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승만 다큐’가 26~30일 사이에 방송할 예정인 가운데 서화숙 한국일보 선임기자가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이미 끝났다”며 뉴라이트 학자들에게 맹렬히 반박하는 끝장토론 동영상이 22일 화제가 되고 있다.
서 기자는 지난달 10일 방송된 “이승만 전 대통령 재평가, 건국의 아버지인가, 독재자인가”란 주제의 ‘백지연의 끝장토론 63회’에 패널로 출연해 뉴라이트 교수들에 맞서 쟁쟁한 입담을 과시했다. 조영건 경남대 명예교수(전 사월혁명연구소장)도 함께 했다.
상대편 패널로 김일주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건국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사무총장), 이주천 원광대 사학과 교수(우남 이승만 연구회 회장) 등이 출연했다.
서 기자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미 다 끝났다. 독립운동한 것 맞지만분명 독재자였고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아프리카에 독립운동을 한 건국 대통령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사람들이 결국 30년씩 집권하면서 민주주의를 다 훼손하면서 굉장히 부끄러운 모습으로 쫓겨났다”고 말했다.
서 기자는 “아마 이승만 대통령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의거를 일으켜 쫓아내지 않았으면 굉장히 추한 모습으로 물러났을 것”이라며 “그나마 그 정도로 끝난 것이 그 사람이 덕분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똑똑했고 현명했고 민주화 의지를 가졌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많은 정적을 살해하고, 그렇게 많은 양민을 학살하고 한국 동란 중에 자기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개헌한 사람을 갑자기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한다는 뜻을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뉴라이트 학자들을 맹비난했다.
또 서 기자는 “모든 것이 나쁘다고 얘기하지 않는다, 미국과의 외교관계에서 능란한 외교를 폈다는 것도 다 인정한다”며 “몇십년 전에 다 인정이 끝난 것이다, 독재한 것도 다 인정이 끝난 것인데 지금 새삼 이승만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민주주의는 없었을 것이기에 건국의 아버지로 세우자는 것은 과장이다”고 주장했다.
“소련 정부의 친정부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려고 했고 미국은 남쪽 반쪽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서 기자는 “그런 측면에서 전체적인 세계사의 흐름이 이루어지는 것이지 이승만 대통령 때문에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서 기자는 “달리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승만 대통령 때문에 민주주의가 확립됐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때부터 자유시장경제가 자리잡혔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이승만 정부 아래서 일어났던 수많은 양민 학살과 수많은 정적들의 살해에 대해서 대통령은 아무 책임이 없다, 그건 대통령이 직접 저지른 일이 아니라고 반박하는데 이 대통령의 경우 1930년대쯤 임시정부에서 총리를 맡아달라고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당시 거절한 이유가 대통령으로 자신을 뽑아달라고 했다”며 “이승만 대통령은 굉장히 대통령을(자리를) 좋아한다, 총리는 내각의 협의체의 좌장이지만 대통령은 굉장히 권력 집중화된 권력 기관이다”고 말했다.
서 기자는 “공과 과를 같이 봐야지 그가 아니었으면 절대로 민주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가정이다”며 “나도 그런 가정 할 수 있다. 그가 있었기 때문에 전두환‧노태우까지 독재의 뿌리가 그로 인해 내렸다고 가정할 수 있다”고 반격했다. 그는 “가정으로 얘기하지 말고 있던 사실에 근거해서 얘기하자”고 주장했다.
또 “이미 빨갱이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놓고 너무나도 민주 인사를 탄압하는 기회로도 삼았다, 그것까지 다 인정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냐”며 서 기자는 “가령 일제시대 때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공산당과 협력을 한 케이스가 많이 있지만 그 사람들이 다 공산주의자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 기자는 “중국에서 활동할 때 국민의 정부가 일본에 대해서 수용적이었기에 그것에 반대해 뻣뻣한 공산당 사람들과 협력을 했지 공산주의자가 아닌 사람들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것을 빌미로 이승만 대통령은 자기의 정적을 제거하는데 활용했다”고 이 대통령의 행적을 짚었다.
“조봉암 선생의 경우 최근 사법판결 사형 잘못됐다는 재판도 났지만 박헌영 일파와도 더 이상 협의가 안된다고 해서 포기하고 민족주의자로 활동했다”며 서 기자는 “그런데 어느날 빨갱이로부터 비밀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올가미를 쓰고 사형당해야 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독재척결 위해 피흘리신 분들에게 늘 감사하고 죄송해”
뉴라이트 학자들이 반박이 이어지자 서 기자는 “다른 것은 다 인정한다고 치자, 미국이 우리나라를 포기하려고 했는데 이승만 대통령이 뛰어난 외교력과 선지적 혜안으로 그걸 막았다고 인정한다고 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일으킨 1951년 민주주의를 완전 유린한 개헌, 사사오입 개헌, 그 이후에 3.15 부정선거, 4.19로 이어지는 행적, 양민학살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고 성토했다.
