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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육성

운동이야기|2012. 5. 22. 08:50

노무현 대통령 마지막 육성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육성’이 서거 3주기 특집 팟캐스트를 통해 21일 공개되며,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네 남자의 수다-안녕 노무현! 이제 당신을 놓아 드립니다>라는 팟캐스트는 노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봉하에서 참모들과 함께한 ‘진보주의 연구모임’ 육성을 바탕으로 제작했다. 
이번 팟캐스트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과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의 공동사회로 진행됐고,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과 <나는 개새끼입니다> 저자이자 ‘노무현 카피라이터’로 유명한 정철씨가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했다. 20일 미리듣기용 6분짜리가 공개되면서 팟캐스트 1위에 오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은 50분짜리 본방송 ‘네 남자의 수다-안녕 노무현! 이제 당신을 놓아 드립니다’를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노 대통령과 함께 진보주의 연구모임을 함께하며 마지막까지 보좌했던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과 노무현재단 초대 사무처장인 양정철 상임운영위원의 회고는 더욱 생생하고 처절하기까지 하다.

■ 노무현 대통령 육성 요약


“내가 알고 모르고 이런 수준이라는 것은…다 내 불찰이야.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이 큰 산맥에 연결돼 있는 산맥이 아무것도 없고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돼 있는 산이야. 여기서 새로운 삶의 목표 가지고 돌아왔는데 내가 돌아온 곳은 여기서 떠나오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와 버렸어.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정치마당에서 이제 해방되는구나 하고 좋았는데 새로운 일을 해본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옛날 여기 살 때 내 최대 관심사가 먹고 사는 것이었어. 근데 그 뒤에 많은 성취의 목표들이 바뀌어 왔지만 마지막에 돌아와서도 또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지금 딱 부닥쳐 보니까 먹고 사는데 급급했던 한 사람, 그 수준으로 돌아와 버렸어. 어릴 때 끊임없이 희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희망이 없어져버렸어.



전략적으로라도 지금 이 홈페이지에서 그냥 매달리는 것이, 이미 전세가 기울어버린 전장에서 마지막 옥쇄하겠다는 것과 같아서 전략적으로 옳지 않은 대세가 기울어진 싸움터에서는 빨리 빠져나가야 돼. 협곡의 조그만 성채로 돌아가는 것이지 다른 것은 도망가야 돼. 다른 사람들은 여기 떠나서 다른 성채를 구축해야 돼.” (2009년 4월 22일)



“정치가 싸울 수밖에 없지만 시민들이 싸움에 휘말리면 정치의 하위세력밖에 될 수 없어. 시민은 중심추거든. 시민이 할 수 있는 것은 더 좋은 놈 선택하는 것이고. 덜 나쁜 놈 선택 하는 것이다. 근데 그 선택의 기준은 사람에 대한 신뢰성이나 도덕성이나 다 있지만 뭣보다 쟤가 어떤 정책을 할 거냐가 제일 중요해.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이고. 나머지는 거기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우리가 유지할 수 있느냐인데. 그래서 그런 것들이기 때문에 정책에 대한 판단 자료들을 정책에 대한 판단자료들, 정당에 대한 판단자료, 사람에 관한 판단자료, 이런 것이 뭔가 시민들 사이의 기준을 세워놔야 그 기준을 세워나가는 작업, 판단 능력을 키우는 것이 그렇게 이 나라를 끌고 나가야되는 걸 그렇게 보고 고심들을 해야 하는데.” (2009년 5월 14일)



“먹고 살 수가 있나? 제일 절박한 것이 밥그릇이 없어지는 것이거든. 사람이 자존심 때문에 말하기 어려워하고. 그런 사정들을 좀 고려해서 혼자 버틸 수 있다면 좀 버티고. 문제는 전망을 가지고 가야. 사람마다 전망을 가지고 자기 전망을 가지고 그러면서 여기 공동체로 내가 참여할 것이냐 이것이 나와야 되는데... 일이 일 자체가 전망이 밝지 않으면 조직의 전망도 없고, 조직의 전망이 없으면 개인의 전망도 없는 것이거든, 개인 전망 조직의 전망 이런 것을 놓고 일의 전망 이것을 놓고…담배 하나 주게. 담배 한 개 주게. 이 정도 합시다. 하나씩 정리들 해나갑시다.” (2009년 5월 19일, 마지막 회의)



■ 팟캐스트 발언 요약 



“이제 그 분(노무현 대통령)을 우리가 놓아드려야 될 시점이 됐다.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신 후 처음으로 돌아가시기 직전 육성을 공개한다. 우리가 그때의 얘기를 나누면서 슬픔을 되뇌이는 것, 돌아가시기 직전 육성을 통해서 당시 상황을 반추해 보는 것은, 3주기가 됐으니 또 한번 슬픔에 빠져보자는 뜻이 아니다. 3주기, 탈상, 이제는 우리가 싫어도 그 분을 놓아드려야 된다. 놓아드리기 전에 그 분이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에 고민했던 것들을, 육성을 통해서 우리가 놓아드려야 되지만 잊지 말아야 될 것들, 당시 상황으로부터 우리가 어떤 교훈을 얻고 그 분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인간미를 가슴에 품고 그분을 놓아드릴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이별의식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에 저에게 하셨던 마지막 질문이 ‘먹고 살 방법이 있냐’였다. 떠나면서까지 남은 참모들 먹고 사는 방도를 걱정하신 게, 그리고 그 대화가 마지막이 됐다는 게 참담하다.”


