 그것이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의 말을 들어보자.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깊이 숙고하여 당의 철학이 담긴 입장을 재정리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 민주당의 이상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진지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혹시 민주당은 이것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라도 생각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이 든다면 잘못한 행동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충고는 쓸수록 좋다.
민주당은 한번 얼굴을 쓸어보라. 얼마나 얼굴이 두꺼워졌는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바로 읽어내고 관철하는데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당은 위태롭다.

리더십과 정체성을 의심받는 지금의 민주당 지도부가 꼭 그런 꼴이다. 지금 있지도 않은 ‘노무현 정신’을 내세우며 남의 당 후보를 핍박하는 민주당이 얼마나 초라한가.

역시 기분은 안 좋겠지만 지금 민주당이 비판하는 유시민은 좋고 싫고를 떠나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 있다.

나름대로 자기도 그 대열에 끼고 싶다는 정치인들은
유시민이 부러울 수도 있고 걸림돌로 생각할 수 있다.

좋다. 그러나 ‘노무현 정신’을 등장시켜 유시민을 폄훼한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으로 목적을 이룰 수도 없다.

그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해서 보다 더 많은 지지와 사랑을 받도록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그게 제대도 된 경쟁이다.
그저 무조건 깎아내리는 것을 능사로 삼는다면 전부 잃는다.

유시민과 국민참여당도 정도를 걸어야 한다.
자기들만이 ‘노무현 정신’을 가장 충실하게 계승하고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민주당에 감정으로 대응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한나라당이라는 무지막지한 집단과 싸우려면
힘을 합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에게 할 말이 없다.

단합이라는 그릇을 마련하고 국민에게 민주주의를 담아달라고 해야
말이 되는 것이 아닌가.

“영남에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의 지도급 인사가 한 명도 출마하지 않고 이는 돌아가신 두 분 대통령을 생각할 때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김민석 최고위원의 맞는 말이다. 그는 우근민을 제주도로 찾아가 복당을 요청했다는 장본인이라고 한다.

그 보도가 오보이길 바라면서 김민석 최고위원의 말이 더 없이 공허하게 들리는 것은 그 역시 민주당의 지도부고 그러나 ‘노무현 정신’을 말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걸어온 여정 때문이다.

그는 또 노무현을 불러냈다.

“유·불리에 따라 입지를 바꾼다면 지난 대선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질타한 보따리장수 정치와 무엇이 다르냐.”

그는 ‘민주당은 노무현 정신과 상관없는 당’이라고 한 유시민의 발언을 질타하며 ‘민주당과 지지자와 서울시장 후보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모독’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왜 이렇게 김민석 최고위원이 과잉 흥분하는가.
‘보따리장수’라는 말까지 나온다면 한나라당이 박수 친다.
상대방도 견디기 힘들다.

김민석 최고위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 민주당을 떠나 정몽준 휘하로 들어간 것을 거론하면 뭐라고 할 것인가.

그래서 정치인의 발언에는 금지선이 있는 것이다.
이걸 넘으면 멈출 수가 없다. 서로의 내막을 모두 안다.
자중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누구 좋으라고 이러는가.
적이 누구인가. 냉정하게 처신해야지.

민주당은 큰 당의 넓은 가슴으로 마음을 열고 
포용하는 태도로 다른 야당을 대해야 민주당에도
미래가 있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배불리 먹은 다음 음식이 남으면 나눠 줄 수도
있다는 민주당의 생각이라면 최악의 발상이다.

국민참여당 역시 마찬가지다. 큰 당이고 작은 당이고
마음은 얼마든지 넓게 쓸 수 있다.
벌릴 수 있는 최대한으로 가슴을 넓혀야 한다.

민노당도 진보신당도 같다. 큰 당은 큰 당대로
배려가 있어야 되고 작은 당은 그 나름대로 상대의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 그게 없으면 ‘노무현 정신’을 아무리 외쳐도
낯 간지러운 말장난일 뿐이다. 싸우지도 못하고 진다.

‘노무현 정신’은 낙선이라고 오해하지 말라.
낙선에 다시 낙선, 떨어지고 다시 떨어지고 또 떨어지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

원칙이 그렇기에, 그것이 정도이기에 낙선을 뛰어넘어
고난의 대장정을 순례자처럼 걸었던 것이다.

이 나라 국민 가슴속의 불치병인 지역적 배타성과 병적인 저주의 극복 없이는 영원한 정신적 불구를 면할 수 없다는 버릴 수 없는 신념이 ‘노무현 정신’이다. 그걸 알기나 하면서 ‘노무현 정신’을 말하는가.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하면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날 수도 있는 탄핵을 면할 수 있는데도 그 불길을 피하지 않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었다.