서 기자는 “양민학살이 그분이 관여한 것이 아니다, 좌우익 싸움에서 불가피했다고 절대로 얘기하지 말라”며 “사람의 생명을 갖고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다. 100년, 200년 뒤 우리 의 발언이 어떻게 기록될까를 좀 생각해라”고 호통을 쳤다.
서 기자는 “죄없는 사람을 죽게 한 분의 동상을 세운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며 “과거에 엄청난 공을 세웠더라도 전체 행적을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피해자 유족들, 자식이 아직도 살아 있다”며 서 기자는 “대한민국이 2011년에 이르러 이승만의 동상을 세우자고 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국가가 됐는지 아연할 정도다”라고 이승만 동상 건립 추진을 맹렬히 비판했다.
서 기자는 또 “나는 국가에 대해 자부심을 굉장히 갖고 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민주국가가 된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며 “그리고 그렇게 독재자들, 독재를 없애기 위해 피를 흘리신 분들에게 늘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역사관을 드러냈다.
그는 “그 피해자분들이 지금도 살아계시고 유족들이 있다”며 “그분들에게 이승만 대통령을 추앙한다는 것이 얼마나 상처가 되는 일이며 또 단지 그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를 올바르게 살겠다는 모든 이들에게 굉장한 상처가 되고 조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4.19유족과 이승만 대통령 유족의 화해를 얘기하는데 화해하면 모든 게 끝났나”라고 반문하며 서 기자는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그것 그대로 있는 그대로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서 기자는 “정치가를 판단할 때는 얼마나 민주주의를 확립했느냐, 인권을 잘 지켰느냐가 중요한 잣대”라며 “민주주의는 집회 언론 결사의 자유가 있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그것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없이 많이 자기 권력을 위해 유린했고 헌법도 유린했다, 인권에 관해서는 너무나 많이 침해를 했다”며 “그런 분에 대해 이제 와서 어떤 공을 더 세우겠다는 건지 정말 의문이다”고 맹질타했다.
서 기자의 속사포 같은 논리 전개에 네티즌들은 “속이 시원하다”, “학식과 지성이 철철 넘쳐흐르시네요,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들, 제 등골이 다 오싹해져 옵니다”, “촌철살인이란 단어는 이럴 때 쓰는 것! 정말 대단하십니다”, “역사교수보다 기자가 더 역사의식이 똑바르다니...”, “서화숙 저분이, 나경원 자위대 창립 50주년 기념식 참석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시위하시던 분 같군요! 감동의 극치라 아니 할 수 없네요!”, “대단하다. 이승만에 대한 추상적인 개념을 확실하게 정리해주시네요. 기자님 대단하십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개념과 논리를 탑재한 멋진 기자님이시네요” 등의 환호를 쏟아냈다.
트위터에도 해당 동영상이 급확산되며 “뉴라이트의 교과서 재개정 시도, 서화숙 한국일보 기자님이 뉴라이트 학자들에게 멋진 논리로 반박하는 토론 화면입니다. 이 분 눈물 날 정도로 너무 멋집니다”, “끝장토론에서 뉴라이트 꼴통들에게 제대로 한방 먹인 ‘한국일보 서화숙 편집위원’ 그녀의 한국일보 칼럼 글들은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그녀는 준비된 기자, 잘 단련된 진짜 기자였다”, “대박! 정말 개념기자 서화숙!”, “서화숙 정말 통쾌하게 뉴또라이들을 박살냈다”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언론,미디어는 권력에 무릎을 꿇고 정제된 앵무새 소식이 윙윙거리는 침묵이 음산한 암흑공화국... 대한민국.
이 암울하고 독선적인 시대에 희망이라는 단어는 존재하는 것일까 정치에서 말이다.
최근 mbc 100분토론의 사회자 손석희교수가 막방 때 유시민전복지부장관도 거기에 함께 하고 있었다. 그동안 100분 토론에 나왔던 패널들의 손석희교수를 보내며 소회를 밝히는 환송식같은 방송...
내가 그의 이름을 처음 대한 건 학창시절 '항소이유서'를 통해서였고 잊고 지내다 100분토론 사회자로서였고 날카로운 분석, 냉철한 판단 그리고 현명한 그의 단심을 나는 그 때 알았다. 내가 존경하는 노무현전대통령의 바리케이터를 자처하는 모습에 개혁당에도 참여를 했었다.
노무현대통령이 지난 시대의 마지막이길 자처하셨다. 그렇다면 이 암흑의 터널을 벗어나 새시대는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
감히 우리의 희망은 그....유시민이 아닐까 믿어 의심치 않다.