“하늘에서도 기분 좋게 내려다볼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살아남은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 대통령이 봤을 때 ‘아 참 내가 이루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하나 이루어지는구나라는 것을 보고 그 분이 이 땅에 대한 아쉬움을 놓을 수 있게 만들어 드리는 것, 그것이 그 분을 놓아드리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인 것 같고, 가장 아름다운 이별인 것 같다” (양정철 노무현재단 초대 사무처장, 상임운영위원)


“난 노무현 대통령 냄새도 못 맡아 봤다. 단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TV에서 본 게 전부다. 노사모에 가입해서 활동한 적도 없고. 노무현 대통령을 실체적 인물로 보기보다는 이미지, 가치 이렇게만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제가 그 분을 모티브로 해서 공연을 만들고, 그 외에 여러 가지 행사들을 주저하지 않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그 분을 이미지나 가치로만 생각했던 게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사람이나 그 분의 일상에 같이 있었던 사람들은 그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구체적인 상처들도 있고, 비극적인 죽음도 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오히려 저는 그런 면에서 이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 3주기 추모문화제 연출가)


“처음 듣는 육성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뛰어난 정치가 영웅, 이런 것도 있겠지만 사람, 정말 사람이다, 인간적인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다…그런 것 때문에 오히려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육성에서 정말 외로움 같은 게 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번 육성을 들어보니 당시에) 전장 얘기를 하셨고, ‘우리가 진 게임이다, 여기서 빨리 자리를 옮겨야 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한 거 보면, 새로운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로 들렸다. 당신이 몸을 던진 것도 그런 싸움의 신호 같은 (게 아니었을까.) 그런 비장함 같은 것도 느꼈다.” (정철 카피라이터, <나는 개새끼입니다> 저자)


“당시 4·5월 상황에서 대통령께서 유일하게 외부 사람을 만나는 건 두 가지 이유였다. 책을 함께 썼던 사람들하고 일주일에 한번 혹은 두 번 정도 만나는 게 있었고, 그 다음에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서 문재인 이사장을 비롯한 변호인들과 대책회의를 한번 씩 하는 게 있었다. 제 기억에는 검찰 수사에 대한 대책회의를 하셨을 때는 대통령께서는 오히려 훨씬 강한 모습이셨다. 검찰이 얘기하는 여러 가지 사안들이 대통령님이 볼 때는 전부 사실관계가 증명될 수 없는 내용들이라는 것이다. 재판을 하게 되면 저쪽(검찰)에서 들고 나오는 증거들이 결국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하나 밝혀나가다 보면 무죄라는 게 밝혀질 수밖에 없는 확신을 가지고 계셨다. 마지막까지 사실은 저희들은 대통령께서 험한 결심을 하실 거라고는, 저는 재판과 관련된, 검찰 수사와 관련된 회의를 하면서는 느끼지를 못했다.


하지만 <진보의 미래> 책과 관련해서는 본인의 인생 전체가 무너지는 이런 느낌들을 솔직하게 토로하고 하셨는데, 그렇다 해도 길고 어려운 과정이겠지만 이 과정을 버텨내실 거다, 그때는 그렇게 판단했다. 그런데 지나고 나서 돌이켜보면 재판을 언뜻언뜻 준비하는 회의 과정에서도 비서진들 생계를 걱정해주시거나, 사실 전혀 그런 것들 걱정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런 모습에서 당신은 여러 가지 상황을 놓고 결심을 하셨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마지막 검찰 수사에 대한 대책회의 마치고 나오면서 갑자기 배석했던 비서관들에게 ‘자네들은 어떡하나’ 그렇게 물으셨는데, 재판이 끝나기 전, 앞으로 대통령님이 계시면 비서관들은 계속 비서관직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셔서…그때는 그게 무슨 의미인 줄 몰랐다. 나중에 혹시 재판이 잘못되거나 하는 그런 특수한 상황을 염두에 두신 건가, 그런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아무 걱정 없습니다’ 하고 넘어갔는데, 뒤늦게 생각해 보니 대통령님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신 상태에서 물어보신 것 같다.


마지막 대화는 5월22일 대통령께서 담배를 계속 태우셨는데, 담배를 끊어도 보시려고 했지만 그나마 담배를 적게 피우시려고 본인 주머니에 담배를 안 가지고 계시면서 비서실에 담배를 한 대씩 얻어가셨다. 5월22일에도 오후에 담배를 하나 얻으러 나오셔서 나눈 대화가 마지막 대화였다. 담배를 가지러 오셔서 바로 안 돌아가셨다. 계속 서 계시길래 이런 저런 상황을 보고 드렸는데 ‘더 할 말 있나’ (이렇게 물으셨던 게) 이게 마지막 대화였다.


왜 계속 노무현만 얘기하느냐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우리가 지금 노무현의 가치와 정신을 얘기하는 건 과거의 가치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을 얘기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그런 원칙이 무너진 사회에서 여전히 노무현의 가치는 현재의 가치고 미래에 실현시켜야 될 가치다. 그리고 노무현의 얘기는 노무현의 얘기가 아니고 우리들의 얘기고, 노무현이 꿈꾸는 나라는 우리들이 꿈꾸는 나라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모여서 3주기이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하지만 그것이 단지 노무현을 추억하고 기억하고 애틋한 그런 기억들 되살리기 위한 거라기보다는 대통령이 얘기했던 가치가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이 방송을 듣는 분들도 마찬가지로 각자가 꿈꾸는 나라에 대해서 한번 정도 생각해 보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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