명문대 출신이 아니면 사람대접을 받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불치병을 치유하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이 ‘노무현 정신’이다.

부당한 정치권력에 맞서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진 것이 바로 노무현 정신이다.

민주당이 요구하는 ‘노무현 정신’은 무엇인가.
자기 당의 이익을 위해 남에게 사지로 들어가라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 지금 한명숙 전 총리가 고통스러운 시련을 견디고 있다.
절대로 쓰러지지 않는다. ‘노무현 정신’은 시련을 이겨내는 것이다.

밀양에서 사시는 이병호 추명자 두 분이 돌아가셨다.
20여 년을 의자매로 의지해 살면서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살던 두 분은 두 달 사이로 돌아가셨다.

두 분이 마지막 가시는 길에 평생 모은 전 재산 6억 원 중에
4억 원을 노무현 재단에 기부했다. 2억은 생활능력이 없는
딸에게 남겼다.

모진 고생을 견디며 모은 재산을 기부하며 두 분은 마지막 말을 남겼다.

“노무현 대통령은 얼마나 억울했을까”

무엇이 억울했다는 말인가. 그 말 속에 노무현 대통령을 깊이 이해하는 모든 의미가 담겨있다.

이들 두 분의 말씀과 행동이 바로 ‘노무현 정신’인 것이다.

민주당을 비롯해 너 나 할 것 없이 ‘노무현 정신’을 쉽게 말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노무현 정신’을 모욕하지 말라. 절대 용서 못 한다.

‘노무현 정신’은 그렇게 써먹으라고 생긴 장식품이 아니다.

 

2010년 3월 12일

이기명 / 칼럼니스트, 전 노무현 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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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꿈과 희망이 있어 우리는 산다
싸움을 해도 수준 좀 높여라. 유치해서 못 보겠다
유서를 써라. 6월 2일 패배하면 야당도 진보도 없다
잔인한 한나라당의 6월, 맞이할 준비는 됐나

 


댓글()

아이폰 대신 찾아온 노무현

시사이야기|2009. 12. 2. 01:03
아래 글은 딴지일보의 파토[딴지 논설위원]님의 글입니다.
혼자 읽기엔 너무 아까워 제 블로그에 올립니다.




아이폰 대신 찾아온 노무현
(딴지일보 / 파토 / 2009-12-01)


어제 아침에 갑자기 우체국에서 문자가 왔다. 택배 배달 예정이란다.

많이들 아셨겠지만 어제 아침은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아이폰 예약 물량이 배달되기 시작한 그 시점이다. 트위터에서도 다들 아이폰이 왔네 안 왔네, 송장번호를 넣어도 배송추적이 되네 안되네 시끌벅적했다(참고로 요즘 트위터 많이 하니 들어와서 patoworld 팔로우하시라. 질문에 신속히 대답해 드리고 말상대 서비스도 한다)

근데 이상한 건 난 분명히 아이폰을 주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필자의 옴니아 1은 1년 가까이 각종 취재와 집필, 급한 메일 송수신에 큰 도움을 주고 있고, 비록 두살배기 아기에게 던져지고 밟혀 왔지만 여전히 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아이폰이 탐이 나긴 하지만 이걸 버리고 그걸 살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에서 딴 거 뭘 산 것도 없었다.

이 시점에서 간교한 필자의 머리를 스친 생각은, 혹시라도 어떤 광팬 독자께서 내게 아이폰을 사서 보내 준 건 아닐까 하는 거였다. 머 누구처럼 생리혈서까진 안 보낸다 한들…

마, 꿈도 야무지지 생각해보면 독자가 내 집 주소를 알 리도 없고 안다 한들 수십만 원이나 하는 아이폰을 그냥 보내줄 리도 만무하지만, 세상에는 간혹 스토커라는 이름의 기적도 존재하지 않는가 말이다(물론 맨날 이런 생각 하고 사는 건 아니다. 트위터가 웬수다)

그렇게 택배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는 일파만파로 증폭되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우체부 아저씨가 벨을 눌렀다. 그리고는 그가 전해준 물건은 바로 아래의 것이었다.

그랬지. 깜빡 잊어버리고 있었구나. 노무현 재단에 후원 신청하면 이걸 보내 준다고 했었다. 그때 물건 안 받는 옵션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책과 쌀이 욕심 나서, 아니 그보다는 뭔가 기념으로라도 받고 싶었다. 그게 꽤 오래전 일이라 잊고 있었는데, 이제 배달이 온 거다. 하필 아이폰 배달하는 날과 같은 날, 같은 우체국 택배로.