딴지일보의 재능세공사님의 [정치인 유시민의 진화와 희망]을 아래에 붙입니다.... --------------------------------------------------------- 정치인 유시민의 진화와 희망
진화하고 있는 유시민
모든 것은 진화한다. 물론 단기적 관점에서는 퇴행이나 역주행이 일어나는듯 보이고, 적자생존론이 본래의 메시지와 상관없이 강한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식으로 수구기득권 세력에게 악용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지만 역사의 큰 줄기와 흐름으로 보면 결국 세상은 진화하고 있다. 정치인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인 유시민을 지지하고 그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는 분명 진화하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치인 유시민의 진화계기와 의미를 찬찬히 살펴 보자.
첫번째 진화 : 국회의원에서 임명직 공직자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하고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시간들이 있었지만, 정치인 유시민의 첫번째 진화 계기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입각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정치평론가에서 개혁당 창당을 주도하면서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일천한 정치경력과 상관없이 매우 주목받는 위치에 섰던 그였지만 민주당과의 합당을 선택하고 열린우리당 창당이라는 정치적 실험을 통해서 첫번째 좌절을 맛보게 된다.
돌이켜 보면 이 시기는 매우 고통스러운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정치 상황과 자신의 정치적 이상과의 괴리를 실감하게 된 중요한 정치학습의 기회가 아니었나 싶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주류세력과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시민의 입각을 밀어부친 이유도 현실정치의 구렁텅이에서 더 큰 자괴감과 절망을 그가 느끼기 전에 임명직 공직자의 역할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통해서 더 큰 정치인으로의 진화를 기대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판단은 정확했다. 정치인 유시민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은 것이다. 자신을 믿어주고 기회를 준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을 너무나 잘 이해했던 유시민 역시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결국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에 성공한다. 그의 최근 저서 '후불제 민주주의'를 있게한 것은 대부분 장관역임 기간동안 생겨난 진화결과이자 사유의 결과다.
출처 : 오토쎄라
이 기간동안 그는 어떻게 달라진 것일까.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과 임명직 공직자의 근본적인 차이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이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는 실질적인 채널은 법안을 발의하고 효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통과시키는 것이다. 발의한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어렵지만 그 법안이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효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조금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면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해 우선고객이 될 수 밖에 없는 이들은 국민이 아니라 동료 의원들이었던 셈이다. 한번 상상을 해보자. 자신이 속해있는 정당의 동료 국회의원들이 기본의무를 망각한채 정치적 셈법에 따라 움직이고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날 것 그대로 목격하면서 느꼈을 절망감과 비애를. 그리고 상식과 원칙의 잣대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초법적인 한나라당의 횡포앞에 느꼈을 무력감과 결과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죄책감 등을 말이다.
임명직 공무원으로서의 입각은 유시민이 민주주의 시대의 진정한 왕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을 최우선 고객으로 만들어 주었다. 최고수장인 대통령의 집권철학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임명된 이들과의 협업은 동료 국회의원들과의 그것과는 분명 비교할 수 없이 원할한 일이었을게다. 그리고 정부부처 중 가장 국민들의 실생활에 직결되어 있는 보건복지부야말로 그가 꿈꾸는 사람사는 세상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기에 최적의 자리가 아닌가. 그는 지금도 이 시기를 가장 보람있고 많은 것을 배운 때였다고 여러 기회를 통해 회고하고 있다.
종합해서 말하자면 유시민은 장관으로서 일하며 정치인으로서의 무력감을 떨쳐 버리고 국민을 위해 일하고 성과를 내는 즐거움을 맛봤다. 이념적인 것이 아니라 실재하는 기쁨 말이다. 동시에 공무원들과 관련부처 장관들과의 협업 과정에서 자신의 이상을 어떻게 녹여내고 풀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지혜까지 얻게되면서 조금 더 겸허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집권을 추구하는 자로서의 정치와 집권당의 일원으로서의 정치가 책임과 관점면에서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도 이해하게 되었을 것이다.
두번째 진화 : 한시적 자유주의 정치인에서 권력의지를 가진 정치인으로
장관으로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유시민은 대선을 앞두고 다시 소속당으로 돌아와 부적격 투성이인 한나라당 대선후보 이명박의 집권을 막기 위해 리버럴리스트로서의 자기다움을 잠시 접어두고 짧지만 강렬했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다. 그는 훨씬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열린우리당 해체의 아픔까지 감수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이례적인 약속을 받고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어 그다운 방식(포지티브 선거 & 피부에 와닿는 공약 제시 등)으로 최선을 다한다.
출처 : 시민광장
여기서 주목할 점은 천상 리버럴리스트인 유시민이 처음으로 권력의지를 가진 정치인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그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그리 특별할게 없는 정치적 행보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유시민에게 이 선택은 자못 진중한 의미를 가진다. 물론 마음속에 국민에게 선택되지 않는다면 깨끗하게 물러서겠다는 여느 정치인들과는 다른 다짐을 하고 있었겠지만 말이다. 참여정부 적자세력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해찬 전 총리의 패배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고 유시민은 그때부터 스스로 정치유배자의 길을 택하게 된다.
세번째 진화 : 대구 총선 도전과 실패 - 본격적인 정치유배자로
혹자들은 그의 대구 총선 도전을 노무현 따라하기로 조롱하기도 하고 그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겨란으로 바위치기라며 그를 만류했다. 내가 보기에 유시민의 대구 총선 도전은 그가 왕으로 모시고 있는 가장 냉정한 국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정치유배 여부를 확인받는 마지막 의식이었다. 결과적으로 유의미한 득표율을 기록하고 자신이 국민에게 직접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후회없이 털어놓은 한판이었지만 그가 이미 예상했듯이 국민들은 아직 그에게 기회를 줄만큼 그의 이야기에 충분히 동의하지 않았다.
사실 이 글을 쓰게된 직접적인 계기는 유창선님의 최근 포스팅 '유시민 대선후보론이 성급한 이유'라는 글 때문이다. 필자는 그 글을 읽고 정치적 관성에 매몰되어 있는 정치평론가의 한계를 보았고 슬그머니 부아가 치밀었다. 유창선님은 정말 이명박 집권 이후부터 유시민이 어떤 길을 걸었는지 제대로 살펴보고 이해한 것인지 의문이 들 뿐이다. 유시민은 그 어떤 참여정부 일원보다 MB집권으로 고생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진실된 고백과 소통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는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참여정부에 덧씌워진 잘못된 비난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사실이 아님을 반박하는 소신을 보였지만, 노 전 대통령의 선의의 집권철학에 의거한 선택이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국민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부적격 투성이의 이명박 대통령 탄생을 막지 못한 참여정부 계승세력의 책임에 대해서는 한번도 부정한 적이 없으며, 대구 총선 도전을 끝으로 스스로 자발적 정치유배자를 자처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다음 네번째 진화를 얘기하면서 유창선님의 이번 글이 얼마나 자의적인 해석에 근거한 것인지 더 지적해볼까 한다.
네번째 진화 :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정치유배자 유시민의 칩거
스스로 정치유배자를 자처하며 자기다운 일상으로 돌아가기로 거의 생각을 굳혀갔을 그에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매우 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을 것이다. 아마도 이 기간만큼 그의 인생에 있어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괴로웠던 시기는 없었을 것이다. 일전의 포스팅에서도 밝혔듯이 그의 고민은 매우 근본적인데 있었다. 계속 정치를 해야만 하는가? 내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 국민들은 우리에게 다시 기회를 줄 것인가? 그런 기대가 있다면 어떻게 그걸 만족시킬 수 있을까? 등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또 물었을 것이다.
출처 : 시민광장
나는 어떤 분야를 막론하고 이러한 난관을 진심으로 겪어보지 않고서는 진정한 성공에 도달할 수 없다고 믿는다. 특히나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리더쉽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 지도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지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정치인도 국민을 무시하고 자신의 신념만이 최고선이라고 생각하는 정치인 모두 성공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스로 충분히 숙고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는 대부분 절망적이고 견디기 어려운 시련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고 유시민은 이 불행하고 슬픈 계기를 통해 자신의 정치인생을 반추하고 미래를 향한 깊고도 무거운 선택에 직면하게 되었던 것이다.
유창선님이 이 기간동안 유시민이 처한 상황과 고뇌를 단 한 부분만이라도 제대로 살펴보았다면 그런 식의 뻔한 논리와 아무런 정서적 이해 없이 자의적으로 재단하는 글을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최소한 아직은 어떤 의미를 가질지 모를 그의 발언 이후의 행보를 지켜보면서 확실한 논거를 갖추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 아닐까. 부디 어느 정도 다음뷰에서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춘 시사블로거로서 더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써주길 기대한다.
다섯번째 진화 : 국민참여당 입당과 한층 강력해진 집권 탈환 의지
국민참여당 입당은 정치인 유시민이 정치유배 상태에서 벗어나 한국 정치의 미래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음을 알린 상징적이며 공식적인 정치행위다. 그의 요즘 행보를 지켜보면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만큼은 확실히 털어낸 것이 분명하다. 필자가 예상했던 것 보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고 있다. 칩거 기간동안의 침묵이 어색할만큼 발빠르고 활발하게 움직이며 긴장감 제로였던 정치구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정치인 유시민이 또 한번의 진화를 일구어 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징후가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 냉혹한 정치현실에 좌절하고 비관하기 보다는 담대하게 맞서 희망의 불씨를 지펴 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논란보다는 가까운 미래에 가장 중요한 시금석이 될 이슈에 화력을 집중하고 국민들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4대강, 세종시, 미디어법 등의 이슈를 외면한다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게 맡기고 국민참여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전략적으로 규정하고 몰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참여당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의 발언이 많은 주목과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지만 더욱 구체적이고 중요한 내용은 어제 있었던 2010연대 주최의 '풀뿌리 민주주의 희망찾기, 유시민과의 대화'에서 나왔다. 못보신 분들은 꼭 한번 다시보기를 통해서 들어봐 주시기를 권고한다. 개인적으로 위에서 언급한 첫번째 징후만큼이나 인상적인 유시민의 또 다른 진화를 확인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자, 어떤 발언과 진화의 징후가 있었을까? 주요한 내용 중심으로 현장중계해 보도록 하겠다.