우체국 오늘 꽤 바빴겠다.

여하튼 어이없게도 진짜로 아이폰이 아닐까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던 필자, 순간 약간의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는 거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머 굳이 노무현 재단 기념품이라는 점이 실망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단지 이건 어차피 언젠가 올 물건이고 아이폰은 만약 온다면 일종의 횡재를 하는 것이라는 차이였을 뿐…

상자를 열어봤다. 안에는 다음과 같은 물건들이 들어 있었다.

※ 봉하쌀

오리 및 우렁이 농법으로 지었다는 그 무공해 쌀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손길이 닿은 마지막 쌀이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서거 직후 취재를 갔을 때 그 기나긴 조문행렬의 옆에서 익어가던 바로 그 쌀이다.

이걸 어떻게 먹냐. 밥을 지으면 목구멍으로 넘어갈까. 차라리 불쌍한 사람을 주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하지만 그러기에는 양이 너무 적다.

근데 이상하게도 표지의 글씨가 자꾸 봉하 우렁이 쌀이 아니라 눈물의 봉하쌀로 읽힌다. 에유, 난 여전히 맛이 가 있구나.

※ 책 ‘성공과 좌절’

이런, 오마이뉴스에서 나온 노무현의 마지막 인터뷰 책도 사놓고 오늘까지 못 읽은 난데. 그 책은 딱 세 페이지 보고는 덮어 버렸고 여태껏 다시 열지 못하고 있음이다.

그래도 세월이 그동안 좀 지났다고 이 책은 진도를 조금 뽑을 수 있을까. 특성상 치밀한 구성이나 줄거리를 기대할 수 없겠지만 노무현 만년의 고민과 진심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니겠냐.

※ 증명서

나름 성의 있게 만든 노무현 재단 후원회원 증명서가 들어 있다. 깔끔하고 예쁘게 생겨서 액자라도 해 놓고 싶은 맘도 든다. 그래 머 이런 것도 있어야 후원할 맛이 나기도 하겠다 싶다. 하지만, 자랑스러워 하기에는 내가 내는 돈이 너무 적다. 누구는 매월 몇천만 원 씩 기부도 한다는데 난 꼴랑 월 만원이니.

※ 후원신청서와 스티커 등

3장씩 든 후원신청서는 주변에 누구라도 당장 후원을 시키라는 노골적인 압력이 분명하다. 내 주변에 이걸 내밀 만한 사람 중에 아직 후원 안 하고 있는 넘뇬이 있을까? 아무래도 별로 없지 싶어 이건 독자 열분들께 부탁 드린다. 싫음 말고.

역시 눈에 들어오는 건 스티커. 근데 이걸 어디 붙여야 할까나. 차에 붙이면 떨어질 것 같고, 기타에 붙이자니 무조건 운동권 밴드같이 보일 것 같아 좀 그렇고… 여하튼 궁리 중이다. 스티커는 어딘가에 붙어야 맛인 거니.


이렇게 내용물들을 늘어놓고 바라보고 있지나 올만에 또 울컥한다. 바보 같은 생각이지만 이 물건들이 어딘지 노무현의 유골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죽은 노무현의 재단에 시시한 돈 몇 푼 보내니 유골 몇 조각 보내 준 것 같은… 아 물론 재단을 폄하하려는 소리가 아니다. 그저 내 개인적인 감상이 그랬다는 말이다.

용기를 내서 책을 좀 들여다봤다. 아 씨파, 첫 장부터 유언이다. 다 외울 정도로 많이 본 글귀. 이렇게 건조한 유언 몇 줄 남겨 두고 갈 정도로 세상에 미련이 없었나.

책 전체는 전반적으로 노무현의 노트와 회의록 등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식이다. 제대로 된 회고록이나 ‘저서’는 아니다. 단지 그가 죽기 전에 무엇을 생각했는지, 어떤 상태에 있었는지, 말 그대로 성공은 뭐고 좌절은 먼지 스스로의 목소리로 고통스럽게 읊조린 이야기들이다.

이미 몇 번 이야기했지만 나는 소위 말하는 노빠가 아니었다. 외국에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노사모도 아니었다. 사실 대통령 노무현에 대한 기대도 그리 크지 않았었다. 그러나 노무현 탄핵 때는 누구 못지않게 큰 소리로 반대했고 서거 때도 미친 듯이 분노해서 떠들어댔다.