개혁민주세력이 화력을 집중해야 할 이슈와 원칙을 제시하다
유시민은 모두 발언에서 가장 중차대한 이슈로 국민에게 권력을 되돌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야권 세력간의 선거연합과 연대의 원칙과 방법론을 제시했다. 아마 큰 틀에서야 야권에서 공감하는 이슈임에는 분명하지만 이렇게 구체적이고 공개적인 제안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전개방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자. 그리고 갈등요소는 우선 덮어두자. 최소한의 연합과 연대를 위한 분위기 조성과 신뢰형성을 위해 매우 필수적인 전제조건을 말하고 있다.
둘째, 공통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점을 찾자. 악법반대든 필요한 정책의 제시 등 방법은 다양하게 할 수 있지만 정책을 중심으로 연대하자. 세력과 지지도를 기준으로 하거나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겠다는 자세로는 국민에게 지지받을 수 없음을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셋째, 연합이나 연대를 논의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서 각 정당이 후보공천 후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후보단일화를 시도하는 것 보다는 처음 시작부터 단일후보를 공천하는 방향으로 가자. 이 부분은 경험에 근거한 매우 실용적인 해법을 제시했다고 본다. 따로 후보를 내세우고 충분히 논의할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는 단일화의 성사 가능성이 낮을뿐 아니라 국민이 공감하는 연대가 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넷째, 연대는 공개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연대의 승인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연대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충분한 정보를 주고 판단하게 하자는 측면과 결과적 연대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어떤 연대 주체가 페어플레이를 했고 어떤 이들이 기득권을 고수하고 사익에 따라 결정을 했는지 국민이 판정하게 해줌으로써 상징적 의미에서의 단일화 효과를 확보하자는 의미다.
그는 이어진 발언에서 어떤 진단과 고민을 통해 위와 같은 원칙과 방법론을 제시했는지 그리고 연합과 연대없이는 왜 승리할 수 없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이 거의 모든 권력을 잡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요인은 그들을 지지하는 30% 세력이 소선거구 제도하에서 확실하게 결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머지 70%의 야권 세력은 저마다의 차이를 이유로 확실하게 분할되어 있고 이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실제 선거에서 필패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인식이다. 이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그 어떤 실책을 계속 이어간다 해도 어떤 선거에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유시민의 진단인 것이다.
성공적인 연합과 연대에 대해 그가 결코 낙관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참여당이 연합과 연대의 대상으로 여기는 야당이 그간 보여준 인식과 복잡한 이해관계를 푸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자기부터가 왜 그들이 동참해야 하고 자신이 제안한 원칙과 방법론이 참여하는 야권 모두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것인지를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누구도 그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자신이라도 열심히 나서서 변화를 일으켜 보겠다는 자세인 것이다.
연합과 연대의 열쇠 : 진보정당 그리고 민주당
유시민의 시선은 민주당보다 진보정당에 더 가있는게 분명하다. 다시 말해서 연합과 연대의 우선적인 키를 쥐고 있고 실마리를 푸는데 있어 진보정당의 스탠스 변화를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토론내내 향후 추진될 야권연대 시도에 대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인식변화를 가슴으로 호소하고 촉구했다. 진보정당 측에서 오해할 것을 자주 염려하면서 말이다.
그는 이렇게 판단하고 있는듯 하다. 연대의 가장 큰 수혜자는 상대적인 기준이긴 하지만(총량개념 보다는 비중 측면에서) 진보정당이 될 수 있으며 이를 구체적으로 논증하고 설득함으로써 그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생각이 확실히 드러나는 다음 대목을 음미해 보자.
"오래된 생각이지만 저는 진보정당 역시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이루어 놓은 자산을 이어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정당이 이번 연대에 조금만 열린 생각으로 임한다면 그 자산을 같이 잘 계승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봐도 진보정당은 이번 연대에서 최소한 민주당보다 얻을게 많을 것이다. 다만 국민참여당과는 라이벌 관계로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독자적인 선거를 치르는 것보다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국민참여당 이상으로 연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진보정당이 최소한의 참여만 해주더라도 그 동력으로 민주당의 참여를 견인할 가능성도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민주당은 솔직히 유시민의 표현대로 집권가능성이 매우 미약하다는 고민외에는 아쉬울게 없다. 이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동시에 그들의 셈법에서는 연대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과실보다는 확신할 수 없는 손해에 더 마음이 쓰인다. 그들에게 통큰 양보를 요구할게 분명한 연대파트너들이 얼마나 고깝게 보일지 안봐도 비디오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런 스탠스를 계속 고집할 경우 그들은 수구기득권 세력의 영구집권을 가능케 한 주적이라는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아마도 민주당의 연대참여는 다수 국민들의 압력이 강력하게 가해지지 않는 이상 자발적 선택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국민들의 여론을 만들기 위한 동력으로 유시민은 진보정당과의 우선협력을 이끌어 내고 시민주권모임과 민주통합시민행동의 중재능력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여전히 미래는 불투명하고 난망하지만 유시민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행동을 실천할 것이다.
단호하게 맞설 때와 진정성으로 호소할 때를 알게된 유시민
이번 토론회에서 유시민은 시민논객이나 네티즌의 질문내용에 따라 아주 다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질문자체가 고정관념이나 주관적 해석에 근거한 내용일 경우 또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동안 부드러움과 겸손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와는 상충될 수도 있는 단호하고 강경한 입장을 여러번 표명했다. 분명 정치인으로서는 부담스런 언행이 될 수 있다.
그의 의중은 무엇이었을까. 필자가 보기에 유시민은 더이상 자신의 에너지를 그런 성격의 질문에 조심스럽고 완곡하게 대응하는데 쓰고 싶지 않으며 정치적 주관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스탠스 변화를 꾀하지 않고서는 자신이 국민에게 호소하고 정치인들에게 설득하고자 하는 이슈에 집중할 수 없고 끊임없이 끌려다니게 될 것임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내가 봐도 과거의 문제나 고정관념에 근거한 논의는 결코 생산적일 수 없다. 미래를 창조하는데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비록 개인적으로 당혹스러운 질문이나 향후 야권연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의 주장을 강력히 펼치기 보다는 현실적인 고민과 정서적 이해를 드러내면서 자신의 생각을 겸허하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언뜻 보면 상반되는 이러한 스탠스는 앞으로 정치인 유시민의 정치행보에서 일관되게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유시민다움과 세상을 살아가는 공통적인 지혜의 균형감각을 갖추어 나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꽤 길게도 정치인 유시민의 진화를 설명해 왔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어떤 희망을 보여줄 수 있느냐다. 우리 정치사에 제대로 된 아름다운 정치세력간의 연대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불러 일으키고 그 동력으로 사유화 된 권력을 합법적 선거를 통해 국민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역사를 새로 더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이 대의에 동의하는 정치세력이라면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닫힌 마음을 풀고 기득권을 버리고 동참하여 희망을 되살려야 한다.
이를 위한 시작으로 국민참여당과 유시민의 제안을 진지한 자세로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솔직히 더이상 불리할게 무엇인가. 정말 이대로 한나라당의 횡포를 무력하게 지켜보고만 있을 것인가. 기존의 방법이 효과가 없었다는 걸 인정하고 다른 방법으로 한번 풀어가보자 이 말이다. 설령 원하는만큼의 결실을 거두지 못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답답한 구도만큼은 조금이라도 흔들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유시민이 이번 토론회 말미에 했던 발언을 소개하며 마칠까 한다. 이 발언의 의미를 진보정당과 민주당 그리고 국민들 모두가 한번쯤 되새겨 보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 시민광장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부담되는 것은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들과의 약속이다. 집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는 이들의 지지가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동력이 되지만 결과적으로 집권했을 때 정치인은 더이상 자신을 지지했던 국민들만을 위한 정치를 펼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 역시 집권 후 가장 큰 딜레마가 이 문제였다. 이명박 대통령을 너무 미워하지 마라. 그는 누구보다도 자신의 집권을 가능케 했던 지지세력에 충실하게 화답하고 있으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반대로 했다. 어떤 것이 더 옳은 방식인가.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선택이 옳았다고 믿는다.
정치평론가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아주 쎄게 비판한 적이 있다. 딱 두번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봐도 비판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방식으로 비판해서는 안될 일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아무리 비판받을만한 행위를 했다고 해서 모든 방식의 비판이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역사의 밀물이 들면 모든 진보의 배들이 함께 떠오를 것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역사의 큰 물결을 일구어내지 않고서는 우리는 모두 가라앉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배를 먼저 띄워 보내겠다는 생각에 매몰되지 말고 모두가 함께 떠오를 수 있고 각자의 몫만큼의 짐을 싣고 역할을 다할 수 있을때까지 역사의 밀물을 만들어 내는 일에 먼저 나서야 하는 것이다. 지금이 그 일을 시작할 때이다"
뉴스의 선정적인 기사제목보다는
전체 글을 읽어야 한다.
그 다음의 비판은 각자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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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6.15 기념행사 연설 전문
존경하는 선배 동료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이렇게 많이 나와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6.15와 10.4 선언, 이것을 생각할 때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노 대통령과 저만이 북한을 가서 정상회담을 한 그 사건도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과 제가 이상하게 닮은 점이 많습니다. 둘 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고, 노 대통령은 부산상고, 나는 목포상고를 나왔습니다(웃음). 노무현 대통령은 돈이 없어 대학에 못 가고 나도 돈이 없어 대학 못 갔습니다(웃음). 노 대통령은 대학 못간 뒤 열심히 공부해서 변호사가 됐고, 나는 열심히 사업해서 돈 좀 벌었습니다(웃음). 그 후로 나는 이승만 정권, 노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 독재에 분개해 본업을 버리고 정치 들어간 것입니다.