어찌 보면 그것은 노무현이라는 인간과 관련한 것이라기보다는 세상을 향한 것이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가장 양심적이었던 정치인을 완벽하지 않다는 죄로 죽여버린 세상 - 나 자신도 포함된 - 이 너무 야속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토양 하에서라면 노무현 같은 정신을 가진 정치인은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최근 노무현에 대한 표적 수사의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거기에 덤으로 이명박의 도곡동 땅 이야기도 나온다.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이런저런 상념 끝에 결국 책을 집어들어 읽기 시작했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지만 아래의 한 대목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나의 실패를 진보의 좌절, 민주주의의 좌절이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사고는 역사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략)

여러분은 여러분의 갈 길을 가야 한다. 몽땅 덮어씌우려는 태도도 옳은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하는 것도 극복해야 할 자세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할 일이 있고 역사는 자기의 길이 있다.

혼자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이제 즈음에는 그가 왜 죽어야 했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것도 같다. 죽음으로서 크나큰 슬픔과 절망을 주었지만, 한편 죽음으로써 거대한 희망의 싹을 심어 주었던 것은 아닐까. 결백은 아닐망정 - 본인이 결백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고 나는 이를 존중한다 - 스스로의 좌절과 실패를 군말 없이 목숨과 맞바꿈으로써, 아직 이런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며 말이다.

결국, 생명을 던짐으로써 자신을 넘어서야 한다는 처절한 각성을 우리에게 요구한 것이고, 그래야만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거다. 그 스스로 자신이라는 상징적, 현실적 장애물을 불태워 버리고 우리에게는 마음껏 새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게 한 거란 말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이 책을 보면 노무현은 분명 직접민주제, 혹은 참여민주제에 대한 생각을 조금씩 시작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의민주제의 한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투표의 뜻이 왜곡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우리와 우리 이후 사람들의 과제일 것입니다’ 라며 나름의 고민을 토로한다.

이것도 저것도 막힌 상황에서는 저항권이라는 것을 행사해왔습니다. 이것도 저것도 별 막힌 것도 없는데, 국민 다수의 여론이나 투표의 결과가 다수 국민의 이익과 서로 어긋나는 결과가 나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입니다.

대통령을 지내지 않았었다면, 혹은 생각할 시간이 더 길게 있었더라면 나는 그가 결국은 직접/참여민주제라는 방향으로 가게 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된 대로 그는 더 이상 정치적 논의를 끌고 갈 수 없는 처지에 놓여 버렸다. 살아서는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죽음으로써 그 무거운 짐을 이제 남아있는 우리에게 넘겨주는 수밖에 없는 거다.

그래서 과연 진정한 노무현의 유지가 무엇인지 또 생각하게 된다. 노무현을 반복하는 것, 그가 하려 했던 일을 똑같이 다시 시도하는 것은 그 유지를 잇는 길이 아니다. 그의 이름에 마냥 기대어 가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노무현을 기억하되 그를 밟고, 그가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찾아서 가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이 있고 역사는 자기 갈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머 반 농담이긴 하지만, 평소 이런 생각을 하며 사는 필자조차도 순간적으로 공짜 아이폰의 망상에 빠져 버리는 게 세상인 것 같다. 별로 필요 없는 반짝거리는 물건은 쉽게 얻으려 하고 꼭 필요한 힘든 길은 자꾸만 피하려고 한다. 이런 속에서 우리는 얼마나 정신을 차릴 수 있고 또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와중에 방금 전국공무원노조에서 메일이 왔다. 오늘 새벽 5시 30분 조합 사무실과 서울본부 사무실에 경찰의 압수 수색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200명의 대규모 경찰 병력이 동원되었다. 오늘 낮으로 예정된 기자회견 및 통합노조설립신고서 제출을 6시간 남짓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그와 동시에 철도노조의 압수 수색도 이루어졌단다.

모든 노조를 적으로 규정하고 모든 파업을 유권해석이 떨어지기도 전에 무조건 불법이라고 밀어붙이는 이 정부. 연예인들이나 앉혀 놓고 훈훈한 분위기에서 짜고 친 ‘대통령과의 대화’.

그래도 노무현 때는 ‘국민과의 대화’였다. 이런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에서 벌써 발상의 차이가 드러난다. 유인촌의 대동아전쟁 발언처럼 아예 문제의식 자체가 없으니 아닌 척 할 수조차 없는 거다.

참고로 이게 왜 짜고 친 고스톱인지 확인하려면 아래를 보시라.

이런 와중에 4대강에 수십조 쏟아붓고 복지예산 급식예산 삭감하고, 대신 삐까뻔쩍한 4천만 원짜리 최첨단 로봇생선을 강에 띄우겠다는 화려하고도 야심 찬 계획을 발표하는 우리의 대통령…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아이폰이 없어도 된다.

 

(cL) 파토 / 딴지 논설위원


출처 :  http://www.ddanzi.com/news/16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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