정치 들어가서 다시 또 반독재투쟁 같이 했는데, 이렇게 해서 노 대통령과 저는 참으로 연분 많습니다. 당도 같았고, 그리고 국회의원도 같이 했고, 그리고 북한도 교대로 다녀왔고, 가만히 보니까 전생에 노 대통령과 나하고 무슨 형제간이 아니냐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형님은 내가 되고요(웃음). 해서 제가 노 대통령 서거를 듣고 내 몸이 반쪽으로 무너지는 것 같다고 했는데, 그것은 지나간 과거만 봐도 여간한 인연이 아닙니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 할 때 노 대통령을 해수부장관을 시켰어요. 지금... (메모를 뒤적임). 오늘 6.15 선언 9주년을 맞이해서 먼저 이명박 대통령과 또 북한에 대해서 몇 마디 하고 싶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국민이 얼마나 불안하게 사는지 알아야 합니다. 금강산관광 철수 소리가 나왔습니다. 북한은 매일같이 남한이 하는 일을 선전포고로 간주하겠다, 무력 대항 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계 도처에 이렇게 60년이나 이러고 있는 나라가 어딨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강력히 충고하고 싶습니다. 전직 대통령 두 사람이 합의해 놓은 6.15와 10.4를 이 대통령은 반드시 지키십시오. 그래야 문제가 풀립니다.
그리고 금강산관광 우리가 일방적으로 철수한 것을 다시 복구시켜야 합니다. 개성공단에 우리가 노동자를 위한 숙소를 지어주기로 약속했다. 따라서 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6.15와 10.4의 약속을 지키고, 금강산에서 일방적 철수한 것(을 철회하는 것)과 개성공단 숙소 설치를 약속한 것 등 의무사항은 우리가 이행하겠다는 것을 선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어떻습니까(박수).
다음에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에게 말씀드립니다. 나는 북한이 많은 억울한 일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94년 제네바협정을 해 가지고 북한은 핵을 포기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경수로 지어주고 경제원조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클린턴이 해 놓은 것을 부시 대통령이 들어서 완전히 뒤집어버렸습니다. 여기서 불신 생겨났고, 또 아까 말씀 나왔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에 선거운동 도중에 자기가 당선되면 북한과 이란의 수반들 직접 만나서 풀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선되고 나서 나의 대북한 정책은 부시 정책이 아니라 클린턴 행정부 하던 정책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북한의 기대가 아주 큰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중동, 러시아, 심지어 쿠바까지 대화하겠다고 손 내밀면서 북한에 대해 한마디 안 한다는 것은 북한으로서 참으로 참기 어려운 모욕이고 다시 한번 속는 것 아니냐는 생각 갖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것(북핵)을 극단적인 것까지 끌고 나간 것은 절대로 지지할 수 없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6자 회담에 하루 빨리 참가해서,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 한반도 비핵화를 해야 합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절대적인 것입니다. 중국 가서 쉬진핑 부주석을 만나 1시간 얘기했는데, 중국 지도자 누구를 만나도 북한 핵을 반대하는 것은 틀림없습니다. 저는 상당히 반대한다고 했더니 핵실험 하니까 중국이 상당히 엄격한 비난을 냈고, 지금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결의안이)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억울한 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핵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핵을 만들면 누구에게 쓰느냐, 거기에는 우리 남한 사람도 포함돼 있습니다. 1300년 통일국가, 5000년 역사를 가진 우리가 우리끼리 (동족)상잔하고 전멸시키는 전쟁을 해서 되겠습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계속해서, 아직 오바마 대통령이 대북 정책을 발표 안했기 때문에 기다릴 필요 있습니다. 물론 초조한 심정은 알겠지만, 그러나 오바마가 한 말이 있지 않습니까. 클린턴 정책을 따라가겠다고 한 말이 있습니다.
이번에 클린턴 전 대통령이 와서 만찬을 했는데, 같은 시대의 햇볕정책, 그것을 클린턴 대통령은 실천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도 북한 핵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고, 그러나 상대방에 대해 상응하는 댓가를 주면서 상대방 기분도 챙겨가면서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제가 여러 가지 건의 했는데, 자기가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여사에게 전달하겠다는 말도 한 일이 있습니다.
저는 북한에 대해서, 북한이 요구할 것은 안전보장과 경제 재건. 미국과 일본과의 국교 재개, 이런 굉장한 요구에 대해 미국은 이를 존중하고 지켜주면서, 또 이미 북한 핵 문제를 1994년 제네바 협의에서 설정됐고. 2005년 10월 9일 합의에 의해서, 6자 회담 합의에 의해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과 외교관계를 열고 한반도는 평화협정을 맺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경제적 지원을 한다는 것을 어디까지나 교섭과 인내심 가지고 연구하면서 해야지, 핵 문제를 갖고 들고 나온다는 것은 안 된다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강력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결국 제가 말한 것은 외교는 윈-윈으로 해야 합니다. 당신도 좋고 나도 좋아야 그래야 외교가 성공합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장거리 미사일까지도 포기하는 단계까지 갔습니다. 그랬으면 줄 것은 줘야 합니다. 그래서 외교도 해주고 경제원조도 하고 한반도 평화협정 맺고, 다 돼 있는 얘기를 (미국이 실천) 안 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당선, 내가 당선 된 것처럼 기뻤습니다. 또 힐러리가 클린턴 대통령의 아내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 제네바 합의에서 비핵화가, 핵 포기가 결정됐고, 그리고 6자 회담 합의에 의해서 북한 핵 문제가 다 합의됐는데, 클린턴 대통령이 무엇이 안 되냐, 북한도 합의했고, 미국도 합의했으면, 부시하고 다른데, 왜 북한에 대해서도 안심하고 북한도 기다릴 수 있는 준비한 기회를 안 주고 이런 데 까지 왔느냐,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도처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민주주의극 역행 시키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장례에 전국에서 500만이 문상한 것을 보더라도 지금 우리 국민들의 심정이 어떤지 우리가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국민이 걱정하는, 과거 50년간 피 흘려서 쟁취한 10년간의 민주주의 위태롭지 않느냐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불안합니다. 민주주의는 나라의 기본입니다.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죽었습니까. 광주에서, 또 인혁당 등으로 많이 죽었습니다. 우리는 과거에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세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극복시켰습니다. 그래서 여야 정권교체를 해서 국민의 정부가 나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 모든 민주주의적 정치가 계속됐습니다. 우리는, 우리 국민은 독재자가 나왔을 때 반드시 이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박수).
나는 오랜 정치 경험으로, 감각으로, 만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현재와 같은 길로 나간다면 국민도 불행하고, 이명박 정부도 불행하다는 것을 확신을 가지고 말씀드리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큰 결단 내리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더불어서 여러분께도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피맺힌 마음으로 말씀드립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입니다. (독재정권이) 백 수십명 죽이고, 인혁당도 죽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까. 그 분들의 죽음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땀으로 이룬 민주주의를 위해서 우리 할 일을 다 해야 합니다. 행동하는 양심, 행동할 때 누구든지 사람은 마음 속에 양심이 있습니다. 행동하면 그것이 옳은 일 인줄 알면서도 무서우니까, 시끄러우니까, 손해보니까 회피하는 일도 많습니다. 그런 국민의 태도 때문에 의롭게 싸운 사람들이 죄 없이 세상을 뜨고 여러 가지 수난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의롭게 싸운 사람들이 이룩한 민주주의는 누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우리 양심에 합당한 일입니까.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셨는데, 만일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고초를 겪을 때 500만명 문상객 중 10분지 1인 50만명이라도, 그럴 수는 없다, 전직 대통령에 대해 이럴 순 없다, 매일 같이 혐의 흘리면서 정신적 타격을 주고, 스트레스 주고, 그럴 수는 없다, 50만명만 그렇게 나섰어도 노 전 대통령은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얼마나 부끄럽고, 억울하고, 희생자들에 대해 가슴 아프겠습니까.
나는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자유로운 나라가 되려면 양심을 지키십시오. 진정 평화롭게 정의롭게 사는 나라가 되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합니다. 방관하는 것도 악의 편입니다. 그리고 독재자에 고개를 숙이고 아부하고 벼슬하고 이런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자유로운 민주주의, 정의로운 경제, 남북간 화해 협력을 이룩하는 모든 조건은 우리가 마음에 있는 양심의 소리에 순종해서, 그렇게 해서 온 국민들이 바른 생각도 갖고, 표현이나 행동해야 합니다. 선거 때는 나쁜 정당 말고 좋은 정당 투표해야 하고, 여론조사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그래서 4700만 국민이 모두 양심을 갖고 서로 충고하고 비판하고 격려한다면 어디서 이 땅에 독재가 다시 일어나고, 어디서 소수 사람들만 영화를 누리고, 다수 사람들이 힘든 이런 사회가 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핵실험과 미사일 반대입니다. 그렇지만 반대는 어디까지나 6자회담에서, 미국과의 회담에서 반대해야지, 절대로 전쟁의 길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통일을 할 때 100년, 1000년 걸려도 전쟁으로 해서 하는 통일은 안 됩니다. 행동하는 양심으로 자유, 서민경제 지키고, 평화로운 남북관계 지키는 이 일에 모두 들고 일어나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듭시다. 감사합니다.